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자 심리와 지출 여력이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두고 주목받고 있다. 야데니 리서치(Yardeni Research)는 분석 노트에서 일부 투자자들이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미국 소비자는 “충분히 활발히 지출할 위치”에 있다고 평가했다.
2025년 11월 26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야데니 리서치의 애널리스트 팀(잭키 도허티[Jackie Doherty] 포함)은 S&P 500 임의소비재 지수가 올해 들어 소폭 상승하는 데 그치며 광범위한 S&P 500 내에서 세 번째로 부진한 섹터라고 지적했다. 이 지수는 비필수 소비재와 서비스를 판매하는 기업들로 구성돼 있으며, 투자자들의 소비 심리와 가계의 가처분소득 변화를 민감하게 반영한다.
보고서는 주택 개보수(홈임프루브먼트) 기업의 부진이 섹터 전반의 성과를 일부 훼손했다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로우스(Lowe’s)와 홈디포(Home Depot)와 같은 종목들이 주택 매수 둔화와 저금리 모기지를 보유한 기존 주택 소유자들의 이동 회피라는 이중 압력에 직면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소위 ‘금리 락인(lock-in)’ 효과로, 낮은 고정금리를 누리는 가계가 이사나 재융자를 회피함에 따라 주택거래와 관련 지출이 위축되는 현상을 뜻한다.
애널리스트들은 또한 미 전역에 걸친 광범위한 관세와 끈적한(고착) 인플레이션이 상품 가격을 상승시켰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미국 가계가 연말 특수를 앞두고 고가 내구재 등 ‘빅티켓’ 품목에 지출을 확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야데니 리서치는
“일부 투자자들은 (소비자들이 지출을) 하지 않을 것을 우려하지만, 소비자는 ‘상대적으로 강한 위치(relatively strong position)’에 있다”
고 강조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어
“그들은 대체로 고용 상태이며, 과도한 레버리지에 의존하지 않고, 3년간 이어진 강세장의 혜택을 보고 있으며, 올해 초 통과된 백악관의 대표적 예산 법안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원 빅 뷰티풀 빌 액트(One Big Beautiful Bill Act)’ 덕분에 내년 세금 환급액이 더 커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고 덧붙였다.해당 법안은 기사 원문에서 ‘백악관의 대표적 예산 법안’으로 지칭됐다.
소매 업종의 미시적 신호도 언급됐다. 보고서는 대형 박스형 유통업체인 월마트(Walmart)와 S&P 500 내 의류 소매 전반의 견조한 수익률이 “소비자의 강인함”을 더 잘 보여주는 지표라고 평가했다. 이는 소비가 특정 고가 품목에서 주춤하더라도, 필수 소비재·의류 중심의 대형 리테일 채널에서는 수요가 유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추수감사절(Thanksgiving) 연휴를 앞둔 화요일 발표된 예상보다 부진한 소매판매와 우울한 소비자 신뢰 조사는 부정적인 그림을 그렸다. 해당 지표들은 연말 쇼핑 시즌의 모멘텀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일부 낮춘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야데니 리서치는 보정이 필요하다고 봤다. 소매판매 통계는 9월 수치로, 이달(11월) 들어서야 종료된 연방정부 셧다운이 가시화되던 시기에 작성된 것이며, 소비자신뢰지수 또한 “최근 몇 년간 주식시장 방향의 정확한 선행지표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즉, 숫자 자체의 시차와 해석의 한계를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애널리스트들은 결론적으로
“최근 시장은 소비자가 ‘무엇을 말하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하는지’를 보라고 요구해왔다”
고 강조했다. 이는 설문이나 심리지표보다 실제 결제 데이터, 트래픽, 매출 추이 등 실물 신호의 중요성을 환기하는 대목이다.
