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관련 주식 급락을 기회로 본 에버코어의 분석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에버코어 ISI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AI 노출도가 높은 기업들의 주가 하락이 대상(무차별적) 매도였다고 진단하면서, AI 도입 가속화 과정에서 지속 가능한 사업전략을 가진 기업들을 선별할 기회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2026년 2월 23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에버코어 ISI는 투자자 메모에서 시장이 “먼저 팔고, 나중에 질문한다(sell first, ask questions later)“는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개별 기업의 사업모델, 전략, 해자(competitive moats), AI로 인한 수익 잠재력에 관계없이 주가가 내려간 사례가 많았다는 것이다.
에버코어 ISI의 줄리안 이매뉴얼(Julian Emanuel) 애널리스트는 메모에서 AI가 경제 전반의 기업 전략을 재편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업들은 워크플로우와 경쟁 지위(repositioning)를 재고하며, 초기 인프라 공급자를 넘어 광범위한 채택 국면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에버코어는 2023년에 이미 “모든 섹터와 직무가 생성형 AI(Generative AI)에 의해 활용될 것“으로 추정했다고 밝혔으며, 채택은 인프라 공급자에서만 머물지 않고 기업내 데이터·업무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에버코어는 AI 도입을 조기에 진행하고 오케스트레이션(orchestration), 보안적 기업 가드레일(secure enterprise guardrails), 분리된(siloed) 데이터에 대한 에이전트(agentic)적 실행을 구축한 기업들이 향후 우수한 성과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회사는 AI가 2025–2026년에 걸쳐 “중요한 가속 단계(critical acceleration phase)“에 진입함에 따라 경영진에 대한 투자자 압력이 “지금 행동하라(act now)”는 쪽으로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에버코어가 꼽은 8개 종목은 Microsoft(마이크로소프트), Snowflake(스노우플레이크), Palo Alto Networks(팔로알토 네트웍스), Amazon(아마존), Booking Holdings(부킹홀딩스, 티커 BKNG), C.H. Robinson Worldwide(C.H. 로빈슨), Waystar(웨이스타), Apollo Global Management(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이다. 에버코어는 이들 기업을 AI 채택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더 유리한 포지션을 차지한 종목으로 판단했다.
“EVR ISI의 커크 마터네(Kirk Materne)는 많은 투자자가 ‘기다려보자(wait and see)’ 접근을 취할 것으로 예상한다. 소프트웨어에 대한 시장의 시각과 펀더멘털 간 괴리(data points)가 존재함에도 ‘실존적 위험(existential risk)’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메모는 또한 “스캐폴딩(scaffolding) 이름들 — MSFT와 SNOW를 포함 — 이 앱(응용 소프트웨어)들보다 이 배경에서는 선호된다“고 서술했다. 즉, 인프라·플랫폼·데이터 레이어 등 ‘비계’ 역할을 하는 기업들이 소비자·애플리케이션 레이어 기업보다 방어적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는 의미다.
기업별 포지션과 기대 효과를 살펴보면, 팔로알토(PANW)는 “보안 분야에서 기업용 AI 채택의 주요 수혜자“로 평가됐다. 아마존은 클라우드(AWS)와 리테일 부문 모두에서 AI를 활용해 성장을 가속할 것으로 보였으며, AWS 가속화(AWS Acceleration)와 소매 부문에서의 루퍼스(Rufus) 에이전트릭 상거래(agentic commerce agent)가 성장 촉매로 지목됐다.
부킹홀딩스(BKNG)에 대해서는 “온라인여행사(OTAs)는 LLM(대형 언어모델)을 통해 트래픽 원천을 다각화하고, 자체적인 에이전트형(agentic) 서비스를 생성해 전환율을 높이는 등 AI의 주요 수혜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여기서 OTAs(Online Travel Agencies)는 온라인을 통해 항공권·호텔·여행상품 등을 중개하는 플랫폼을 의미한다.
물류기업 C.H. 로빈슨(CHRW)에 대해 에버코어는 “가장 긴 화물시장 침체 기간 동안 Lean AI 원칙을 적용해 생산성을 확보함으로써 시장점유율 확대와 마진 개선을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여기서 Lean AI는 데이터 기반의 프로세스 효율화, 소규모 반복적 개선을 통해 비용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는 접근방식을 의미한다.
웨이스타(WAY)는 청구 스크럽(claim scrubbing), 거부 예측(denial prediction), 워크플로우 최적화 등 수익주기(revenue cycle) 관리 자동화를 통해 AI의 이점을 누리고 있으며, 아폴로(Apollo)는 방어적(디펜시브) 포커스를 가진 기업으로서 상대적 승자로 분류된다고 메모는 밝혔다.
용어 설명
Agentic(에이전틱): 단순한 도구 수준의 자동화가 아니라, 특정 목표를 수행하기 위해 여러 단계를 자율적으로 계획·실행하는 소프트웨어 에이전트를 뜻한다. 예를 들어 고객 문의를 이해하고 적절한 대응을 자동으로 조합해 실행하는 시스템이 이에 해당한다.
Orchestration(오케스트레이션): 서로 다른 시스템·데이터 소스·프로세스를 통합해 일관되게 작동하도록 조율하는 기술·방법론을 의미한다. 기업 내 AI 적용 시 여러 데이터 소스 사이의 연계와 보안·컴플라이언스를 유지하며 작업을 자동화하는 데 핵심적이다.
Guardrails(가드레일): AI의 작동 범위와 안전장치를 뜻한다. 보안, 개인정보 보호, 윤리적 사용 등 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정책·기술적 제약이다.
시장 영향 및 향후 전망 분석
에버코어의 관점은 향후 AI 채택의 시즌 전환에서 인프라·플랫폼·보안·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상대적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투자자 관점에서 보면, 단기적 매도 압력이 지속되는 구간은 저평가된 구조적 강점을 가진 기업들을 저가 매수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리스크와 고려사항이 존재한다.
첫째, 밸류에이션 리랠리(valuation rerating)가 실제 실적(매출·이익 성장)으로 뒷받침되지 않으면 지속되기 어렵다. 에버코어가 지적한 ‘실존적 위험’ 논쟁은 일부 투자자가 AI의 잠재적 부작용과 과대평가를 우려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게 한다.
둘째, 규제·보안 리스크가 기술 채택 속도와 방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개인 정보·데이터 국경 규제, AI 관련 규제 강화는 클라우드·데이터 플랫폼 사업자에게 추가 비용·제약으로 작용할 수 있다.
셋째, 기업별 실행 능력(execution)이 중요한 차별화 요소가 될 것이다. 단순히 AI 도구를 도입하는 것을 넘어 데이터 거버넌스, 시스템 통합, 사용자 수용성을 확보한 기업만이 장기적 성과를 창출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중기적으로는 MSFT·SNOW·PANW·AMZN 등 ‘스캐폴딩’ 역할의 기업군이 보다 안정적인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으나, 단기 변동성은 계속될 전망이다. 투자를 고려하는 투자자 및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기업별 AI 전략의 성숙도, 재무 건전성, 규제 노출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요약적 시사점
에버코어의 메모는 AI 관련 업종 내에서의 선별적 접근이 필요함을 재확인시킨다. 가격 변동성으로 인해 단기적 기회가 존재하지만, 기업의 실질적 실행력과 규제·보안 리스크를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 향후 성과를 결정짓는 주요 요인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