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종목 분석] 글로벌 산업용 가스·화학 기업 에어 프로덕츠 앤드 케미컬즈(Air Products and Chemicals Inc., 티커: APD)가 미국 투자 리서치 업체 밸리디아(Validea)의 ‘멀티팩터 인베스터(Multi-Factor Investor)’ 모델에서 22개 ‘구루(guru)’ 전략 가운데 가장 높은 적합도를 기록했다.
2025년 9월 13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해당 모델은 네덜란드 로베코(Robeco) 운용사의 핌 판 블리에트(Pim van Vliet) 책임연구원이 제시한 ‘저변동성·고배당·모멘텀’ 결합 전략을 토대로 설계됐다. 밸리디아는 APD의 펀더멘털과 밸류에이션을 종합 평가해 총 75% 점수를 부여했다. 일반적으로 80% 이상이면 전략이 ‘관심 있음’으로, 90% 이상이면 ‘강력 관심’으로 간주되나, 75%는 여전히 상위권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이번 분석에서 APD는 시가총액 항목에서 ‘PASS’, 주가 표준편차(변동성)에서도 ‘PASS’를 받았다. 반면 12개월 모멘텀 지표(12M-1M)와 순지급수익률(Net Payout Yield)은 ‘Neutral(중립)’로 분류됐으며, 최종 순위(Final Rank)는 ‘Fail’로 기록됐다. 밸리디아 측은 “세부 지표 가중치가 상이해 ‘Fail’이 곧 부정적 의미를 갖지는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1. 멀티팩터 모델이란 무엇인가
멀티팩터 모델은 단일 팩터(예: 저PBR·고PER) 중심 접근법과 달리, 저변동성·모멘텀·배당 혹은 현금흐름 등 여러 팩터를 동시에 결합한다. 핌 판 블리에트 모델은 특히 다음 세 가지를 핵심으로 삼는다.
① Low Volatility — 시장 평균보다 낮은 변동성을 지닌 종목 선호
② Momentum — 최근 12개월 주가 흐름이 견조한 종목 선호
③ Net Payout Yield — 배당·자사주 매입을 합산한 ‘순지급수익률’이 높은 종목 선호
투자 이론상 ‘높은 위험 = 높은 수익’이라는 통념이 지배적이지만, 판 블리에트는 《High Returns from Low Risk》(2017)에서 저변동성 종목이 장기적으로 시장을 초과수익률로 상회한다고 주장했다.
2. APD의 핵심 지표
• 시가총액(Market Cap): 대형주(Large-Cap)로 분류돼 ‘PASS’
• 표준편차(Standard Deviation): 동종업계 평균 대비 낮아 ‘PASS’
• 12M-1M 모멘텀: 업종 내 중간 수준이라 ‘Neutral’
• 순지급수익률(Net Payout Yield): 배당·자사주 매입 규모가 무난하나 높은 편은 아니어서 ‘Neutral’
밸리디아는 “APD 주가는 2025년 들어 7% 가량 하락했으나, 5년 장기 누적 수익률은 여전히 S&P 500을 상회한다”고 설명했다.
3. 전문가 해석 및 전망
시장 참여자들은 밸리디아 점수가 80% 미만이라는 이유로 즉각 매수·매도 결정을 내려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뉴욕 소재 한 대형 자산운용사 애널리스트는 “APD는 에너지 전환용 수소(Hydrogen)·탄소포집(CCUS) 인프라 투자를 확대 중”이라며 “장기 성장 기회가 유효한 만큼 단기 점수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 투자자 관점에서 볼 때, APD는 KRX 상장 ETF 다수의 ‘글로벌 수소 경제 테마’ 편입 비중이 높다. 향후 국제 수소 가격, 미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액공제 등이 실적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4. 생소한 용어 풀이
• 순지급수익률(Net Payout Yield): 배당금 지급액과 자사주 매입액을 합산한 뒤 시가총액으로 나눈 지표다. 단순 배당수익률보다 기업이 주주에게 실제로 환원한 총 현금 규모를 더 잘 보여준다.
• 12M-1M 모멘텀: 최근 12개월간 주가 상승률에서 직전 1개월 수익률을 뺀 값이다. 직전 한 달 급락(또는 급등) 영향을 배제해 ‘꾸준함’을 측정한다.
5. 밸리디아·핌 판 블리에트 배경
밸리디아는 워런 버핏, 벤저민 그레이엄, 피터 린치 등 ‘시장 이긴’ 투자 대가들의 공식을 데이터베이스화해 자동 백테스트·포트폴리오 추적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22개의 구루 전략을 운영하며, APD는 이 가운데 ‘멀티팩터 인베스터’ 전략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핌 판 블리에트는 로테르담 에라스무스대에서 금융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2006년 로베코에 합류해 ‘컨서버티브 에퀴티(보수적 주식)’ 팀을 이끌고 있다.
6. 종합 평가
APD는 저변동성·대형주 지표에서 강점을 보였지만 배당·모멘텀 요소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다만 수소·탄소중립 테마의 구조적 수혜가 예상되는 만큼 향후 모멘텀과 수익률 지표 개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투자 판단 시 밸리디아 점수뿐 아니라 글로벌 금리, 화학·가스 업황, 친환경 정책 변화를 종합 고려할 필요가 있다.
※ 자료 출처 — Validea, Nasdaq.com, Air Products and Chemicals Inc. I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