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리퀴드, 28억5천만 유로에 한국 DIG 에어가스 인수 추진

[서울] 프랑스의 글로벌 산업용 가스 기업 에어리퀴드(Air Liquide)한국 산업용 가스 전문 기업 DIG 에어가스 인수를 위해 맥쿼리 아시아-퍼시픽 인프라펀드 2구속력 있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2025년 8월 22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계약은 양사 간 독점적 협상을 거쳐 마무리된 것으로, 거래 종결을 위해서는 규제 당국의 승인 등 통상적인 절차가 남아 있다.

DIG 에어가스는 한국 전역에 60개의 생산 플랜트약 220킬로미터 길이의 파이프라인 네트워크를 보유한 주요 산업용 가스 공급업체다. 에어리퀴드는 이번 인수를 통해 한국 시장에서의 공급 기반을 대폭 강화하게 된다.

거래 금액은 엔터프라이즈 밸류(Enterprise Value) 기준 28억 5천만 유로(약 3조 9천억 원)로 평가됐다. *엔터프라이즈 밸류는 순부채를 포함한 기업 전체 가치를 의미한다.

DIG 에어가스는 반도체·디스플레이·2차전지 등 전자 산업을 포함해 조선·철강·화학 같은 전통 제조업체에도 핵심 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특히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등 한국 주요 대기업이 집중돼 있는 경기·충청·호남·영남 산업벨트에 생산 거점을 고르게 분포시키며 국내 산업 클러스터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

산업용 가스는 산소·질소·수소·아르곤처럼 공기 및 화학 공정을 통해 얻은 기체를 말하며, 공정 안정성·제품 품질·안전 등에 필수적이다. 생산 과정에서 다량의 전력과 고급 설비가 요구되기 때문에, 대규모 자본력을 갖춘 글로벌 플레이어가 시장을 주도하는 구조다.

에어리퀴드는 이번 계약을 통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회사 측은

"한국은 반도체와 친환경 산업 투자가 급증하는 전략적 시장이며, 대규모 장기 공급계약을 통해 안정적 현금흐름을 확보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맥쿼리 아시아-퍼시픽 인프라펀드 2는 호주계 금융그룹 맥쿼리가 운용하는 대형 인프라 펀드로, 에너지·도로·통신 등 규제 산업에서 장기 투자를 집행해 왔다. DIG 에어가스 역시 2013년 이후 해당 펀드의 포트폴리오 회사로 편입돼 설비 증설 및 파이프라인 확장에 집중 투자해 왔다.

계약 당사자들은 공정거래위원회를 포함한 국내외 규제 기관 승인을 거쳐 2026년 상반기 내 거래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승인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에어리퀴드는 아시아 지역에서 세 번째로 큰 생산 네트워크를 확보하게 된다.

에어리퀴드 그룹은 1902년 설립된 이후 75개국 이상에서 6만 7천여 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2024년 기준 매출은 290억 유로를 기록했다. 에너지 전환 및 헬스케어용 고순도 가스 시장에서도 공격적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전문가 시각에서 이번 거래는 탄소중립첨단 제조업이 교차하는 시점에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반도체 미세공정이 진화할수록 고순도 가스 수요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어리퀴드가 DIG 에어가스의 탄탄한 고객 기반과 파이프라인 자산을 활용할 경우, 장기 공급계약의 확대와 함께 가격 결정력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인수 계약은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의 전략적 가치를 재평가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향후 산업용 가스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