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들, 엔비디아 대거 매도…블랙록 비트코인 ETF로 갈아탔다

미국 헤지펀드 업계의 거물 켄 그리핀(Citadel Advisors)과 스티븐 코언(Point72 Asset Management)이 2025년 1분기 동안
엔비디아(NASDAQ: NVDA) 주식을 절반 가까이 매도하고, 블랙록의 iShares Bitcoin Trust(NASDAQ: IBIT) 지분을 대폭 확대한 사실이 공개됐다.
두 사람이 제출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폼 13F 보고서를 통해 드러난 이 거래는 인공지능(AI) 대표 종목과 비트코인 현물 ETF 간 자금 이동이라는 점에서 월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

2025년 7월 25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그리핀은 엔비디아 주식 150만 주를 팔아 보유 비중을 50% 줄였으며, 같은 기간 iShares Bitcoin Trust 200만 주를 추가 매수해 지분을 195% 늘렸다. 코언 역시 엔비디아 200만 주를 매도(보유 지분 50% 축소)하고 IBIT 130만 주를 매수해 49% 증액했다. 이번 13F 데이터는 실제 거래가 이루어진 지 최소 4개월 후 공개되는 만큼 시차가 존재하지만, 대형 기관투자가의 자금 흐름을 가늠하는 핵심 단서로 활용된다.


엔비디아, 해결된 역풍과 여전한 성장 스토리

엔비디아는 데이터센터용 GPU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지키고 있다. GPU는 대규모 언어 모델(LLM) 학습 등 복잡한 AI 연산을 가속화하는 반도체로, 최근 AI 붐의 기본 인프라로 통한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 포레스터는 “엔비디아 없이는 현대적 AI가 불가능하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1분기 당시 투자자들은 두 가지 우려에 직면했다. 첫째,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미국산 고성능 GPU 대신 저사양 칩으로 LLM을 구현했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고급 GPU 수요 둔화 가능성이 제기됐다. 둘째,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한 ‘AI 확산 규제(AI Diffusion Rule)’로 인해 엔비디아의 수출길이 막힐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집권한 뒤 해당 규제를 철회하고 중국에 H20 GPU 수출을 재개하도록 허용하면서, 두 가지 역풍은 사실상 해소됐다.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는 2030년까지 AI 관련 하드웨어‧소프트웨어‧서비스 지출이 연평균 35% 성장할 것으로 본다. 월가는 엔비디아의 향후 3~5년 EPS 성장률을 연 29%로 예상하며, PER 56배(2025년 7월 24일 종가 기준)는 ‘비싸지만 감내할 만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iShares Bitcoin Trust, 최대 8,595% 상승 시나리오?

한편 비트코인(BTC) 가격은 2023년 1월 이후 612% 급등해 현재 11만8,000달러, 시가총액 2조3,000억 달러에 이른다. 월가 전문가들은 향후 상승 여력을 더욱 낙관한다.

• 아크 인베스트 데이비드 푸엘: 2030년 비트코인 150만 달러(상승 여력 1,170%)
• 번스타인 가우탐 추가니: 2033년 100만 달러(745%)
• 펀드스트랫 톰 리: 장기적으로 300만 달러 이상(2,440%)
• 마이크로스트래티지 회장 마이클 세일러: 2045년 200조 달러 자산(8,595%)

비트와이즈 CIO는 비트코인을 “가장 크고 유동성 높은 디지털 자산“이라 칭한다. 발행량이 2,100만 개로 고정돼 있어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금(Gold)과 자주 비교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으로 미국 정부가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SBR)’을 도입할 길이 열리면서, 올해 기업·기관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30% 이상 급증했다.

비트코인 및 미국 달러 이미지

현물(Spot) 비트코인 ETF는 브로커리지 계좌에서 곧바로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게 해준다. 예컨대 IBIT의 연간 보수는 0.25%에 불과한 반면, 코인베이스 거래소 수수료는 1만 달러 미만 거래 기준 0.4~0.6%에 달한다. 이 때문에 기관투자가가 ETF 시장으로 몰리고 있으며, 최근 13F에 따르면 1년 새 1억 달러 이상 자산을 운용하는 기관의 IBIT·피델리티 Wise Origin Bitcoin Fund 보유 건수가 3배 가까이 증가했다.


📌 용어 풀이

13F SEC 규정에 따라 운용자산 1억 달러 이상 미국 기관투자가가 분기마다 공개해야 하는 보유 종목 보고서다. Spot ETF란 ETF 운용사가 실제 기초자산(이 경우 비트코인)을 1:1로 보유해 가격을 추적하는 상품을 말한다.


전문가 시각과 투자 시사점

케빈 그리핀과 스티븐 코언의 포트폴리오 움직임은 ‘AI 인프라→디지털 골드’로 자금이 일부 재배치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엔비디아는 여전히 장기 성장성이 확고하지만, 밸류에이션 부담과 정책 리스크로 단기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반면 비트코인은 규제 완화, 기관 수요 확대, 한정된 공급이라는 3대 동력에 힘입어 ‘비변동성 자산으로의 진화’ 가능성이 부각된다.

다만 비트코인은 역사적으로 50% 이상 조정을 세 차례나 겪었고, 향후에도 급락 리스크를 배제할 수 없다. 투자자는 자신의 위험 감내 수준과 투자 기간, 자산 배분 목표를 고려해 포트폴리오 내 비트코인 비중을 신중히 설정해야 한다. 장기 관점에서 분할 매수‧우상향 전략을 취하면 고점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결론적으로, 엔비디아는 AI 성장을 그대로 누리기 위한 ‘핵심 반도체’ 플레이이고, iShares Bitcoin Trust는 디지털 자산 시장에 비용 효율적으로 진입할 수 있는 ‘간접 투자’ 수단으로 평가된다. 두 자산군은 상관계수가 낮아 포트폴리오 분산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는 만큼, 한국 투자자도 글로벌 트렌드를 참고해 전략적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