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광산회사 앵글로 아메리칸(Anglo American Plc)이 2025년 상반기에 전년 대비 더욱 확대된 손실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자아냈다. 회사는 생산 부진으로 매출이 줄어든 가운데 구리 가격 상승 효과를 충분히 누리지 못했고, 이에 따라 중간 배당을 주당 0.07달러로 전년 0.42달러에서 무려 83%나 줄였다.
2025년 7월 31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런던증권거래소(LSE)에서 앵글로 아메리칸 주가는 이날 약 5% 하락한 2,120.00펜스에 거래됐다. 이는 실적 부진과 배당 감소가 시장 심리를 악화시킨 결과로 풀이된다.
상반기 지배주주 귀속 순손실은 18억8,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의 6억7,200만 달러 손실에서 크게 늘었다. 주당 손실은 1.58달러로 전년 0.55달러 대비 세 배 가까이 확대됐다. 조정 기준 기본 주당이익(Basic Underlying EPS)도 0.15달러에 그쳐 전년 1.06달러 대비 86% 급감했다.
계속사업 기준 조정 EPS는 0.32달러로, 전년 0.71달러와 비교해 절반 이상 축소됐다. 같은 기간 조정 EBITDA(세전·이자전·감가상각전이익)는 29억6,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0% 감소했다. 회사 측은 “다이아몬드 사업부(드비어스)에서 5억 달러가량 실적이 줄어든 것이 핵심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매출·마진 동반 하락
매출은 89억5,000만 달러로 전년 95억8,000만 달러에서 7% 줄었고, EBITDA 마진도 37%에서 32%로 5%p 낮아졌다. 이는 구리·다이아몬드 생산량 감소와 비용 부담이 맞물린 결과다.
생산 지표를 살펴보면, 구리 환산 기준 생산량은 9% 감소했다. 특히 칠레 구리 사업장과 드비어스에서 각각 생산 차질이 발생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실제 구리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13% 줄었으며, 망간 광석도 4% 감소했다. 반면 철광석 생산은 2% 늘어 부분적으로 균형을 맞췄다. 다이아몬드 생산은 23% 급감해 전사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시장의 도전적인 거래 환경이 계속되고 있으며, 특히 드비어스 부문에서 어려움이 심화됐다.” — 회사 설명자료 중
용어 해설
1EBITDA는 기업의 영업 현금흐름을 파악하기 위한 지표로, Earnings Before Interest, Taxes, Depreciation and Amortization의 약자다. 감가상각·세금·이자 비용을 제외한 순수 영업이익을 보여주기 때문에 자본집약적 산업인 광산업체 평가에 자주 활용된다.
2LSE(런던증권거래소)는 세계 3대 증권거래소 중 하나로 영국 대표 기업들의 주식이 상장돼 있다. 앵글로 아메리칸은 FTSE 100 지수 구성 종목이기도 하다.
전문가 관전 포인트
시장 참가자들은 다이아몬드 부문의 회복 속도와 칠레 대형 구리광산 프로젝트의 정상화 여부를 최대 관전 요소로 꼽는다. 동시에 수익성 방어를 위해 배당을 대폭 축소한 결정이 단기적으로는 현금보존 효과를 주겠지만, 투자자 매력도를 희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한 글로벌 경기 둔화 및 중국의 원자재 수요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향후 구리 가격 반등이 재무 개선으로 얼마나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최근 전력·재생에너지 전환 추세로 구리 장기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단기 공급 차질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매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전망과 과제
앵글로 아메리칸은 비용 절감과 자산 포트폴리오 최적화를 통해 EBITDA 마진 35% 재달성을 중기 목표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저비용 생산지 확장과 고비용 자산 매각을 검토 중이다. 다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신규 프로젝트 인허가 지연 가능성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구리·철광석 가격 반등, 다이아몬드 수요 회복, 배당 정책 방향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할 시점이다. 전문가들은 “단기 변동성은 크지만, 탄소중립 시대 핵심 원자재 기업이라는 구조적 가치는 유효하다”고 평가한다.
한편, 더 자세한 기업 실적 일정과 개별 종목 정보는 글로벌 금융데이터 서비스인 RTT뉴스(Reuters Thompson Telerate News)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