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IS‧TOULOUSE] 유럽 최대 항공기 제조사인 에어버스(Airbus SE)가 2025년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수익성을 확인했다. 방위 및 헬리콥터 사업부문의 호조가 실적 개선을 견인한 가운데, 회사는 전년 대비 감소한 항공기 인도량을 하반기부터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2025년 7월 3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에어버스의 2분기 조정 영업이익(Adjusted EBIT)은 15억8,000만 유로(약 18억1,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거의 두 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60억7,000만 유로로 전년 동기 대비 큰 변동이 없었다. 이번 결과는 시장 컨센서스(15억 유로 수준)를 웃돌며, 투자자 신뢰 회복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에어버스는 동사 대표 기종 중 하나인 A330neo의 월간 생산 목표를 2029년까지 5대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이는 팬데믹 이후 광동체기(Wide-body)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는 점을 반영한다. 반면 A320 패밀리 등 주력 기종의 생산 목표는 변경하지 않았다.
주요 수치 및 사업부문 성과
▪ 방위‧우주(Defence & Space): 2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소폭 상회했다. 지난해 우주 사업 관련 대규모 손실 충당금의 기저효과로 이익이 크게 회복됐다.
▪ 헬리콥터(Helicopters): 민수 및 군수 수요가 모두 개선되며 실적 호조를 기록했다. 조정 EBIT 기준으로 두 자릿수 성장률을 달성했다.
▪ 상업용 항공기(Commercial Aircraft): 1~6월 누적 인도 대수는 306대로 5% 감소했다. 에어버스는 연간 820대 인도(7% 증가)를 목표로 유지했으나, 엔진 공급 지연이 현금 유출(FREE CASH FLOW)을 압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Guillaume Faury 최고경영자(CEO)는 “엔진 공급 차질로 기체가 공장에 쌓이고 있지만, 공급망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EU·미국 간 항공우주 관세를 피하기로 한 주말 합의는 산업 전반에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용어 해설
1 조정 영업이익(Adjusted EBIT)은 일회성 요인을 제외해 기업의 본질적 영업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투자자들은 이 수치를 통해 경영진의 체질 개선 노력을 평가한다.
2 A330neo는 기존 A330에 신형 엔진(neo=New Engine Option)을 장착한 중·장거리 광동체 여객기로, 연료 효율을 14% 이상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3 Spirit AeroSystems는 동체 부품을 생산하는 미국 업체다. 최근 재무 악화로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며, 자산 일부를 에어버스와 보잉이 분할 인수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공급망·M&A 동향
에어버스는 Spirit AeroSystems 관련 자산 인수 계약을 4분기 중 마무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해당 거래는 공급망 안정화와 부품 확보 측면에서 전략적 의미를 가진다. 한편 엔진 업체들의 납품 지연은 기체 조립 완료 후 엔진 장착을 못 한 상태로 방치되는 ‘화이트 테일(White Tail)’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에어버스는 “엔진 제조사와 긴밀히 협력해 연말 이전 정상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무 및 전망
현재 환율(1달러 = 0.8721유로)을 적용했을 때 2분기 조정 EBIT는 약 18억1,000만 달러, 매출은 약 18억4,000만 달러에 해당한다. 에어버스는 관세 영향을 제외한 연간 가이던스를 유지했으며, 자유현금흐름(Free Cash Flow) 개선을 위해 재고 관리와 선결제 확대 전략을 병행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엔진 공급 차질이 리스크 요인이라고 지적하지만, 방위·헬리콥터·광동체 수요가 상쇄 효과를 제공함에 따라 중장기 성장 스토리는 유효하다고 평가한다.
시장·산업적 의미
글로벌 항공수요는 팬데믹 이후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장거리 국제선 운항 재개로 광동체기의 리스 및 신규 발주가 늘고 있어, 에어버스의 A330neo 증산 계획은 경쟁력을 강화하는 조치로 해석된다.
동시에 방위산업 분야는 지정학적 긴장 심화로 구조적 성장 사이클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럽 국가들의 국방 예산 증액은 에어버스 유로파이터 전투기와 군용 헬리콥터 수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아웃룩과 결론
에어버스는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엔진 공급망 정상화와 인도 물량 확대라는 두 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완성 기체 대비 엔진 미장착 비율을 낮추면 현금 흐름이 개선되고, 이는 추가 연구개발(R&D) 및 주주환원 정책 여력을 키울 전망이다.
투자 관점에서 볼 때, 방위‧헬리콥터 사업부문 성장과 A330neo 증산 계획은 주가에 상승 모멘텀을 제공할 수 있다. 다만 엔진 공급 차질 지속 여부가 단기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어, 투자자들은 공급망 지표와 월별 인도 실적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