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개발사 연합, 유럽연합에 애플 수수료 관행 단속 촉구

애플의 수수료 구조가 유럽 개발사들에게 불공정하다는 이유로 20개 앱 개발사와 소비자 단체로 구성된 연합이 유럽 규제 당국에 법 집행을 요구했다.

2025년 12월 16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 연합은 애플(Apple)의 수수료 체계가 최근 미국 법원 판결 이후 미국 개발사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반면, 유럽 개발사들에게는 불리한 격차를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합은 Coalition for Apps Fairness (CAF)로 명명되어 있으며, 오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디저(Deezer)와 보안 이메일 서비스 프로톤(Proton) 등 여러 기업이 포함돼 있다. CAF는 애플이 자사의 앱 생태계 밖에서 발생하는 결제에 대해 수수료를 부과하거나 제약을 가하는 방식이 유럽연합의 법률, 특히 Digital Markets Act(DMA)에 위배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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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 DMA와 ‘게이트키퍼’ 규정>

DMA는 2023년 도입된 유럽연합의 디지털 시장 규제로, 일정 규모 이상의 플랫폼을 ‘게이트키퍼(gatekeeper)’로 지정해 자사 생태계 외부에서의 인앱 결제 등 거래를 무상으로 허용하도록 요구한다. 게이트키퍼는 플랫폼의 시장 지배력을 이용해 경쟁을 제한할 가능성이 큰 기업을 의미한다. 이 법의 취지는 플랫폼의 폐쇄적 행태를 완화해 개발자와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하는 데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올해 초 애플이 개발자들이 대체 결제 수단으로 사용자를 안내하는 것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5억 유로(약 5억8,800만 달러)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CAF는 이 결정에도 불구하고 애플이 내놓은 수정 약관이 여전히 DMA의 취지와 규정을 위반한다고 주장한다.

애플은 EU 판결에 대응해 약관을 개정했으며, 그에 따르면 소규모 사업자에게는 13%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앱스토어 구매에는 최대 20%의 수수료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애플은 생태계 외부 거래에 대해 5%~15%의 ‘페널티(추가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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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F는 이러한 조치들이 DMA가 요구하는 ‘무상 허용(free of charge)’ 원칙을 실질적으로 훼손한다고 보고 있다.

“이 상황은 용인될 수 없으며 앱 경제에 해를 끼친다”

라며 CAF는 애플이 투명성을 저해하고 혁신을 억제한다고 비판했다.

CAF의 글로벌 정책 고문인 진 버러스(Gene Burrus)는 성명에서 “유럽의 개발자들은 이 수수료를 부담하거나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밖에 없다. 이는 유럽 기업에 불리하고, 유럽 소비자에게도 해롭다”라고 말했다. CAF는 집행위원회가 애플 정책을 불법으로 선언한 지 6개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유럽 개발자들이 불리한 처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애플은 2026년 1월부터 시행될 추가 정책 변경을 예고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공개하지 않아 개발자들의 불만을 야기하고 있다. CAF는 “법은 법이다. ‘무상’은 실질적으로 무상이어야 한다”라며 유럽 집행위원회가 필요할 경우 사안을 유럽사법재판소(ECJ)로 회부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1 = 0.8499 유로)


용어 설명

Digital Markets Act(DMA): 2023년부터 시행된 EU의 규제로, 일정 규모 이상의 플랫폼을 ‘게이트키퍼’로 지정해 자사 서비스와 경쟁 관계에 있는 외부 사업자에 대한 차별적 행위를 금지하고, 플랫폼 간 상호운용성과 이용자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한 규정이다. 이 법은 플랫폼 사업자가 자사 결제수단 또는 앱 설치방식 등을 강제하는 것을 제한한다.

게이트키퍼(gatekeeper): 플랫폼 시장에서 지배적 지위를 가졌다고 판단되는 기업을 지칭하는 용어로, 해당 기업은 DMA에 따라 사용자와 개발자에게 불공정한 조건을 강제할 수 없도록 특별한 규제를 받는다.

Coalition for Apps Fairness(CAF): 앱 개발사와 소비자 단체 등으로 구성된 연합체로, 플랫폼 사업자의 수수료 및 결제정책이 공정한 경쟁을 저해한다고 보고 규제 당국에 문제 제기를 하는 단체다.


전문가 관측 및 경제적 영향 분석

업계 관측에 따르면 이 분쟁은 단기적으로는 앱 개발사의 마진 압박과 소비자 가격 상승 가능성을 높인다. 수수료 인상 또는 외부 거래에 대한 추가 비용 부과가 지속되면, 소규모 유럽 개발사는 가격 경쟁력을 잃을 수 있고 일부 서비스는 유럽 시장에서 철수하거나 기능 축소를 고려할 수 있다. 반대로, 애플의 수익 구조 측면에서는 앱스토어 및 결제 관련 수수료가 단기적 안정화를 보일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규제 집행의 강도와 향후 법적 절차가 시장 구조를 결정짓는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DMA를 엄격히 적용하고 법원(예: 유럽사법재판소)에서 애플의 행위가 위법하다고 최종 판단될 경우, 애플은 유럽 시장에서의 결제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꿀 가능성이 있다. 이는 글로벌 디지털 플랫폼의 결제 생태계 전반에 파급효과를 미쳐 다른 플랫폼 사업자들도 비슷한 규제 대응을 하도록 촉진할 수 있다.

또한, 투자자 관점에서는 애플의 플랫폼 수수료 의존도가 규제 리스크에 노출된다는 점을 재평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규제가 강화되면 플랫폼 사업자의 서비스부문 수익성이 장기적으로 낮아질 수 있어 관련 주가 및 기업 평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반대로, 규제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명확한 규칙이 도입되면 시장은 새로운 균형을 찾게 될 가능성도 있다.

향후 전망

CAF와 유럽 개발사들의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집행위원회의 추가 조치 여부와 애플이 2026년 1월에 시행한다고 예고한 정책의 구체적 내용이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집행위원회의 엄격한 법 집행과 유럽사법재판소의 판단 가능성에 따라 플랫폼 경제의 경쟁 구도가 재편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 사안은 단순한 수수료 분쟁을 넘어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 지배력 규제, 디지털 경제의 공정경쟁 확보, 그리고 소비자 선택권 보장이라는 보다 큰 정책적 과제를 가리킨다. 유럽 규제 당국의 결정은 글로벌 플랫폼 정책의 전형을 마련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개발자와 소비자, 투자자 모두 장기적 영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