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달러에도 전망치 부합…지멘스, 3분기 산업이익 28억유로 기록

【취리히/로이터】 독일 공학 대기업 지멘스(Siemens AG)가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미국 달러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산업부문 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25년 8월 7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지멘스는 2025회계연도 3분기(4∼6월) 산업부문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한 28억2,000만 유로(약 32억9,000만 달러)로 집계되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멘스가 취합한 애널리스트 컨센서스에 정확히 부합하는 수치다.

산업용 소프트웨어·철도차량 등을 제조하는 지멘스는 같은 기간 매출이 3% 증가한 193억8,000만 유로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192억4,000만 유로)를 웃돌았다. 회사 측은 환율 변동과 구조조정 비용이 이익 감소의 주요 요인이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분기 중 달러화 가치가 유로화 대비 약 8% 하락하면서 통화 환산 효과(currency translation effects)가 지멘스의 실적을 직접적으로 압박했다. 회사는 환율 요인이 수주 성장률에서 4%p, 매출 성장률에서 3%p를 각각 깎아먹었다고 밝혔다. 여기에 디지털 인더스트리 부문의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 비용이 추가로 반영되었다.

“변동성이 큰 글로벌 시장 환경에서도 지멘스는 견조한 결과를 내고 있다.”

— 롤란트 부슈(Roland Busch) 최고경영자(CEO)

부슈 CEO는 실적 발표 자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재설정에 따른 세부 영향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했으나, 달러 약세가 회사의 숫자에 분명히 반영되었다고 강조했다.


달러 약세의 배경
해당 분기 동안 달러화는 연방준비제도(Fed)의 독립성 훼손 가능성, 공식 통계에 대한 신뢰 저하, 재정적자 확대, 금리인하 가능성 확대 등 복합적 요인으로 유로화 대비 8% 하락했다. 이는 글로벌 다국적 기업들의 유럽 내 실적 계산 시 불리한 요소로 작용한다.

참고로, 지멘스가 밝힌 환율 기준은 $1 = 0.8568 유로다. 기업 실적 산정 시 표기 통화가 다를 경우, 매출·이익 지표가 실제 현금흐름과 괴리될 수 있어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용어 해설
산업부문 이익(Industrial Profit)은 지멘스 전체 사업부 가운데 제조·공정자동화·철도차량 등 산업 관련 부문에서 창출된 영업이익을 의미한다. 이는 금융·지분법 투자 등 비핵심 부문을 제외하고 기업의 본업 경쟁력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통화 환산 효과는 해외 통화를 유로화로 전환할 때 발생하는 회계상 손익 변동분이다. 실제 현금 유출입과 무관하지만, 보고 통화의 강세·약세에 따라 실적 지표가 크게 달라 보여 투자 판단에 혼선을 줄 수 있다.


전문가 시각
시장 분석가들은 지멘스의 이번 실적을 두고 “환율 역풍을 감안하면 양호한 실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향후 유로 강세가 지속될 경우 하반기 실적 가이던스에 하향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또한 디지털 인더스트리 부문의 구조조정이 완료되면 중장기 수익성이 개선될 여지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결론적으로, 달러 약세와 구조조정 비용이라는 부정적 요소 속에서도 지멘스는 매출 성장세를 유지하며 시장 컨센서스를 충족했다. 통화 환경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향후 분기별 환율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