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Apple)이 브라질에서 자사 iOS 운영체제에 제3자 앱스토어를 허용하는 방안을 받아들여 브라질 공정거래당국(CADE)과의 3년 분쟁을 합의로 종결하기로 했다.
2025년 12월 23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CADE(Conselho Administrativo de Defesa Econômica)의 내부 패널은 애플이 제시한 합의안을 수용하는 데 대한 과반 의견을 형성했다고 CADE가 성명으로 밝혔다.
합의 내용은 크게 두 가지 핵심 조치를 담고 있다. 첫째, 애플은 자사 앱스토어 외에 다른 앱스토어가 iOS 플랫폼에서 앱을 유통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둘째, 애플은 인앱구매(In‑App Purchases)에 대해 자사 결제 방식 이외의 제3자 결제처리 수단을 허용하거나, 외부 웹사이트로 연결할 수 있는 링크를 허용하도록 한다.
애플은 성명에서 “일부 위협으로부터 보호 조치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이러한 안전장치가 모든 위험을 제거하지는 못한다”고 밝혔다.
애플은 이 같은 변화가 이용자에게 개인정보와 보안상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도 CADE의 요구에 따라 필요한 변경을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2022년 우루과이에 본사를 둔 전자상거래 플랫폼 MercadoLibre가 제출한 고발에서 시작됐다. 시장 기업은 애플이 디지털 상품 유통 및 인앱 결제에 대해 제한을 두어 경쟁을 저해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CADE는 2024년에 애플에 대한 예방적 조치를 내렸고, 올해 초에는 기술 자문기구가 미국 기업에 불리한 판결을 권고해 사건을 내부 패널의 최종 결정 절차로 보냈다.
MercadoLibre의 반응도 성명에 담겼다. 해당 기업은 CADE의 iOS 및 애플 앱스토어 서비스에 대한 경쟁적 과제 대응 노력을 인정하면서도 이번 합의가 보다 균형 잡힌 규칙에 대한 필요를 부분적으로만 충족한다고 평가했다.
CADE는 합의가 새로운 조건이 앱 개발자에게 의무화되는 시점부터 3년간 유효하며, 애플이 합의된 변경사항을 이행할 수 있도록 105일의 이행 기한을 부여한다고 밝혔다. 또한 애플이 합의를 완전히 위반할 경우 최대 1억5천만 헤알(150 million reais), 미화 약 $27.09 million까지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환율 기준: $1 = 5.5375 헤알)
또한 CADE는 애플이 2024년에 제기된 자신에 대한 사법적 이의제기를 취하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용어 설명(브라질 규제·디지털 유통 관련 주요 개념)
CADE(Conselho Administrativo de Defesa Econômica)는 브라질의 연방 경쟁·공정거래 당국으로, 국내 반독점 및 경쟁제한 행위를 조사하고 제재를 부과하는 권한을 가진 기관이다. 앱스토어(App Store)는 모바일 앱의 유통·설치 창구를 의미하며, 인앱구매는 앱 내에서 추가 콘텐츠나 구독 서비스를 구매하는 결제 행위를 뜻한다. 제3자 결제처리 수단은 애플 페이 등 플랫폼 사업자가 제공하는 결제 방식이 아닌 외부 결제 사업자의 결제서비스를 말한다. 예방적 조치(Preventive measures)는 조사 진행 중 기업의 특정 행위를 제한하거나 일정 의무를 부과해 향후 경쟁 훼손을 막기 위한 임시적 통제 조치이다.
정책적·시장적 영향 분석
이번 합의는 다각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브라질 내 앱 개발자와 디지털 서비스 제공기업은 앱 유통 및 결제 선택권 확대로 인해 비용구조를 다양화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특히 인앱 결제에서 플랫폼 수수료를 회피하거나 낮은 수수료 구조를 선택할 수 있게 되면, 중소 개발자와 지역 플랫폼들의 수익성 개선 여지가 있다. 다만 애플이 우려한 바와 같이 보안·프라이버시 리스크는 증가할 수 있다. 제3자 앱스토어나 외부 결제 링크는 악성 코드 유입, 결제사기,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을 높이는 채널이 될 수 있으므로 운영자·결제사업자·규제당국의 보완적 통제가 병행되어야 한다.
금융적 관점에서 보면, 애플의 직접적인 결제수수료 기반 수입(애플이 앱스토어 결제에서 취하는 수수료)은 브라질 시장에서 일부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애플의 글로벌 매출 구조와 iOS 생태계의 강한 사용자 기반을 고려하면, 브라질에서의 수익 감소가 애플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례는 규제 선례로서 유럽연합, 한국, 인도 등 다른 주요 시장의 경쟁당국과 입법자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 즉, 각국 규제기관이 모바일 플랫폼의 개방성 및 결제 경쟁 촉진을 위한 유사한 요구를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개발자·결제사업자·보안업체 등 시장 참여자들은 새로운 유통·결제 경로를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빠르게 실험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컨대, 구독 모델을 가진 앱은 외부 결제 링크를 통해 직접 결제를 유도함으로써 플랫폼 수수료를 절감하거나, 대체결제 사업자와의 제휴로 이용자 혜택을 확대하는 전략이 가능하다. 반면 소비자 보호를 위한 규제·모니터링 비용이 증가할 수 있고, 브라질 내 결제보안 표준 및 인증 체계의 정비가 요구된다.
향후 관찰 포인트
첫째, 애플이 합의에 따라 실제로 어떤 기술·운영적 조치를 취할지와 그 시점(105일 이내 이행)이다. 둘째, 브라질 내 제3자 앱스토어가 어떻게 인증·등록되며, 애플의 보안 요구 사항과 충돌 없이 운영될 수 있는지다. 셋째, 다른 국가 규제당국의 후속 조치 여부다. 이번 합의는 글로벌 규제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주요국의 유사 사건 전개를 함께 관찰할 필요가 있다.
이번 합의는 디지털 플랫폼 규제와 경쟁정책의 교차점에 놓인 중요한 사례로 평가된다. 브라질 내 개발자·소비자·결제사업자에게는 선택권 확대라는 기회가 생겼으나, 보안과 소비자 보호·규제 감독 강화라는 과제도 동시에 남는다. CADE와 애플의 합의 이행 과정과 그 파급효과는 향후 모바일 생태계의 규범과 시장구조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참고점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