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캐나다(Air Canada) 객실승무원들이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무급 노동에 대한 항의 시위를 벌이며 임금 협상이 급박하게 전개되고 있다.
2025년 8월 1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노동조합연맹(CUPE) 소속 승무원 700여 명이 토론토 피어슨 국제공항에 모여 “Unpaid work won’t fly“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피켓 시위를 진행했다.
이번 시위는 다가오는 8월 16일 잠정 파업 시한을 염두에 둔 사전 압박 카드다. 승무원들은 세련된 짙은 회색 제복 차림으로 공항 곳곳을 행진하며, 탑승 전·후 안전 점검과 승객 탑승 지원 등 비행기 이동이 없는 시간*에도 35시간가량의 업무를 무료로 수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매달 평균 35시간을 공짜로 일한다. 계약은 10년 전 체결됐고, 현재 임금은 물가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CUPE 파업위원회 샤닌 엘리엇(Shanyn Elliott) 위원장은 말했다.
여름철 여행 수요가 정점을 찍는 시기에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캐나다 최대 항공사인 에어캐나다는 막대한 영업 차질에 직면할 전망이다. 회사는 이미 2분기 미국 노선 수요 부진으로 순이익이 감소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왜 ‘이동 중 시간(pay time)’만 임금에 반영되나?
북미 항공업계는 전통적으로 기체가 활주로를 떠나 이동할 때부터 착륙 후 정지할 때까지의 시간만 ‘유급 시간’으로 인정해 왔다. 그러나 승객 탑승·하차, 기내 안전 점검, 연속 근무를 위한 대기 시간 등 책임 업무가 실제보다 축소 반영돼 승무원들의 실질 시급이 하락한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미국 일부 항공사 객실승무원들이 최근 계약에서 ‘탑승 대기시간’에 대한 보상을 얻어낸 데 이어, 캐나다에서도 동일한 개선 요구가 본격화된 셈이다.
CUPE는 특히 신입·경력 초기 승무원의 임금 인상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일부 승무원은 생활비를 감당하지 못해 식료품은행(food bank)을 이용하거나 공동 숙소(bunk room)를 공유할 정도로 임금 수준이 열악하다고 토로한다.
이에 대해 에어캐나다는 성명을 통해 “협상 테이블에 남아 있으며, 자사 승무원이 캐나다에서 가장 높은 보수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회사의 장기적 성장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시위가 항공 운항에는 영향이 없는 상태지만, 협상 결렬 시 8월 16일을 기점으로 파업이 돌입될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양측 모두 ‘협상 타결’ 의지를 내비치고 있지만, 보상 구조·근무 조건 등 핵심 쟁점에서 팽팽히 맞서고 있다.
몰타로 휴가를 떠나는 승객 짐 켄(73)은 “승무원들이 공정한 계약을 얻길 바라지만, 11일 뒤 귀국길이 지연될까 걱정된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제니퍼 코젤(Jennifer Kozelj) 고용·가족부 장관실 대변인: “양측 모두 연방 조정관과 협의 중이며, 캐나다 국민은 문제를 교섭 테이블에서 해결하길 기대한다.”
정리·전망
본 사안은 ▲항공업계 보상 관행 개선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임금 조정 ▲여름 성수기 운항 차질이라는 세 갈래 이슈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전문가들은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하루 수백 편 항공편이 취소되거나 지연되며, 캐나다 국내외 관광·물류·비즈니스 일정에 도미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본다.
또한 북미 항공사 전반에서 객실승무원의 ‘대기시간 유급화’ 요구가 빠르게 확산되는 만큼, 에어캐나다 협상 결과는 향후 업계 표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승무원 직무 특성상 안전규정 준수는 법적으로 의무이며, 이는 고용주가 유급으로 보장할 책임이 있다는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