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비스트 압박 속 퍼포먼스 푸드 그룹, US 푸즈와 정보 공유 협약 체결

미국 3대 식자재 유통업체 중 하나인 퍼포먼스 푸드 그룹(Performance Food Group, PFG)이 2위 사업자 US 푸즈 홀딩(US Foods Holding)과 ‘클린 팀(clean team)’ 방식의 정보 공유 협약을 맺었다. 이는 행동주의 펀드 사쳄 헤드 캐피털(Sachem Head Capital)이 합병 검토를 압박하며 이사회 후보 4명을 지명한 지 불과 몇 주 만에 나온 결정이다.

2025년 9월 16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협약은 양사가 규제 리스크잠재 시너지를 정밀 분석하기 위해 민감 정보를 외부 자문단에만 공개하고 서로에게는 비공개로 유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클린 팀’은 M&A 초기 단계에서 자주 쓰이는 절차로, 독점금지법 위반 우려를 최소화하면서 실사를 병행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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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 푸즈 측 관심은 8월 7일 2분기 실적 발표(컨퍼런스콜)에서 처음 공식화됐다. 당시 데이브 플릿먼(Dave Flitman) CEO는 “두 회사의 결합은 상당한 이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PFG에 대화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지 홈(George Holm) PFG CEO는 8월 13일 애널리스트들과의 콜에서 “응답할 이유가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기류는 사쳄 헤드가 9월 2일 이사회 후보를 공식 통보하며 급변했다. 후보로는 창립자 스콧 퍼거슨, 시스코(Sysco) 전 CFO 크리스 크레이들러, US 푸즈 전 사외이사 데이비드 토이, 맥도날드 전 임원 카렌 킹이 포함됐다.

사쳄 헤드는 “마진을 개선하거나 전략적 대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PFG 이사회 거버넌스위원회는 후보 검토와 함께 “가치 제고 가능한 모든 거래를 평가하겠다”고 밝혔고, 불과 수 주 만에 클린 팀 협약 체결로 이어졌다.

시장·규제 관전 포인트*FTC = 미국 연방거래위원회
1) 규제 허들 – 2013년 시스코(Sysco)의 US 푸즈 인수가 FTC 제동으로 무산된 전례가 있다. 이번에는 업계 2·3위 결합이지만 겹치는 지역·고객층이 상당해 심사 강도가 높을 전망이다. 2) 자금 조달BMO 캐피털 마켓의 애널리스트 켈리 바니아는 “시너지가 최소 7억2,500만 달러(통합 EBITDA 18% 규모)로 추정되지만, US 푸즈가 의미 있는 증자를 단행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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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반응은 엇갈렸다. 9월 16일 장 마감 직전(동부시간 15시 26분) US 푸즈 주가는 2.1% 하락, PFG 주가는 0.4% 상승했다. 바니아는 PFG 목표주가 125달러, US 푸즈 95달러를 유지하며 ‘아웃퍼폼’ 의견을 제시했다.

‘클린 팀’이란? 기업 간 합병 예비단계에서 독과점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제3의 자문사·로펌 인력으로 별도 팀을 꾸려 민감 데이터를 검토하도록 하는 절차다. 양사 경영진은 정제된 결과만 받아보며, 세부 고객·가격 정보는 공유하지 않는다.

FTC(연방거래위원회)의 역할도 중요하다. 2013년 시스코–US 푸즈 거래 때 FTC는 ‘식자재 유통 시장 집중도 급상승’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고, 연방법원이 동의해 거래가 좌초됐다. 이번에도 지역별 점유율, 독립 레스토랑·체인점 공급 구조 등을 정밀 분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합병이 무산될 경우에도 PFG는 원가 구조 개선·마진 확대 요구에 직면한다. 반대로 거래가 성사되면, 미국 식자재 유통 지형이 시스코(1위)·PFG·US 푸즈 3파전을 넘어 ‘빅2’ 체제로 재편될 수 있다. 이는 수천 곳의 레스토랑·식품 서비스 업체가격·서비스 조건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 진단 – 필자는 “이번 협약이 실제 인수합병(M&A)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50% 미만”으로 본다. 이유는 ① FTC의 규제 리스크, ② US 푸즈의 자본 조달 부담, ③ PFG 경영진의 독자 노선 선호다. 그러나 행동주의 주주가 가세한 만큼, 협상 동력은 쉽게 꺼지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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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PFG가 불과 한 달 전까지 ‘응답 불가’ 입장을 고수하다가 협의 테이블에 앉은 것 자체가 큰 변화다. 향후 거버넌스(이사회 구성) 개편합병 실사 결과, 그리고 FTC 예비 검토가 주가 변동성과 업계 재편의 ‘방아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