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버스(Airbus SE)가 7월 한 달 동안 고객사에 전달한 항공기가 약 63대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전년 동월 대비 약 18% 줄어든 규모다. 이번 수치는 회사 내부 사정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한 블룸버그 통신의 단독 보도를 통해 처음 알려졌다.
2025년 8월 1일, 인베스팅닷컴의 후속 보도에 따르면, 에어버스는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총 약 370대의 항공기를 인도했다. 이는 회사가 설정한 연간 목표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소식통들은 “7월 잠정 실적은 소폭 조정될 수 있다”고 전했다.
에어버스는 공식 확정치를 다음 주 공표할 예정이다.
엔진 부족이 이번 납기 지연의 핵심 요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에어버스의 ‘A320neo’(New Engine Option) 기종은 전 세계 항공사들로부터 높은 수요를 받고 있지만, 주요 엔진 부품과 완제품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생산 라인이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A320neo는 연료 효율성을 기존 모델 대비 15%가량 개선한 대표적 협동체(narrow-body) 기종으로, 글로벌 단거리·중거리 노선의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았다.
무엇이 문제인가? 공급망 병목 현상*복합 설명
대형 항공기 제작 과정은 단일 기업의 노력만으로 완결되지 않는다. 알루미늄·탄소복합재, 전장 시스템, 전자장비, 그리고 무엇보다 고성능 터빈 엔진이 제때 도착해야 조립 일정이 가능하다. 2024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부품 품질 검사 강화, 글로벌 물류비 상승, 특정 합금·레어메탈 부족 등의 변수가 한꺼번에 얽히며 엔진 제작사가 납기를 맞추기 어렵게 됐다. 이는 결국 완제품 항공기 출고 지연으로 이어지고 있다.
시장·투자자 관점에서의 함의
에어버스의 7월 실적은 업계 전반의 ‘병목 현상 지속’을 명확히 보여준다. 회사 측이 지난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연간 800대 이상 인도 목표를 재확인했지만, 상반기까지 채운 물량이 370대에 그치면서 하반기에 월평균 70대를 넘겨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엔진 공급이 정상화되더라도 단기간 내 생산 속도를 대폭 끌어올리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한편, 경쟁사 보잉(Boeing)은 737 맥스(MAX) 품질 문제와 규제 이슈로 조립 공정을 여러 차례 멈춘 바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항공사 입장에서는 대체 기종 확보가 쉽지 않아 항공기 운용 계획 전반에 ‘도미노 지연’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용어 풀이
A320neo : neo는 ‘New Engine Option’의 약자로, 개량형 고효율 엔진과 샤크렛(winglet) 등 공력 설계를 최적화해 연료 효율을 높인 모델을 의미한다. 전 세계 130여 개 항공사가 주문을 넣었으며, 협동체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기종 중 하나다.
엔진 공급난 : 항공기 엔진은 고온·고압 환경을 견디기 위한 특수 합금 블레이드, 정밀 가공 압축기, 첨단 전자제어장치(FADEC) 등 수천 개 부품으로 구성된다. 공급망의 ‘단 하나’라도 지연이 발생하면 완제품 출고 시점이 늦어지는 구조다.
향후 전망과 관전 포인트
에어버스는 3분기에 예정된 재무실적 발표에서 생산 라인 최적화 방안과 엔진사와의 협업 강화 전략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물류·품질 검사 과정 디지털화, 부품 다변화 전략, 그리고 현지화(near-shoring) 추진 여부가 핵심 체크 포인트로 꼽힌다.
결론적으로 에어버스의 7월 인도 실적 부진은 단일 회사가 아닌 글로벌 항공우주 공급망 전체가 직면한 구조적 문제를 반영한다. 향후 몇 개월간 엔진 부족 현상이 완화되지 않는다면, 수주잔고(backlog)가 높은 항공사들의 네트워크 확장 계획 및 좌석공급 캘린더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