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 남성복 수석 디자이너 베로니크 니샤니앙, 37년 만에 마지막 파리 남성복 쇼로 자리 내려놓다

파리 = 프랑스 럭셔리 하우스 에르메스(Hermès)의 남성복 수석 디자이너인 베로니크 니샤니앙(Veronique Nichanian)이 37년간의 재임을 마무리하며 마지막 남성복 컬렉션을 파리에서 공개했다. 71세의 니샤니앙은 이번 쇼를 끝으로 메종의 남성복 전통을 젊은 디자이너에게 인계할 준비를 마쳤다. 이번 행사는 전통적으로 화려한 마케팅이나 유명 인사를 내세우지 않는 에르메스 치고는 평소보다 많은 스타들이 참석해 이목을 끌었다.

2026년 1월 24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쇼가 열린 장소는 파리 중심부의 팔레 브롱니아르(Palais Brongniart)였으며, 쇼 시작 전 R&B 스타 어셔(Usher)가 에르메스의 집행 의장 액셀 뒤마(Axel Dumas)와 어울리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보도는 작성자 헬렌 리드(Helen Reid)를 통해 전달됐다.

Hermes show 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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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에서는 모델들이 실크 터틀넥시어링(shearling) 안감 처리로 보온성과 질감을 강조했으며, 반짝이는 카키색 악어가죽 수트가 특히 눈에 띄는 룩으로 평가됐다.

니샤니앙은 과거 컬렉션의 아이템을 적절히 재조합하는 전략을 유지했다. 2003년의 네이비 가죽 슈트(톱스티칭으로 핀스트라이프 연출)1991년의 모카 빛 송아지가죽(칼프스킨) 점프수트을 재활용하는 등 자신의 지난 작품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또한 쇼의 곳곳에서는 오렌지와 옐로 계열 재킷으로 색감을 가미해 시각적 포인트를 줬다.

Hermes runway

쇼 종료를 알리며 무대에 등장한 니샤니앙은 관객들로부터 기립 박수를 받았다. 관람석에는 영국 디자이너 폴 스미스(Paul Smith), 래퍼 트래비스 스콧(Travis Scott), 배우 제임스 맥어보이(James McAvoy)체이스 크로포드(Chace Crawford) 등이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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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는 2025년 10월, 차기 수석 디자이너로 그레이스 웨일스 보너(Grace Wales Bonner)를 지명했다. 보너는 영국인 디자이너이며, 주요 패션 하우스를 이끄는 첫 흑인 여성으로 주목받고 있다. 에르메스 측은 보너가 2027년 1월(다음 해 1월 예정)에 남성복 데뷔 컬렉션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용어 설명 및 문화적 배경

팔레 브롱니아르(Palais Brongniart)은 파리 중심에 위치한 역사적 건물로, 원래 프랑스 증권거래소(Bourse)로 사용되던 장소이다. 패션쇼장으로도 자주 사용되며 건축학적·문화적 상징성을 지닌다. 시어링(shearling)은 양모를 붙인 가죽 소재로, 보온성과 부드러운 촉감이 특징이다. 칼프스킨(calfskin)은 송아지 가죽으로 내구성과 고급스러운 광택을 지녀 럭셔리 브랜드의 소재로 많이 쓰인다.

전문적 분석: 브랜드와 시장에 미칠 영향

니샤니앙의 퇴임과 보너의 전임은 에르메스 브랜드 전략의 중요한 분기점이다. 에르메스는 오랜 기간 전통과 장인정신을 강조해온 하우스로, 디자이너의 교체가 제품 라인과 소비자 수요에 미칠 영향은 다음과 같은 요소들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창의적 연속성이다. 니샤니앙이 37년간 쌓아온 디자인 언어는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강하게 결부되어 있다. 보너가 이를 존중하면서 자신만의 감성을 어떻게 결합하느냐에 따라 충성 고객층의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 리스크가 크지만 성공적으로 통합된다면 에르메스는 새로운 고객층 확보와 함께 기존 고객 이탈을 최소화할 수 있다.

둘째, 시장 반응과 가격 형성이다. 럭셔리 시장에서는 디자이너 교체가 ‘콜렉터즈 아이템’으로서의 희소성 기대를 자극할 수 있다. 니샤니앙의 마지막 컬렉션과 과거 아이템의 재활용은 단기적으로 특정 빈티지 또는 시그니처 제품에 대한 수요를 자극해 중고·경매 시장에서 가격 상승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보너의 첫 남성복 라인이 전통적 고객의 취향을 크게 벗어나면 일부 제품군의 판매 속도는 둔화될 수 있다.

셋째, 브랜드 이미지와 다양성의 시그널이다. 보너가 주요 하우스를 이끄는 첫 흑인 여성이라는 점은 패션 산업 내부와 외부에서 다양성(Diversity) 및 포용성(Inclusion)에 대한 긍정적 메시지로 해석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글로벌 미디어 주목도를 높이고, 젊은 소비층과 문화적으로 민감한 시장에서 브랜드의 매력을 확장시킬 수 있다.

넷째, 투자 관점이다. 에르메스는 상장사로서 디자이너 교체가 기업 실적에 즉각적인 영향을 주는 사례는 드물다. 다만 브랜드 가치와 장기적 매출 성장률, 제품 마진 구조의 변화 가능성은 투자자와 애널리스트의 관찰 대상이 된다. 실적의 정량적 변화는 보너의 첫 시즌과 이후 1~2년간의 판매 지표, 프라이싱 전략, 핵심 제품 카테고리의 반응을 통해 보다 명확해질 것이다.

요약하면, 니샤니앙의 퇴임은 에르메스의 역사적 전환점이며, 보너의 등장은 브랜드에 새로운 문화적·상업적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나 단기적 불확실성은 존재하며, 시장과 소비자의 수용 여부가 향후 가치 평가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전망 및 향후 일정

에르메스는 공식적으로 그레이스 웨일스 보너의 남성복 데뷔를 2027년 1월로 예고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보너의 첫 컬렉션이 발표되는 시점을 주목하고 있으며, 해당 시즌의 피드백이 향후 에르메스 남성복 라인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작성: 헬렌 리드(Helen Reid), 로이터(Reuters) 보도 자료를 바탕으로 재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