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코어, 영국 자문사 로비 워쇼 1억9,600만 달러에 인수

에버코어(Evercore Partners Inc.)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로비 워쇼(Robey Warshaw)를 약 1억9,600만 달러(미화 기준) 규모로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중견 독립 자문사인 에버코어는 이번 거래를 통해 유럽 시장에서의 입지를 대형 투자은행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강화하겠다는 전략적 포석을 던졌다.

2025년 7월 3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에버코어는 이번 인수 대가를 주식과 현금으로 나눠 두 차례에 걸쳐 지급할 예정이다. 1차 지급분은 거래 종결 시점에 에버코어 주식으로 지급되고, 2차 지급분은 거래 완료 1년 후 주식 또는 현금 형태로 지급된다. 아울러 매출·이익 실적에 따른 퍼포먼스 인센티브가 향후 수년간 추가로 지급될 가능성도 명시됐다.

거래 구조를 살펴보면, 1차 트랜치는 종결 즉시 지급되는 주식이며, 2차 트랜치는 1년 후 지급되는 주식 또는 현금으로 설정됐다. 이에 더해 양사가 합의한 명확한 성과 지표(예: 수수료 수익·수익성·시장 점유율 등)가 충족될 경우 추가 보상이 뒤따를 수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에버코어는 본 거래가 2025년 4분기에 종결될 것으로 예상하며, 첫 번째 온전한 영업 연도부터 조정 EPS뿐 아니라 GAAP 기준 EPS에도 즉각적인 이익 증가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인수가격 대비 시너지 효과가 상당하다는 내부 분석에 근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번 인수를 통해 우리는 유럽에서의 시장 존재감을 한층 강화하고, 고객들에게 보다 폭넓은 자문 역량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라는 에버코어 측 인용문(기사 원문에 제시된 요지)이 공개되자,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에버코어가 단순히 규모 확대를 넘어 본격적인 글로벌 하우스로 변모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번 인수의 대상인 로비 워쇼는 런던 M&A 업계에서 손꼽히는 ‘소수정예’ 자문사로 유명하다. 모건스탠리와 UBS 출신 인사들이 2013년 설립한 이 회사는 파트너 중심 구조와 공격적이면서도 디테일에 강한 협상력으로 단기간에 명성을 쌓았다.

구체적으로, 로비 워쇼는 AB InBev의 790억 유로 규모 SAB밀러 인수, 일본 소프트뱅크의 240억 유로 규모 Arm 인수, 그리고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의 270억 달러 레피니티브(Refinitiv) 인수 등에 핵심 자문사로 참여해 존재감을 과시해 왔다.

전문가들은 이번 인수가 갖는 의미를 <M&A 시장 내 경쟁 구도> 측면에서 주목한다. 미국 자본 시장에서 이미 독립 자문사로 확고히 자리 잡은 에버코어유럽 톱티어 하우스를 손에 넣음으로써 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JP모건 등 초대형 투자은행들의 텃밭에 본격 도전장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한편 M&A 자문사는 기업 인수합병 과정에서 가격 책정, 구조 설계, 규제·승인 절차, 이해관계자 조율 등을 총괄한다. 전통적인 대형 투자은행의 M&A 부서와 달리, 독립 자문사는 대출(레버리지)이나 트레이딩 등 자기자본 활용 사업을 하지 않고 ‘수수료 기반 자문’에 집중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에 따라 이해 상충을 최소화하며 고객 기업에 ‘포커스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최근 미국에서는 디레귤레이션(규제 완화)금융 테크놀로지 발전을 배경으로 대형은행과 독립 자문사 간 경계가 희미해지고 있다. 에버코어는 적극적인 인수와 파트너십 전략을 통해 유럽·아시아로 무대를 확장함으로써, 글로벌 인수합병 파이프라인에서 더 큰 ‘딜 플로우’를 확보하려 한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시장 반응도 긍정적이다.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에버코어 주가는 인수 소식이 발표된 직후 장중 한때 2% 내외 상승했다는 후문이다. 반면 일부 투자자들은 “인수금액이 과도한 프리미엄을 포함할 우려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향후 실적 시너지를 면밀히 관찰하겠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향후 일정을 살펴보면, 이번 거래는 규제 기관 심사와 양사 주주 승인 등의 절차를 거쳐 2025년 4분기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거래가 끝나면 로비 워쇼 파트너들은 에버코어의 매니징 디렉터로 합류해 기존 런던 오피스를 기반으로 유럽 대형 고객사 커버리지를 이어 나갈 계획이다.


기자 해설 · 전망(Opinion)
로비 워쇼의 파트너 각자가 이미 런던 M&A 시장에서 ‘슈퍼 브로커’로 통하는 만큼, 에버코어는 네트워크와 평판을 단숨에 흡수하게 된다. 이는 단순한 매출 증대 차원을 넘어, 미국 독립 자문사가 유럽 왕국에 뿌리내리며 글로벌 판도를 재편하는 상징적 이벤트가 될 가능성이 크다. 동시에 독립 자문사 특유의 ‘인재 중심·고부가가치’ 비즈니스 모델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방증하며, 향후 유럽 내 IB(Investment Bank) 인재 이동을 가속화하는 촉매로 작용할 수 있다.

결국, 에버코어와 로비 워쇼의 결합은 ‘1+1>2’가 될지, 아니면 과도한 프리미엄 부담으로 돌아올지는 딜(Deal) 실행력통합 시너지 관리에 달려 있다. 특히 규제 변화, 금리 사이클, 정치·지정학적 변수 등 외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유럽 시장에서 얼마만큼 안정적이면서도 공격적인 성장 전략을 병행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