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나스닥 상장사이자 중동·북아프리카(MENA) 지역 대표 멀티미디어 스트리밍 플랫폼인 앵하미(Anghami Inc., 티커: ANGH)가 10대1 역분할(reverse stock split) 계획을 공식화한 직후 주가가 9.4% 하락했다. 이번 결정은 자본시장 규정을 준수하기 위한 조치로, 해당 기업의 주주 구성과 기업가치 변동에 적지 않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25년 7월 29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앵하미는 오는 2025년 8월 4일부터 조정된 주가 기준으로 거래를 시작할 예정이며, 종목 코드는 기존과 동일한 ‘ANGH’를 유지한다. 다만 새로운 CUSIP 번호(G0369L200)가 부여돼 투자자들은 예탁기관 보고서에서 변동 사항을 확인해야 한다.
“이번 역분할은 나스닥 캐피털 마켓의 최소 호가(1달러)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필수 단계이며, 주식 수의 단순 물리적 조정일 뿐 기업의 내재 가치에는 변화가 없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역분할은 2025년 7월 22일 개최된 임시 주주총회(Extraordinary General Meeting)에서 승인됐다. 해당 안건은 다수 주주의 찬성을 얻어 통과됐으며, ‘주당 액면가(par value)’도 종전 0.0001달러에서 0.001달러로 10배 상향 조정된다.
역분할 이후에는 발행·유통 중인 보통주 10주가 1주로 병합되지만, 주주가 보유한 전체 지분 비율과 자본 총액은 불변이다. 회사는 “주주가치 희석(dilution) 우려는 없으며, 총 발행 가능 주식 수 대비 보유 지분 비율도 동일하게 유지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가령, 1,000주를 보유한 투자자는 역분할 후 100주를 보유하게 되며, 동시 시가총액과 개인 포트폴리오 가치는 주가 조정(이론상 10배 상승)으로 균형을 이룬다. 전환사채·전환우선주·워런트 등 모든 파생·전환 가능 증권의 행사가격도 동일 비율(10배)로 재조정될 예정이다.
한편 부분(소수) 주식(fractional share)이 발생할 경우, 회사는 이를 현금으로 정산한다. 예를 들어, 105주 보유자는 병합 후 10주를 받고 남은 0.5주는 현금으로 지급받는다. 이는 소수 단위 주식을 발행·보유·관리하는 추가 비용을 방지하기 위한 관례다.
컨티넨털 스톡 트랜스퍼 & 트러스트 컴퍼니(Continental Stock Transfer and Trust Company)가 교환·이전 대행기관(exchange & transfer agent)으로 지정됐다. 전자(스트리트 네임) 방식으로 보유 중인 투자자는 추가 행동이 필요 없으며, 은행·증권사 계좌에 자동으로 병합된 주식 수량이 반영된다.
역분할은 주가 부양을 통한 나스닥 상장 유지가 1차 목적이지만, 동시에 유통 주식 수 축소로 인한 변동성 관리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다만 거래량 감소와 유동성 축소가 단기적으로는 주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용어·배경 설명
역분할(Reverse Split)은 유통 주식 수를 줄여 단가를 올리는 방법이다. 예컨대 10대1 역분할 시 주식 수는 1/10로 줄지만 주가는 이론상 10배 오른다. 이는 최소 호가 규정 미달 시 상장폐지 위험을 해소하는 대표적 수단이다.
CUSIP(Committee on Uniform Securities Identification Procedures)은 미국·캐나다 증권 식별번호로, 9자리 코드가 종목마다 부여된다. 번호가 바뀌면 전산·결제 시스템이 새 종목으로 인식하므로 투자자는 변경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
MENA는 중동(Middle East)과 북아프리카(North Africa)를 포괄하는 용어다. 앵하미는 아랍어·영어 음악 콘텐츠를 제공하며, 현지 최대 음원 스트리밍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문 기자 관점 및 전망
이번 역분할이 나스닥 최소 호가 1달러 요건을 충족해 상장폐지 리스크를 해소한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유동 주식 수 축소로 인해 매매체결 스프레드(호가 간격)가 벌어질 수 있어 단기 트레이더는 체결 가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한 역분할은 근본적인 실적 개선을 담보하지 않기에 투자자는 스트리밍 가입자 성장률·콘텐츠 라이선스 비용·현금흐름 등 펀더멘털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앵하미의 주가 하락은 역분할 발표 자체가 ‘경고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는 시장 심리를 반영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구독 경제·디지털 음악 시장 확대라는 구조적 성장 요인을 감안하면, 향후 실적과 시장 점유율 추이에 따라 주가 방향성이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