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텍사스중질유(WTI) 12월물은 3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전일 대비 0.15%↑인 배럴당 0.09달러 오른 59.72달러에 마감했다. 같은 달물 RBOB 가솔린도 0.10%↑인 갤런당 0.0019달러 상승했다.
2025년 10월 3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유가 반등은 미·중 무역 긴장 완화가 촉매로 작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관세 휴전 연장과 수출 통제 완화, 그리고 기타 무역 장벽 축소에 합의했다. 시장은 이를 글로벌 경제 성장과 에너지 수요 회복의 신호로 해석했다.
전날 발표된 EIA(미 에너지정보청) 재고 통계도 상승 압력을 가했다.
10월 24일 기준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예상과 달리 감소했고, 가솔린 재고는 11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만 달러 인덱스(DXY)가 2.75개월래 최고치를 경신하며 오름폭을 제한했다.
글로벌 수요·공급 변수
유로존의 3분기 GDP는 전기 대비 0.2%·전년 대비 1.3% 증가해 예상치를 웃돌았고, 일본은행(BOJ)은 2025년 자국 성장률 전망치를 0.6%→0.7%로 상향했다. 이는 에너지 소비 증가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공급 측면에서는 러시아산 원유 감소 전망이 부각됐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미 대표는 “우리는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제재를 시행했고 집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Rosneft·Lukoil 등 주요 업체를 제재했고, EU도 Rosneft·Gazprom Neft 거래를 금지하며 ‘암선단’(제재 회피 선단) 117척과 45개 기관을 추가 제재했다.
같은 기간 우크라이나의 드론·미사일 공격으로 러시아 정유시설 최소 28곳이 피해를 입었다. 이에 10월 첫 열흘 동안 러시아 해상 연료 수출은 일평균 188만 배럴로 3.25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저유가 우려도 존재한다. 분석업체 Vortexa는 7일 이상 정박한 유조선에 보관 중인 원유가 전주 대비 12% 늘어난 8,975만 배럴이라고 발표했다. IEA(국제에너지기구)는 지난 14일, 2026년 일일 400만 배럴 규모의 사상 최대 공급 과잉을 경고했다.
OPEC+는 주말 회의에서 12월 증산 13만7,000배럴/일이라는 ‘베이스 시나리오’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와 일치한다. OPEC 회원국들은 2024년 초 감산분 220만 배럴/일을 전면 회복하기 위해 총 166만 배럴/일 증산을 추진 중이며, 9월 산유량은 2년 반 만의 최고치 2,905만 배럴/일로 집계됐다.
EIA에 따르면 10월 24일 기준 미국 원유 재고는 최근 5년 평균 대비 5.8%↓, 가솔린 재고는 2.7%↓, 중간유 재고는 8.4%↓ 수준이다. 동일 주간 미국 원유 생산량은 사상 최고인 1,365만5,000배럴/일을 기록했다.
Baker Hughes
자료에서는 10월 24일 주간 미국 가동 중인 원유시추기(리그)가 전주 대비 2기 늘어난 420기로 집계됐다. 이는 8월 1일 기록된 410기(4년래 최저치)에서 소폭 반등했지만, 2022년 12월 627기 대비로는 여전히 크게 낮다.
용어 설명
WTI는 미국 텍사스 서부 지역 산 원유로,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대표적 선물 상품이다. RBOB 가솔린은 무연가솔린 선물로, 여름철 환경 기준에 맞춰 산출된 ‘Reformulated Blendstock for Oxygenate Blending’의 약자다. 달러 인덱스(DXY)는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낸다.
기자 전문 해설
수요 기대와 공급 차질이라는 상반된 재료가 혼재하는 상황에서, 연말 유가는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발 공급 감소는 단기 상승 요인이지만, IEA가 경고한 2026년 공급 과잉과 OPEC+ 증산 기조는 중장기 하방 압력을 높인다.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경우 원유 가격에 추가 부담을 줄 수 있으며, 미·중 협상 진전이 실제 물동량 회복으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투자자는 재고 지표, 환율 흐름, 지정학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