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 선물이 소폭 하락세로 출발했다. 애플과 아마존이 장 마감 후 엇갈린 실적을 내놓은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규모 ‘상호주의(Reciprocal) 관세’ 발동 소식이 위험선호를 위축시킨 결과다.
2025년 8월 1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S&P 500 지수 선물은 전장 대비 0.3% 내린 6,358.50포인트에, 나스닥 100 선물은 0.4% 떨어진 23,278.75포인트에, 다우존스 30 선물은 0.2% 낮은 44,227.0포인트에 거래됐다.
이번 주식 선물 약세는 트럼프 대통령이 8월 1일 0시(현지시간)를 기해 발효될 10~41% 폭의 신규 관세를 예고한 데 따른 무역 긴장 고조와, 빅테크 실적 발표 이후 나타난 종목별 변동성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 애플 vs 아마존, ‘엇갈린 빅테크’
정규장(31일)에서 S&P 500 지수는 0.4% 하락했으며, 나스닥 종합지수는 보합권에 마감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7% 내렸다. 그러나 애프터마켓에서 상황은 극명하게 갈렸다.
애플(AAPL)은 2분기 매출·순익 모두 시장 예상을 상회하며 주당순이익(EPS)과 매출액에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특히 애플은 “현재 분기에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낙관적 가이던스를 제시해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2% 상승했다.
반면 아마존(AMZN)은 핵심 성장엔진으로 꼽히는 아마존웹서비스(AWS) 부문의 매출 성장률이 둔화됐고, 3분기 영업이익 가이던스도 기대치를 하회하면서 시간외 주가가 7% 이상 급락했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 등 경쟁사들이 앞선 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것과 대비돼 실망감을 키웠다.
“투자자들은 단발성 실적보다 클라우드 부문의 구조적 성장성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시장 관계자 코멘트
■ 트럼프발 ‘상호주의 관세’ 전면전
트럼프 대통령은 7월 31일 늦은 밤, 행정명령을 통해 10~41% 폭의 신규 관세율을 발표했다. 국가별로 ▲인도 25% ▲대만 20% ▲남아프리카공화국 30%가 적용되며, 캐나다에 대해서는 기존 25%에서 35%로 인상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가 펜타닐 유입을 방치하고 있다”고 직접 비난하기도 했다.
또 전날에는 한국과 양자 무역 합의를 체결하는 동시에, 모든 한국산 수입품에 일괄 15% 관세를 부과했다. 시장은 이러한 ‘동맹국마저 겨냥한 보호무역 강화’를 위험 변수로 인식하고 있다.
‘상호주의 관세’란 상대국이 미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수준만큼 똑같이 물리는 관세 체계를 뜻한다. 이는 1980년대 무역 마찰 시기에도 언급됐던 개념으로, 최근 미국 정부가 ‘공정 무역’을 명분으로 재도입했다.
■ 경제 지표: PCE·주간 실업수당·비농업고용
노동부에 따르면 7월 26일 마감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계절 조정 기준 21만8천 건으로, 전주 대비 1천 건 늘었다. 시장 예상치와 대체로 부합하는 수준으로, 탄탄한 고용시장 기조가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핵심 주목 포인트는 한국시간 2일 밤 발표될 7월 비농업부문 고용(NFP) 보고서다. 해당 지표는 미국 내 전체 고용 상황을 대표하며, 연준(Fed)의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빅 이벤트’로 통한다.
같은 날 상무부가 발표한 6월 PCE(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3% 상승해 전월(0.2%)보다 속도가 빨라졌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와 일치하는 결과로, 근원 인플레이션(식료품·에너지 제외) 역시 소폭 올라 ‘연착륙 시나리오’ vs ‘인플레이션 재가열’ 논쟁에 불을 지폈다.
● 용어 한눈에 보기
PCE 물가지수는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로, 소비자물가지수(CPI)보다 소비 구조 변화를 민감하게 반영한다. NFP(Nonfarm Payrolls)는 농업 종사자를 제외한 종업원 수 변화를 집계해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대표적 고용 지표다.
■ 전문가 시각 & 전망
월가 스트래티지스트들은 “애플 실적은 소비 심리와 프리미엄 단말기 수요의 견조함을 방증하지만, 아마존의 AWS 성장 둔화는 클라우드 시장 경쟁 심화와 기업 IT 지출 둔화를 암시한다”고 분석한다. 또한 “트럼프의 관세 카드가 장기화될 경우, 기업 마진 압축과 공급망 리쇼어링 가속화라는 복합 변수를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언급한 지표들이 ‘경기 연착륙’ 시나리오에 무게를 실어준다면 증시는 연준의 금리 동결을 확신하며 반등할 여지가 있다. 반대로 고용·물가 서프라이즈가 나온다면 장기 금리 상승과 함께 기술주 조정폭이 확대될 수 있다.
■ 독자를 위한 참고 정보
선물지수는 정규 장이 열리기 전에 거래되는 지수 기반 파생상품 가격으로, 본장 시가를 가늠할 수 있는 선행지표로 통한다. 투자자들은 선물 변동성과 변동성지수(VIX)를 함께 살펴 시장 심리를 점검한다.
무역 관세 관련해 궁금증이 많은 독자를 위해, ‘상호주의 관세’는 자국 제품에 부과되는 관세와 동일하거나 더 높은 세율을 상대국 제품에 적용함으로써 협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이해하면 된다.
끝으로, 금일 발표된 실적과 경제지표·정책 변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단기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는 리스크 관리가 필수다. 전문가들은 “특정 섹터·국가에 집중된 포트폴리오보다, 방어주·현금 비중을 적절히 늘려 다운사이드 프로텍션을 확보하라”고 조언한다.
본 기사는 시장 상황과 공시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됐으며, 투자 판단에 대한 최종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