에쿼노르, 3분기 조정 영업이익 9.9% 감소…시장 예상치도 밑돌아

[오슬로] 노르웨이 국영 에너지 기업 에쿼노르(Equinor)가 2025년 3분기(7~9월) 실적에서 조정 세전 영업이익(EBIT)을 62억1천만 달러로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68억9천만 달러 대비 9.9% 줄어든 수치로, 전문가 컨센서스(63억1천만 달러·에쿼노르가 21명의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집계)도 소폭 하회했다.

2025년 10월 29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번 실적 부진은 국제 원유·가스 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낮아진 것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분석된다. 회사는 동시에 연간 생산 가이던스를 유지하며, 올해 전체 석유·가스 생산량이 2024년 대비 4%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재확인했다.

설비 투자(CapEx) 계획 또한 변경되지 않았다. 에쿼노르는 2025년 CapEx 전망치를 기존대로 130억 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저탄소·재생에너지 투자를 다소 축소하더라도, 노르웨이 대륙붕에서의 고수익 기존 프로젝트와 신규 유전 투자를 통해 생산량 확대를 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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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대륙붕에서 성과가 뛰어난 기존 유전과 새로 가동되는 유전이 생산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 안데르스 오페달(Anders Opedal) 에쿼노르 최고경영자(CEO)

올해 2월, 에쿼노르는 영국 BP셸(Shell) 등 메이저 에너지 기업과 마찬가지로 재생에너지 투자 속도를 조절하고 화석연료 생산 확대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당시 회사는 “녹색 전환 시장의 수익성 및 정책 불확실성”을 이유로 들었다.


■ 용어 해설 및 배경

1조정 세전 영업이익(Adjusted EBIT)은 일회성 비용·이익을 제외하고 본업에서 창출한 실질적인 수익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투자자들은 이를 통해 경상적 영업활동만으로 회사가 얼마만큼의 현금을 벌어들이는지 확인한다.

2노르웨이 대륙붕(Norwegian Continental Shelf)은 북해·노르웨이해·바렌츠해 일대를 포괄하며, 노르웨이 정부가 관할권을 행사하는 해저 광구다. 에쿼노르의 주력 생산 거점으로, 유럽 내 가장 안정적인 석유·가스 공급원 중 하나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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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적 해석

원유 벤치마크 가격은 2024년 하반기부터 완만한 하향세를 보였다. 특히 유럽 가스 가격은 저장률 회복과 기후 요인으로 급락했는데, 이는 에쿼노르 수익성에 직격탄을 날렸다. 그럼에도 회사가 연간 4% 생산 증가 목표를 고수한 것은 원가 경쟁력과 현금흐름 자신감으로 해석된다. 현재 북해 프로젝트 상당수가 15~20달러 수준의 저비용 구조를 갖추고 있어, 유가 70달러 후반에서도 높은 마진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 주목할 대목은 재생에너지 투자 축소 기조다. 글로벌 경쟁사들도 같은 전략을 택하면서, ‘에너지 트랜지션’보다 단기 현금흐름 확보를 우선시하는 분위기가 강해졌다. 이는 장기적으로 기후정책 리스크를 키울 수 있으나, 주주 입장에선 즉각적인 배당·자사주 매입 확대 여지가 커진다는 의미다.

투자자 관점에서 에쿼노르는 1) 탄탄한 현금창출력, 2) 보수적 재무구조, 3) 유럽 내 전략적 공급망 지위를 갖춘 종목으로 평가된다. 다만 단기 실적 변동성을 좌우하는 국제 유가·가스 가격의 방향성이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점이 리스크로 남는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① 북해 신규 유전 상업가동 속도, ② 유럽연합(EU) 기후정책 및 세제 변경, ③ 글로벌 가스 수급 균형이다. 특히 겨울철 가스 수요와 LNG 스팟 가격이 동사 실적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므로, 시장 참여자들은 가스 선물곡선 변화를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