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브비, 면역질환 치료제 린보크 독점권 2037년까지 연장…주가 사상 최고치

미국 제약사 애브비(AbbVie) 주가가 4% 급등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회사는 주력 면역질환 치료제 린보크(Rinvoq)특허·독점권이 2037년 4월까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조치가 이전 예상보다 4년 더 연장된 것이라고 평가한다.

2025년 9월 11일, 로이터(Reuters) 보도에 따르면, 애브비는 복수의 제네릭(복제약) 제조사와 합의를 체결해 해당 기간 동안 미국 시장에서 제네릭 경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 합의는 특정 조건을 충족해야 효력이 발생하지만, 현실화될 경우 린보크의 매출 하락을 크게 늦출 것으로 전망된다.

린보크는 류머티즘 관절염 등 자가면역 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야누스 키나아제(JAK) 억제제다. 애브비 전체 매출에서 두 번째로 큰 비중※1을 차지하며, 2024년 한 해 동안 59억 7,0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회사 측은 2027년까지 린보크와 스카이리치(Skyrizi) 두 품목만으로도 31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목

바이오시밀러·특허 만료 용어 설명

일반인에게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바이오시밀러(biosimilar)는 오리지널 바이오 의약품과 구조·기능이 거의 동일한 복제약을 의미한다.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가 만료되면 경쟁사들이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해 가격 경쟁이 일어나고, 이에 따라 원개발사 매출이 급감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러한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제약사는 특허 연장, 제네릭 업체와의 합의 등을 통해 시장 독점을 최대한 유지하려 한다.

애브비의 대표 블록버스터였던 휴미라(Humira) 역시 2023년부터 저가 바이오시밀러에 시달리며 매출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에 회사는 면역질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며 휴미라 이후를 대비해 왔다.


애널리스트 시각과 시장 반응

“이번 연장은 애브비의 핵심 성장 동력 중 하나에 여러 해의 활주로를 추가로 확보해 준다” — JP모간 애널리스트 크리스 쇼트(Chris Schott)

JP모간은 해당 연장이 애브비가 임상 중인 차세대 후보물질 개발 및 상업화에 더 많은 시간을 벌어준다고 평가했다. 윌리엄 블레어(William Blair)의 애널리스트 맷 핍스(Matt Phipps)는 “2033년으로 예상했던 독점권 만료 시점이 4년 늦춰지면 최대 연간 매출이 20억 달러가량 추가로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같은 독점 기간 확대로 인해 투자자들은 장기적 현금흐름 안정성을 긍정적으로 해석했고, 이날 애브비 주가는 연중 최고치를 뛰어넘어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주목

다양한 적응증 확대 전략

린보크는 현재 원형 탈모(alopecia areata), 백반증(vitiligo), 화농성 한선염(hidradenitis suppurativa), 전신 홍반성 루푸스(systemic lupus erythematosus) 등 각종 면역·염증성 질환에 대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적응증이 추가될수록 환자풀과 시장 규모가 확대돼 장기 성장 가능성이 높아진다.

※1: 2024년 기준, 린보크의 매출 비중은 애브비 전체 매출의 10% 이상


기자의 시각

휴미라가 겪은 바이오시밀러 쇼크 이후 애브비는 스카이리치·린보크를 축으로 한 이중 성장 전략을 추진해 왔다. 이번 특허 연장을 통해 린보크의 매출 방어선이 강화되면서, 연구개발(R&D) 비용 증가에도 불구하고 주주가치가 한층 제고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2030년대 중반까지 대규모 특허 장벽 붕괴가 예고된 만큼, 회사가 후속 파이프라인 상업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가 중장기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