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캐나다(Air Canada) 객실 승무원 파업이 북미 항공업계 전반의 임금 체계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4일간 이어진 파업은 미지급 노동‧낮은 시급 구조를 정면으로 비판하며 50만 명 이상의 승객을 발이 묶이게 했다.
2025년 8월 19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전미항공노동조합연합(AFA-CWA) 등 미국 노조들도 캐나다 사례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잠정 합의가 북미 전역의 임단협 지형을 바꿀 촉매가 될 것”이라고 진단한다.
본 합의는 승무원의 ‘무급 지상 근무 시간’을 공식적으로 폐지한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크다. 기존 체계에서는 ‘도어 클로즈(door-close)’ 이후부터 시급이 적용돼 1·1 장시간 탑승 안내, 지상 대기, 승객 하선 등 필수 업무가 임금 계산에서 제외돼 왔다.
1. 파업 배경과 합의 내용
에어캐나다 객실 승무원을 대변하는 캐나다공공근로조합(CUPE)은 약 1만여 조합원을 대표해 “무급 업무 철폐·시급 인상”을 핵심 요구로 내세웠다. 사측은 임금 총액, 복지, 근무 스케줄 등 세부 사항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지상 수당(ground pay)을 전격 수용했다”고만 밝혔다.
“산업 전반이 낡은 보상 모델을 검토할 때가 됐다.” ― 마이클 루소(Michael Rousseau) 에어캐나다 최고경영자(CEO)
2. 북미 항공사로 확산되는 ‘지상 수당’ 흐름
미국에서는 델타항공이 2022년 비(非)노조 기업임에도 보딩페이(boarding pay)를 도입해 시간당 임금의 50%를 추가 지급했다. 이를 계기로 아메리칸항공·알래스카항공도 최신 계약에서 보딩 시간을 유급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유나이티드항공 승무원은 지난달 60억 달러 규모의 잠정 합의를 부결시키며 “지상 근무 보상 부재”를 이유로 들었다.
용어 설명: ‘보딩페이’란 승객 탑승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승무원에게 지급되는 별도 수당을 의미한다. ‘전미 조정위원회(National Mediation Board)’는 미국 교통 부문 노사 분쟁 중재기관으로, 동 위원회 허가 없이는 파업이 불가능하다.
3. 비용 상승 압력과 항공사 수익성
노무 비용은 연료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고정 비용이다. 아메리칸항공이 새 계약으로 5년간 42억 달러, 에어캐나다가 최대 1억4천만 캐나다달러(약 1,000억 원) 추가 부담을 질 것으로 추정된다. 캐나다 실적은 미‧캐 관세 갈등으로 미국 노선 수요가 약화돼 전년 대비 40% 가까이 영업이익이 감소한 상태라 재무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4. 노사 관계의 새 국면
맥길대학교 존 그래덱(John Gradek) 교수는 “동결(holding the line) 전략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며 “산업 평화를 유지하려면 구조적 인건비 상승을 수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사측이 임금 인상을 억제하면 또 다른 집단행동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5. 시장·투자자 시사점
① 단기적으로는 마진 압박이 불가피하다. ② 중장기적으로는 ▲고객 만족도 개선 ▲노동 분쟁 리스크 완화로 브랜드 가치가 상승할 수 있다. 투자자는 인건비 증가율과 수익률 간 괴리를 주시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캐나다발(發) ‘지상 수당 도입’은 미국 항공사 임단협 테이블에도 직접적 기준선을 제공했고, 노조의 협상력 역시 한층 강화됐다. 각 항공사는 보상 구조를 재설계해야 하는 ‘뉴노멀’ 국면에 진입했다.
환율 기준: 1달러 = 1.3855 캐나다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