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 인디아, 보잉 777 도입 위해 2억 달러 은행 대출 추진

에어 인디아(Air India)장거리 노선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형 항공기인 보잉 777을 추가 도입하고자 약 2억 달러 규모의 은행 대출을 모색하고 있다. 이는 인도의 항공 시장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빠르게 회복·확대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움직임이다.

2025년 7월 22일,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의 보도에 따르면, 에어 인디아는 미국 소재 리스 회사로부터 보잉 777 기단(機團)을 인수하기 위해 AI Fleet Services IFSC Ltd.를 통해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해당 법인은 인도 구자라트주(서인도 서부 지역)에 위치한 GIFT 시티(Gujarat International Finance Tec-City)에 등록돼 있으며, 에어 인디아 그룹의 항공기 매입 및 임대 업무를 전담한다.

이번 대출 규모는 약 2억 달러(한화 약 2,700억 원)로 알려졌다.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들은 해당 협의가 올해 초 시작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지난달 인도 아메다바드(Ahmedabad)에서 발생한 에어 인디아 소속 보잉 787 드림라이너 추락 사고 이후 논의 속도가 일시적으로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협상이 재개됐으나 조건·구조 등 세부 사항은 여전히 변동 가능성이 있다.


GIFT 시티와 IFSC의 의미

인도 정부가 추진한 GIFT 시티(Gujarat International Finance Tec-City)는 국제 금융 허브 조성을 목표로 한 특수 구역이다. IFSC(International Financial Services Centre)로 지정된 이 지역은 조세·규제 측면에서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해 항공기 금융·리스·보험 등 글로벌 금융 플레이어의 집적지를 지향한다. AI Fleet Services IFSC Ltd.가 이곳에 설립된 것은 자금 조달 효율성국제 리스 거래의 세제 혜택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보잉 777 기종의 특징

보잉 777 시리즈는 좌석 수 300석 이상, 항속거리 약 13,000km에 달하는 장거리 와이드바디(wide-body) 항공기다. 전 세계 대다수 국적항공사가 ‘대서양·대양주 노선용 주력 기종’으로 운용한다. 에어 인디아는 기존 777-200LR·300ER 외에도 차세대 모델 777X 도입을 타진해 왔으나, 이번 거래에 포함된 구체적 서브타입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대형, 장거리 기종에 대한 추가 투입은 인도 승객의 해외 여행 수요 폭증과 직결된다”

라는 항공산업 전문가 평가가 나온다. 인도발(發) 유럽·북미 노선은 팬데믹 이전보다 빠른 속도로 좌석 수를 회복 중이다.


사고 여파와 안전성 과제

에어 인디아는 2025년 6월 아메다바드에서 발생한 787 추락 사고로 외부·내부 규제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 이는 투자자·금융기관이 리스크 프리미엄을 요구할 가능성을 높이며, 금리·담보 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사고 원인 조사와 별개로 항공사 재무·운항 안정성 지표가 꾸준히 개선되고 있어 대출 성사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라고 진단한다. 다만, 최종 서명까지는 보험·보증 계약 등 추가 협의가 필수적이다.

시장·재무적 함의

2억 달러 조달은 에어 인디아 재무 구조에 단기적인 부채 증가를 초래할 수 있으나, 장거리 노선의 수익성 개선항공기 임대료 절감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통해 중·장기적으로는 이익 방어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인도 루피 약세 국면에서 달러화 표시 자산 확보는 헤지(hedge) 효과도 기대된다.

글로벌 항공 리스 시장 전망 또한 우호적이다. IATA(국제항공운송협회)에 따르면 2024~2026년 전 세계 항공여객 수요는 연평균 3.6%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의 항공기 담보 대출운항 리스 수요도 동반 확대될 전망이다.

전문가 시각

필자의 분석으로는, 에어 인디아의 기단 현대화 전략이 단순한 규모 확장이 아닌, ‘장거리 네트워크 집중’으로 재편됨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수익성이 높은 북미·유럽 직항 노선에 777을 투입함으로써, 중동·동남아 경유 항공사들과의 경쟁에서 직항(直航)이라는 차별점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GIFT 시티를 거점으로 하는 항공기 금융 모델은 인도 항공사 전반에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항공안전 규제 강화 기조와 더불어, 대형기 수요가 재차 과열될 경우 리스료 상승차입 비용 부담이 가중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향후 해당 거래가 실제 체결된다면, 인도 항공업계뿐 아니라 글로벌 항공기 금리 스프레드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향후 일정

현 단계에서 대출 승인 시점항공기 인도(引渡) 일정은 미공개 상태다. 일반적으로 대형 항공기 금융 딜은 3~6개월의 실사(實査)·법적 절차를 거치므로, 2025년 연말 이전 최종 마무리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향후 금융기관·리스사·규제 당국의 세부 조율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