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럭셔리 스포츠카 브랜드 애스턴마틴 라곤다 글로벌 홀딩스(Aston Martin Lagonda Global Holdings plc)가 30일(현지시간) 기업 실적 가이던스를 대폭 하향 조정했다. 회사는 미국 수입 관세와 중국 경기둔화에 따른 아시아 판매 부진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올해 조정 영업이익이 사실상 ‘보합(break even)’에 머물 것이라고 경고했다.
2025년 7월 30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번 경고 직후 런던증시에서 애스턴마틴 주가는 장중 한때 7% 급락했으며, 오전 9시 51분(그리니치표준시) 기준 낙폭을 다소 만회해 3.6% 하락한 75.9펜스에 거래됐다.
애스턴마틴은 종전 ‘긍정적’으로 제시했던 2025 회계연도 조정 영업이익 전망을 ‘제로(0)’ 수준으로 낮췄다.
“강세로 돌아선 파운드화, 필수 소프트웨어 투자 확대, 그리고 미국발 관세라는 삼중(三重) 압력이 실적에 결정타를 날리고 있다”
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 美 관세 충격…‘쿼터제’가 변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도입한 수입 관세(자동차 27.5%·부품 25%)는 2분기에 “매우 파괴적(extremely disruptive)”이었다고 경영진은 언론 전화 브리핑에서 밝혔다. 영국과 미국이 지난달 체결한 자동차 통상 합의는 분기당 25,000대 한도로 10% 관세를 적용하고, 초과 물량엔 27.5% 고율이 부과되는 ‘선착순(quota-based)’ 방식을 채택했다. 애스턴마틴은 2025년은 물론 2026년까지도 생산·물류·재무 계획 수립이 난관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드리안 홀마크(Adrian Hallmark) 최고경영자(CEO)는 “영국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전(全) 영국 자동차 업계가 공정하게 10% 관세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2분기 일시 중단했던 미국향 배송을 6월 재개했으며, 관세 부담을 상쇄하기 위해 판매가를 단계적으로 인상하고 있다.
■ 中 포함 아시아·태평양 수요 ‘침체 골’
매출 비중 25% 이상을 차지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가까운 시일 내 회복 조짐이 미미하다”고 회사는 진단했다. 특히 중국 시장은 경기둔화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매우 정체돼(stagnant)’ 있으며, 상반기 판매량은 사실상 작년 수준에 머물렀다.
이처럼 관세·환율·수요 부진의 동시다발적 악재가 겹치며 글로벌 완성차 업계는 줄줄이 실적 경고를 내놓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 폭스바겐, 현대차, 포르쉐, 메르세데스-벤츠 등도 수십억 달러 손실 반영과 가격 인상에 나선 바 있다.
■ 용어·배경 설명
관세(Tariff)란 수입품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자국 산업 보호와 무역 분쟁 카드로 활용된다. 쿼터제(Quota-based system)는 일정 물량까지만 낮은 세율을 적용하고, 초과분에는 고율을 적용해 수입을 제한하는 방식이다. 조정 영업이익(Adjusted Operating Profit)은 일회성 비용·수익을 제외해 본업 수익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 기자 시각: 실적 방어 전략과 전망*전문적 통찰*
첫째, 애스턴마틴은 ‘고가·희소성’ 브랜드 이미지를 활용한 가격 전가 전략으로 관세 영향을 완화하려 한다. 다만 초프리미엄 세그먼트라도 소비자 가격 탄력성이 ‘제로’는 아니므로, 장기적으론 수요 위축 리스크가 존재한다.
둘째, 전동화 모델 라인업 확대가 중·장기 모멘텀이다. 그러나 대규모 선행 투자와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가 필요해 단기 수익성 희석은 불가피해 보인다.
셋째, 파운드/달러 환율 변동이 실적 가시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헤지(hedge) 포지션 확대가 요구되지만, 도리어 금융 비용이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종합적으로 올해 하반기 주가 방향성은 Q4 신차 출고량·관세 협상 진전·중국 소비심리 회복 여부에 달려 있다. 현재 밸류에이션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으로 역사적 저점이지만, 구조적 흑자 전환 확신이 서지 않는 이상 단기 반등 모멘텀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