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아마존닷컴이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한 인공지능 스타트업 앤스로픽(Anthropic)이 13일(현지시간) 자사 대규모 언어모델(LLM) 기반 챗봇 ‘클로드(Claude)’를 미국 연방 정부 기관에 1달러에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2025년 8월 13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제안은 연방 조달 시장을 선점하려는 인공지능 업체들의 공격적 행보가 잇따르는 가운데 나왔다. 불과 며칠 전 오픈AI(OpenAI)의 ‘챗GPT(ChatGPT)’, 구글(Google)의 ‘제미니(Gemini)’, 그리고 앤스로픽의 ‘클로드’가 미 정부의 공인(approved) AI 벤더 목록에 새로 등재된 직후다.
앤스로픽 공동창업자 겸 CEO 다리오 아모데이(Dario Amodei)는 "미국이 인공지능 분야에서 리더십을 유지하려면 정부 기관이 가장 뛰어나고 안전한 AI 도구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앤스로픽의 경쟁사 오픈AI 역시 지난주 유사한 조건의 프로모션을 공개했다. 오픈AI는 챗GPT 엔터프라이즈(Enterprise) 버전을 향후 1년간 참여 연방 기관당 1달러에 공급할 방침이다.
용어·배경 설명
앤스로픽(Anthropic)은 윤리적이고 안전한 인공지능 개발을 목표로 2021년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최근 아마존 및 기타 빅테크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클로드는 챗GPT·제미니와 경쟁하는 생성형 AI 챗봇으로, 문서 요약·코딩·데이터 분석 등에서 고성능을 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 연방 조달(페더럴 프로큐어먼트) 시장은 연간 수천억 달러 규모로, 사이버보안·클라우드·AI 등 최첨단 기술 분야에서 벤더 간 경쟁이 특히 치열하다. 기업들은 파격적인 도입 단가를 제시해 초기 시장점유율을 확보한 뒤, 장기 유지·보수 계약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전문가 시각
이번 1달러 제안은 ‘소프트웨어-애즈-어-서비스(SaaS)’ 업계가 과거 클라우드 전환 초기 단계에서 활용했던 ‘샘플 전략’과 유사하다. 필자는 이러한 가격 파격이 단기적 손익 훼손보다 정부 기관 레퍼런스 확보를 우선시하는 의사결정으로 해석한다. 향후 규제·보안 요건이 강화될수록, 초기 공급자로 선정된 기업이 갖는 잠금효과(lock-in)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또한 공인 벤더 목록 등재는 기술·보안 심사를 통과했다는 의미이므로, 다른 주·지방 정부 기관 및 해외 공공 부문 수주에도 긍정적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 미 연방 CIO(최고정보책임자) 오피스가 추진 중인 AI 거버넌스 프레임워크에 부합하는 제품·서비스를 선제적으로 제시함으로써, 민간·공공 양쪽 시장에서 신뢰를 동시에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향후 관전 포인트
첫째, 1달러 라이선스 제공 기간이 종료된 뒤 유료 전환 가격 정책이 어떻게 설정될지 주목된다. 둘째, 정부 기관의 민감 데이터가 외부 AI 모델에 탑재될 때 발생할 수 있는 보안·프라이버시 이슈 처리 방식이 관건이다. 셋째, 클라우드 인프라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의 시너지가 얼마만큼 실질 계약으로 이어질지도 시장의 관심사다.
미 정부의 AI 도입 확대 흐름 속에서, 각 기술 기업은 단순 공급자에 머무르지 않고 정책·표준 설정 과정에도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규제 환경이 기술 혁신 속도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공공 이익과 기업 이익 간 균형이 유지될지가 장기적인 핵심 변수로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