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앤비, 호텔 시장 공략 본격화…성장·수익성 동시 타깃

에어비앤비(Airbnb)가 글로벌 호텔 시장에 보다 공세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이는 중개사 번스타인(Bernstein)성장률과 수익성 모두를 크게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로 평가한 전략이다.

2025913,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브라이언 체스키(Brian Chesky) 최고경영자(CEO)는 2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호텔 분야에 훨씬 더 공격적으로 진출할 것”이라며 해당 기회를 “대단히 매력적”이라고 강조했다.

체스키 CEO의 발언은 에어비앤비가 단순한 대체 숙박 플랫폼을 넘어 전통 호텔 부문까지 공급 영역을 확장하려는 의지를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번스타인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 호텔 시장 규모는 단기 임대 시장의 약 9배, 에어비앤비 현 플랫폼 규모의 약 13배에 달한다. 이에 따라 호텔 판매를 통해 약 1조 2,000억 달러로 추산되는 글로벌 숙박 산업 전체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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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환율 개선이 핵심 성장 레버리지

번스타인은 에어비앤비가 부킹닷컴(Booking.com)이나 익스피디아(Expedia) 같은 온라인 여행사(OTA)와 검색 키워드 광고에서 정면 경쟁을 벌이기보다는, 검색-예약 전환율(conversion) 개선을 통해 수익을 확대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에어비앤비의 전환율은 주요 경쟁사 대비 15~20% 낮은 수준이다.

번스타인 모델에 따르면 전환율이 1%포인트만 개선돼도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가 2% 증가한다. 이는 에어비앤비가 고정비 비중이 작은 비즈니스 모델을 유지하고 있어, 매출 증가분이 곧바로 이익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전환율이 10%만 높아져도 별도의 마케팅 비용을 거의 들이지 않고 EBITDA가 20% 확대될 것”
— 리처드 J. 클라크(Richard J. Clarke) 번스타인 애널리스트

OTA란? OTA(Online Travel Agency)는 숙박 및 교통 상품을 온라인 중개 플랫폼을 통해 판매하는 기업을 가리킨다. 부킹닷컴, 익스피디아, 호텔스닷컴 등이 대표적이며, 소비자는 여러 호텔·항공사를 한눈에 비교 후 예약할 수 있다는 장점을, 공급자는 전 세계 고객 접근성과 마케팅을 동시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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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텔 유통은 비용 절감·마진 개선 효과

호텔 객실은 시스템 연동을 통한 자동화 비중이 높고, 고객 서비스 비용도 숙소 측과 공유할 수 있어 에어비앤비 입장에서 운영 단가가 낮다. 따라서 호텔 유통 확대는 마진 상승을 가져올 수 있다.

또한 에어비앤비의 15% 고정 수수료 구조는 OTA들이 적게는 15%, 많게는 25% 이상까지 부과하는 변동 수수료 대비 매력적이다. 이에 대해 클라크 애널리스트는 “호텔 업계는 새로운 유통 채널 환영 분위기”라며 직접 예약 잠식을 최소화하면서도 에어비앤비 충성 고객층에게 노출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에어비앤비는 이미 관련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2019년 약 4억 달러에 호텔투나잇(HotelTonight)을 인수했고, 2018년에는 글로벌 채널 매니저 사이트마인더(Siteminder)와도 배포 계약을 체결했다.


● 시장 존재감 확대…그러나 플랫폼 기능 개선 과제

사이트마인더의 2024년 순위에서 에어비앤비는 아시아 지역을 제외한 모든 주요 시장에서 12위권 내 예약 사이트로 올라섰다. 미국에서는 5위에 올라 호퍼(Hopper)를 제쳤다. 다만 부킹닷컴익스피디아가 여전히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클라크 애널리스트는 에어비앤비가 호텔 유통을 확대하려면 다양한 요금제(rate card) 제공, 객실·시설 정보 세분화, 유연한 취소 정책 도입 등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일부 유럽 도시에서 1박 예약을 시도하면 에어비앤비에는 가격대가 높은 몇 건만 노출되는 반면, 경쟁사는 가격 경쟁력이 높은 호텔 다수를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OTA 역(逆)확장 전략도 눈에 띈다. 부킹닷컴이 호텔에서 대체 숙박으로 외연을 넓힌 것처럼, 에어비앤비는 대체 숙박에서 전통 호텔로 사업을 확장하는 정반대 여정을 밟고 있다.


● 투자 관점: 성장 옵션 보유…목표가 165달러

번스타인은 에어비앤비 주식을 ‘아웃퍼폼(Outperform)’ 등급으로 제시하고 목표주가를 165달러로 유지했다. 보고서는 “옵셔널리티(optionality)가 여전히 핵심 투자 포인트”라며, 호텔 부문 진출이 숙박 공급 다변화의 다음 단계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마지막으로 “우리는 마침내 ‘에어베드’와 함께 아침 식사까지 얻게 될지도 모른다”는 위트 있는 결론으로 향후 사업 방향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 기자 해설: 전환율과 EBITDA의 상관관계

에어비앤비의 고정 수수료 모델은 매출 증가분이 곧바로 이익으로 반영되는 구조다. 이에 따라 1%포인트의 전환율 상승이 EBITDA 2% 상승으로 직결된다는 번스타인 가정은 상당히 보수적인 추정으로 볼 여지도 있다. 대규모 마케팅비 대신 UX(사용자 경험) 개선에 투자해 예약 성공률을 높인다면, 에어비앤비의 장기 마진 레버리지는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호텔 공급 확대는 지역별 성수기 수급 불균형을 완화해 플랫폼 신뢰도를 높인다. 이는 반복 이용률과 회원 충성도를 제고해 중장기 성장률을 견인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OTA 강자들과의 경쟁 심화, 각국 규제 환경, 호텔 업계의 커미션 협상력 등은 여전히 변수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에어비앤비가 플랫폼 기능 전면 보강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소비자·공급자 모두가 체감할 수 있는 차별화된 가치 제안을 선보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