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코라, CSX에 “단기 합병 추진 또는 CEO 교체” 촉구…미 철도업계 재편 속 위기감 고조

미국 행동주의 펀드 앵코라 홀딩스(Ancora Holdings)미 동부 대형 화물철도회사 CSX 이사회에 보내는 서한에서, “가시적인 단기 합병 전략을 추진하거나 최고경영자(CEO) 조 힌리치스(Joe Hinrichs)를 교체하라”고 압박했다.

2025년 8월 19일,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의 보도에 따르면, 앵코라는 CSX가 BNSF 철도(버크셔 해서웨이 산하) 또는 캐나다 퍼시픽 캔자스시티(CPKC)와의 “근시일 내 전략적 합병” 가능성을 신속히 검토해야 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주주권 행사(Proxy Contest)를 통해 경영진을 교체할 수밖에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주요 요구 사항

앵코라는 서한에서 “노퍽서던(Norfolk Southern)과 유니언퍼시픽(Union Pacific)이 미 최초의 대륙횡단(양해안) 화물 네트워크를 실현하기 위해 통합할 경우, 가장 큰 시장 잠식 피해를 입는 곳은 CSX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규모의 경제를 선점하려면 CSX도 즉각적인 합병 파트너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약 거래가 성사되지 않는다면, 우리가 별도의 위임장 대결을 통해서라도 힌리치스 CEO를 대체할 자격 있는 운영자를 선임하게 될 것” — 앵코라 서한 중

행동주의 펀드와 ‘프록시 콘테스트’란?

행동주의 펀드(Activist Investor)는 지분을 매입한 뒤 회사 전략·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며 가치 상승을 노리는 투자자다. ‘프록시 콘테스트(Proxy Contest)’는 주주총회 위임장을 모아 현 경영진 대신 새 이사진·경영진을 선임하려는 일종의 경영권 분쟁 절차다.

앵코라는 또한 “규제 당국이 여러 건의 철도 합병을 동시에 심사하면 오히려 효율적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친(親)기업 성향의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초기에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CSX와 노조의 대응

CSX는 로이터 통신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모든 기회를 환영하며, 투자자의 제안을 경청한다”고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반면, 전국철도신호노조(Brotherhood of Railroad Signalmen)는 1,200여 명의 CSX 조합원을 대표해 “단기 수익을 위해 안전과 서비스를 훼손하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노조 회장 마이클 볼드윈(Michael Baldwin)은 “혁신과 진보에는 동의하지만, 헤지펀드식 ‘손익 계산서 우선’ 전략에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시장 상황과 향후 관전 포인트

현재 유니언퍼시픽은 850억 달러(약 113조 원) 규모로 노퍽서던 인수를 추진 중이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동·서 해안을 하나의 선로로 잇는 화물 철도망이 형성돼 곡물·산업재 물류 흐름이 대대적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대륙횡단 철도망 구축은 운송 시간 단축과 비용 절감을 의미하지만, 경쟁 철도사들의 화물 물량 유출을 가속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CSX는 동부 해안항(볼티모어, 사바나 등)과 러스트 벨트 제조업 지대를 연결하는 내륙 루트를 주력으로 삼고 있어, 고객 이탈 시 타격이 불가피하다.

또한 2021년 캐나다 퍼시픽이 KCS를 인수하며 탄생한 CPKC 사례처럼, 국경을 초월한 네트워크 구축이 주요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도 CSX의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


결론 및 전망

앵코라의 서한은 단순한 ‘의견 개진’을 넘어, 경영권 압박을 통한 구체적 행동 시그널로 해석된다. 향후 CSX가 BNSF·CPKC와의 합병 논의를 공식화할지, 혹은 경영진 교체를 통한 ‘플랜 B’를 가동할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다.

철도 산업 특성상 연방교통위원회(STB) 등 규제 심사가 까다로운 만큼, 정치·규제 환경 변화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 전반의 “메가합병 러시” 속에서 CSX가 생존 전략을 어떻게 조율할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