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발】 에버그란데 프로퍼티 서비스 그룹(HK:6666)의 주가가 12일 홍콩증시에서 장중 최대 40% 뛰어오르며 HK$1.29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1년 내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25년 9월 12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회사는 잠재적 인수 제안을 받았다고 공시했다. 모기업인 차이나 에버그란데 그룹의 공동 청산인(liquidators)이 보유 지분 51% 매각을 위해 여러 투자자와 비밀유지협약(NDA)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시장의 기대감이 커졌다.
“2025년 9월 9일 기준, 복수의 비구속적(Non-binding) 인디케이티브 오퍼가 접수됐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인수 절차와 향후 일정
청산인들은 2025년 11월경 선정된 입찰자들을 대상으로 최종 제안서(submission of final proposals)를 요청할 계획이다. 이후 구체적인 거래 조건(definitive terms) 협상을 진행해 지배권 변경 가능성을 타진할 예정이다.
에버그란데 그룹의 부실과 구조조정 배경
차이나 에버그란데 그룹은 2021년 채무불이행(디폴트) 이후 3,000억 달러 이상(약 400조 원)의 온·오프쇼어 부채를 지고 있다. 자금난이 심화되자 회사는 자산 매각, 분사 상장, 구조조정을 추진해 왔으며, 이번 매각 절차 역시 유동성 확보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에버그란데 프로퍼티 서비스는 모기업의 부동산 관리 사업부로, 아파트 단지·상업시설·산업단지 관리부터 커뮤니티 O2O(온라인·오프라인 융합) 플랫폼 운영까지 담당한다. 중국 전역 300여 개 도시에서 약 2억 5,000만㎡ 규모를 관리하는 시장 1위권 사업자다.
투자자 유의 사항
회사는 “현재 단계는 매우 초기(preliminary)이며, 거래 성사 여부는 불확실하다”며 과도한 기대를 경계했다. 실제로 비구속 제안서만으로는 가격, 조건, 일정 등이 바뀔 수 있고, 규제당국 승인 절차도 남아 있다.
비구속 인디케이티브 오퍼란?
정식 계약 체결 전 투자자 의향을 타진하기 위해 제출되는 예비 제안서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거래 구조·가격 범위·잠정 일정 등 핵심 요소를 담아 협상의 출발점이 된다. 이후 실사(due diligence)를 거쳐 구속력 있는 본계약(binding agreement)으로 발전할 수 있다.
시장 반응
거래소 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 04:07(GMT) 기준 거래량은 전일 대비 4배 이상 늘었다. 일부 트레이더는 “모기업 부실에도 불구, 독립 매각이 현실화되면 기업가치 재평가가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반면 신중론도 존재한다. 홍콩의 한 글로벌 증권사는 “중국 부동산 섹터 전반의 정책 리스크와 거시 침체가 여전히 상존한다”며 “디폴트 상황에서 청산인 주도 매각은 절차상 변수와 법적 이슈가 많다”고 밝혔다.
법적·규제 변수
중국 본토와 홍콩의 이중 관할이 적용되는 복합 구조로, 인수자가 나타나더라도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 등 다층 규제 승인을 받아야 한다.
전망과 시사점
시장 전문가들은 “우량 자산이지만 모기업 부실이 발목을 잡아온 만큼, 독립 매각이 완료되면 재무적 구속에서 벗어나 재평가(re-rating)가 가능하다”고 진단한다. 한편, 이번 사례는 향후 중국 부동산 업계 구조조정의 선례가 될 수 있어 투자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