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코어 ISI, 캐터필러 목표가 상향…주가 15% 이상 추가 상승 여력 전망

미국 대표 건설·광산 장비 제조사 캐터필러(Caterpillar·티커: CAT)월가(華街)의 주목을 다시 끌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에버코어 ISI(Evercore ISI)는 18일(현지시간) 자사 보고서를 통해 캐터필러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in line)’에서 ‘비중 확대(Outperform)’로 상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도 종전 373달러에서 476달러로 27.6% 올려잡았다.

2025년 8월 19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에버코어 ISI가 제시한 새 목표가는 18일 뉴욕증시 종가(412.64달러) 대비 15.4%의 추가 상승 여력을 의미한다. 에버코어는 동시에 캐터필러를 ‘톱픽 5’ 종목군에 편입하며 주가 재평가 시동이 걸렸음을 강조했다.

에버코어 ISI의 담당 애널리스트 데이비드 라소(David Raso)는 “자사 장비의 물량 레버리지(volume leverage)지리적 믹스(geographic mix)가 글로벌 건설 경기 둔화 속에서도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특히 라소는 미국 내 재고 정상화(머신 디스토킹) 종료가 가장 큰 수혜 요인이라고 지목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가격 하락폭 축소뿐 아니라, 회사가 이미 시행했거나 시행할 수 있는 추가 할인 축소 조치가 2025년 후반, 나아가 2026년 실적(EPS)에 상방 압력을 줄 것” — 데이비드 라소 에버코어 ISI 애널리스트

그는 이어 “전력 생성·데이터 센터용 엔진파워젠(powe-gen) 노출도가 이미 투자자 관심을 끄는 상황에서 건설·광산 장비 부문의 추가 실적 개선이 현실화되면, 캐터필러 투자 매력은 한층 넓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망 배경: ‘디스토킹’과 ‘가격 스프레드’의 함수

디스토킹(destocking)’은 공급망·유통 채널이 과잉 재고를 해소하는 과정을 뜻한다. 경기 하강 국면에서 장비업체는 판가를 할인해 창고 재고를 줄이지만, 재고 정점이 지나면 할인 폭을 축소하거나 정상 가격 체계로 복귀한다. 애널리스트들은 이 시점을 ‘재고 사이클 전환’ 또는 ‘머신 디스토킹 종료’라고 부른다. 라소는 미국 시장이 가장 먼저 정상화될 것이라 판단했다.

가격 스프레드(price spread) 역시 핵심 변수다. 캐터필러는 2024년 중반까지도 글로벌 수요 둔화를 의식해 공격적 할인 정책을 유지했으나, 전년 기저효과가 완화되는 2025년에는 할인 폭을 줄여 마진 반등을 도모할 전망이다. 결과적으로 2025년 하반기부터 2026년까지 분기당 EPS가 시장 기대치를 초과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 에버코어의 시나리오다.


올해 주가 흐름과 업계 비교

캐터필러 주가는 2025년 들어 연초 대비 13.9% 상승했다. 이는 S&P 500 산업재 지수(약 6%)를 크게 웃도는 성과다. 에버코어의 목표가(476달러)가 달성될 경우, YTD 수익률은 약 30%대 후반으로 확대된다.

다만 글로벌 건설 장비 업황은 녹록지 않다. 코마츠(Komatsu)·히타치건설(Hitachi Construction) 등의 일본 업체가 보고한 2분기 실적은 중국·동남아 수주 부진으로 감소세를 기록했다. 캐터필러 또한 북미·유럽 수요가 감쇠하면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지역·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서비스 매출(Aftermarket) 비중 확대를 주가 방어 장치로 주목해 왔다.


용어 설명: EPS·레버리지·지리적 믹스

EPS(Earnings Per Share)는 ‘주당순이익’으로, 기업의 순이익을 유통 주식 수로 나눈 값이다. 투자자들은 EPS 성장률과 주가수익비율(PER)이 적정한지를 보고 밸류에이션을 가늠한다.

볼륨 레버리지(volume leverage)는 판매량 증가가 고정비 분담 효과를 통해 이익률을 기하급수적으로 개선하는 구조를 의미한다. 장비 제조업체는 생산설비·R&D·노무 등 고정비 비중이 높아, 출하량 1% 증가 시 영업이익이 2~3% 이상 늘어나는 경우가 잦다.

지리적 믹스는 매출이 발생하는 지역 구성을 가리킨다. 달러 강세·신흥국 건설 경기 등 외부 요인에 따라 수익성 변동성이 달라지므로, 분산 효과가 크면 위험 완충 기능을 한다.


전문가 시각과 향후 체크포인트

기자는 ‘머신 디스토킹 종료’가 실제로 매출·가격·마진에 동시에 긍정적으로 작동할 가능성에 주목한다. 공급망 혼란이 잦아들고, 미국 인프라 예산 집행이 본궤도에 오르면 캐터필러는 단순 경기민감주가 아닌 구조적 성장주로 다시 평가받을 여지가 있다.

다만 476달러 목표가 달성을 위해선 ① 북미 발주 증가세 지속, ② 부품·서비스 매출 고성장, ③ 프리미엄 할증 유지가 필요하다. 특히 중국·브라질·호주 등 자원개발 프로젝트의 발주 동향은 광산 장비 수요를 좌우하므로, 글로벌 원자재 가격 추이를 상시 관찰해야 한다.

환율금리도 변수다.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 해외 매출 환산 이익이 줄어들 수 있지만, 반대로 해외 생산기지를 둔 경쟁사 수익성에도 같은 압박이 가해지므로 상대적 매력은 유지될 수 있다. 또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장기 고점에 머물게 할 경우, 건설 프로젝트의 자금조달 비용이 상승할 수 있어 수요 측면에서 제약 요인으로 작동할 수 있다.


결론

에버코어 ISI의 투자의견 상향은 캐터필러의 중기 실적 개선 가능성주가 재평가 모멘텀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머신 재고 정상화’와 ‘할인 축소’라는 복합 요인이 2025년 후반부터 2026년까지 EPS 상승 폭을 키울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면, 캐터필러 주가는 산업재 섹터 전반의 벤치마크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크다. 단, 건설·광산 사이클 특유의 변동성은 여전히 잠재 위험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