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스탠리 드러켄밀러, 엔비디아·팔란티어 매도하고 2026년 앞두고 제약주 대량 매수

요지 — 월가의 유명 자금운용인들이 분기별로 제출하는 Form 13F 보고서를 통해 자금 이동을 추적할 수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듀케인 패밀리 오피스(Duquesne Family Office)의 창업자이자 투자 책임자인 억만장자 스탠리 드러켄밀러(Stanley Druckenmiller)가 그래픽처리장치(GPU) 선두기업 Nvidia와 데이터·AI 소프트웨어 기업 Palantir Technologies 지분을 정리한 반면, 제약업체 Teva Pharmaceutical Industries의 주식은 5개 분기 연속으로 대량 매수한 사실이 확인됐다.

2025년 12월 24일, 나스닥닷컴(Nasdaq.com)의 보도에 따르면, 드러켄밀러는 2024년 9월 종료 분기 동안 보유 중이던 엔비디아 잔여 지분 214,060주를 모두 처분했고, 팔란티어는 2024년 7월 1일부터 2025년 3월 31일까지의 9개월 동안 총 769,965주를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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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m 13F이란? Form 13F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의해 규정된 서류로, 운용자산이 최소 1억 달러(USD 100 million) 이상인 기관투자가들이 매 분기 말 이후 최대 45일 이내에 제출해야 하는 보고서다. 이 문서에는 해당 기관이 분기 동안 보유하거나 처분한 상장주식의 종목명, 수량, 시가총액 기준 순위 등이 포함된다. 투자자와 언론은 이를 통해 대형 투자자들의 포지션 변화를 파악하고 매매 심리를 엿볼 수 있다.


엔비디아와 팔란티어의 배경 — 2023년 이후 AI(인공지능) 관련주들이 월가의 주요 관심사가 되었고, 특히 엔비디아와 팔란티어는 대표적인 ‘AI 수혜주’로 꼽혀왔다. 엔비디아는 2025년 중반 시장에서 5조 달러(시가총액 기준)에 근접하는 기록을 세우는 등 GPU 부문에서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팔란티어는 정부 및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AI 기반 소프트웨어 플랫폼 GothamFoundry를 통해 멀티이어(다년) 계약을 확보하며 예측 가능한 두 자릿수 매출 성장과 풍부한 영업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있다는 점이 부각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러켄밀러의 매도는 단순한 차익실현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 보도에 따르면 듀케인의 펀드 내 평균 보유기간은 2024년 9월 30일 기준으로 7개월 미만으로 집계되며, 이는 매수 및 매도 시점에 따라 적극적으로 차익을 실현하는 전략을 시사한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인터넷, 유전체 해독, 나노기술, 블록체인 등 혁신 기술 붐이 초기 과열 후 조정(버블 붕괴)을 경험한 사례를 들어, AI 역시 비슷한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새로운 기술의 채택률과 최적화 속도를 투자자들이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으며, 시간이 지나야 기술은 성숙하고 진화한다.”

밸류에이션(Valuation) 우려 — 엔비디아와 팔란티어의 가격대비매출비율(P/S 비율)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논쟁거리다. 역사적으로 혁신 기업의 P/S 비율이 30배 이상으로 치솟는 경우 장기적으로 지속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보도 시점(2025년 12월 19일 종가 기준)에서 팔란티어의 P/S 비율은 127에 달해 시장에서 특히 눈에 띄는 고평가 신호로 해석됐다. 엔비디아는 한때 P/S 30을 상회했으나 상대적으로 더 견조한 매출 성장으로 정당화될 여지가 있다고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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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켄밀러의 Teva 집중 매수 — 반대로 드러켄밀러는 제약사 Teva Pharmaceutical Industries(NYSE: TEVA) 지분을 집중적으로 늘리고 있다. Teva의 주가는 2024년 초 이후 191% 상승했으며, 드러켄밀러는 2024년 하반기부터 2025년 9월 30일까지 다음과 같이 분기별로 꾸준히 매수했다.