해설: 무엇이 ‘상대적으로 강한’ 미국 소비자를 지지하나
야데니 리서치의 핵심 메시지는 미국 소비자의 기초 체력이 여전히 양호하다는 점이다. 고용 여건이 안정적일수록 가계의 소득 흐름은 예측 가능해지고, 과도한 부채 레버리지에 의존하지 않는 균형 잡힌 재무 구조는 금리 변동이나 경기 둔화 충격에 대한 완충 장치로 작용한다. 또한 다년간의 강세장 효과는 주식·퇴직계좌 등 금융자산의 평가 이익을 통해 자산효과(wealth effect)를 제공, 소비 심리를 간접적으로 지지하는 요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반대로, 관세와 고착 인플레이션은 가격을 통해 소비자의 실질 구매력을 잠식한다. 특히 빅티켓 아이템(자동차, 가전, 가구 등)과 같이 금융 조건(할부, 대출)에 민감한 품목은 금리 및 신용여건에 따라 수요 탄력성이 커진다. 이번 분석이 로우스·홈디포와 같은 주택 관련 리테일의 부진을 짚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주택 매매의 둔화와 저금리 모기지 보유 가계의 이사 회피는 리모델링·가구·자재 등 연계 지출의 체인 반응을 제약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월마트를 비롯한 대형 박스형 리테일의 실적 회복력은 실수요의 기반이 살아 있음을 보여준다. 대형 유통망은 가격 경쟁력과 상품 믹스 조정을 통해 소비자들의 다운시프팅(가격대 이동)을 흡수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경기 국면 변화 속에서도 생활필수품 중심의 장바구니가 유지되면서 지출 구성의 리밸런싱이 일어나고 있음을 시사한다.
지표 해석의 포인트: 시차와 대표성
9월 소매판매와 소비자신뢰지수가 전한 신호는 단기적으로 부정적일 수 있다. 그러나 통계의 작성 시점(시차)과 지표의 대표성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매판매는 당시 정부 셧다운 가능성이 시장 심리를 누를 때 집계됐고, 소비자신뢰지수는 주가 방향성을 설명하는 데 최근 들어 정확도가 낮았다는 반론이 제기돼 왔다. 이러한 맥락에서 야데니 리서치가 강조한 바와 같이, 말이 아닌 행동(실제 지출 데이터)에 무게를 두는 접근은 합리적일 수 있다.
실무적으로는 리테일러의 동일점포매출(SSS), 온라인 트래픽, 프로모션 반응률, 반품율 등 고빈도·고세분화 데이터가 연말 시즌의 체감 경기를 판별하는 데 유용하다. 투자자와 기업 모두가 이러한 행태 기반 지표에 주목하는 이유다.
용어 설명
– S&P 500 임의소비재 지수: 필수재가 아닌 의류, 가전, 자동차, 레저 등 경기 민감형 소비재·서비스 기업으로 구성된 지수다. 경기와 소득 기대가 좋아지면 아웃퍼폼하고, 둔화 시 언더퍼폼하는 경향이 있다.
– 대형 박스형 리테일러(Big-box retailer): 대규모 매장형 유통업체로, 광범위한 상품을 낮은 단가로 판매한다. 월마트가 대표적 사례다.
– 끈적한(고착) 인플레이션: 정책 대응에도 완만하게만 둔화되는 물가 압력을 의미한다. 임금·주거비 등 하방 경직적 요소가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 금리 락인(lock-in) 효과: 저금리로 고정된 차입을 보유한 가계가 이사·재융자 시 더 높은 금리를 부담하게 되는 것을 피하려 거래를 미루는 현상을 말한다.
종합
요약하면, 야데니 리서치는 미국 소비자가 연말 쇼핑 시즌을 지탱할 만한 펀더멘털을 보유하고 있다고 본다. 관세와 인플레이션이 가격 측면의 역풍을 만들고, 일부 리테일 세그먼트(주택 관련)가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서도, 고용 안정·적정 레버리지·자산효과·세제 기대가 소비 여력을 뒷받침한다는 판단이다. 동시에, 9월 통계와 심리지표만으로 시장 방향을 단정하기보다, 실제 구매 행태를 통해 연말 성수기의 강도를 가늠하라는 메시지를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