듀케인 펀드의 Teva 매수 내역(기간: 2024-07-01 ~ 2025-09-30)
• 2024년 3분기: 1,427,950주 매수
• 2024년 4분기: 7,569,450주 매수
• 2025년 1분기: 5,882,350주 매수
• 2025년 2분기: 1,089,189주 매수
• 2025년 3분기: 625,000주 매수
총 보유주식수: 16,593,935주

보도 시점 기준으로 Teva는 드러켄밀러가 운용하는 약 41억 달러(약 4.1 billion USD) 규모 펀드에서 시가총액 기준 3위 보유 종목으로 올라섰다.

Teva의 펀더멘털 변화 — Teva가 매력적으로 부각된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법적 불확실성이 점차 해소되며 재무적 부담이 완화되었다. Teva는 2023년 초에 미국 48개 주와의 오피오이드 소송 합의를 통해 해당 이슈의 재무적 충격을 장기간(예: 13년 분산 상환 등)으로 분산시켰다. 둘째, 경영진 교체와 구조조정을 통해 재무구조가 개선되었다. 2016년 Actavis 인수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던 순부채는 이후 수년간의 비용 절감과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해 크게 줄었으며, 2025년 3분기 말 기준 순부채는 146억 달러(14.6 billion USD)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셋째, 신약(브랜드 약) 개발로의 전략 전환이다. 제네릭 중심의 비즈니스는 가격경쟁에 취약한 반면, 브랜드 신약은 높은 가격 결정력과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다. 예컨대 2025년에 투약되는 Austedo는 전 세계 매출이 20억 달러 이상으로 전망되고 있다.


용어 설명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주요 용어 설명은 다음과 같다.
Price-to-Sales(P/S) 비율: 주가를 주당 매출로 나눈 지표로, 동일 업종 내에서 기업의 매출 대비 시가총액 수준을 평가할 때 사용된다. 숫자가 클수록 매출 대비 시장의 기대(또는 과대평가)가 높다는 의미다.
Forward P/E(선행 주가수익비율): 향후 12개월 또는 다음 회계연도의 예상 주당순이익(EPS)을 기준으로 한 주가수익비율로, 미래 수익을 반영한 밸류에이션 지표다. 기사에 따르면 Teva는 보도 시점에 선행 P/E 약 11배 수준에서 거래되었고, 드러켄밀러가 매수 시작할 당시에는 선행 P/E 약 5배 수준까지 낮아 보였다고 보고되었다.

시장 영향 및 전망 — 드러켄밀러와 같은 대형 투자자의 포지션 변화는 월가의 자금 배분과 심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엔비디아·팔란티어 같은 AI 선도주에서의 이탈은 단기적으로 관련 섹터의 매수심리에 부담을 줄 수 있으며, 고평가 논란이 재부각되면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반면 Teva와 같은 제약·헬스케어 종목으로의 자금 이동은 경기 방어적 성향과 밸류에이션 매력의 재평가를 시사한다. 특히 Teva의 경우 법적 리스크 완화, 부채 축소, 파이프라인 상업화 기대가 결합되면서 중장기적 실적 개선이 나타날 경우 주가 상승 여지가 존재한다.

다만 리스크도 존재한다. AI 부문의 경우 기술 성숙도와 기업들의 AI 투자 효율성(ROI)이 예상보다 느리게 실현되면 해당 산업 전반의 주가 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 제약 분야에서는 신약 상업화 실패, 규제 리스크, 경쟁 약물의 등장 등이 수익성 가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투자자는 드러켄밀러의 포지션 변화만을 근거로 무작정 추종하기보다는 기업별 재무구조, 제품 파이프라인, 계약 관행, 밸류에이션 지표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결론 — 2024년 하반기부터 2025년 3분기까지의 13F 보고서에서 드러켄밀러는 AI 관련 핵심 주식을 정리하고 전통적 산업인 제약사의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이는 고밸류에이션 리스크를 경계하면서 펀더멘털이 개선된 기업에 자금을 배치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향후 시장에서는 AI 섹터의 과열 우려와 제약·헬스케어 섹터의 실적 개선 가능성이 투자자 선택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