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로우 일렉트로닉스, CEO 전격 교체…전략 변경과 무관

뉴욕 증시 상장사 애로우 일렉트로닉스(Arrow Electronics, NYSE:ARW)가 최고경영자(CEO) 교체라는 돌발 변수를 맞았다. 18일(현지시간) 장중 주가는 6% 이상 급락하며 시장의 우려를 반영했다.

2025년 9월 17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애로우 일렉트로닉스는 전날 장 마감 후 발표한 보도자료(press release)에서 숀 커린스(Sean Kerins) 사장을 겸임한 CEO를 “분리(separated)”했다고 밝혔다. 통상 미국 기업이 ‘separated’라는 표현을 사용할 때는 이사회에 의해 해임됐음을 시사한다.

회사 측은 해임 사유가 재무제표나 회계 문제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며 기존 기업 전략과도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기존에 제시했던 올해 실적 가이던스를 재확인하지는 않아 투자자 사이에서 불확실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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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임으로는 빌 오스틴(Bill Austen) 사외이사가 임시(Interim) CEO로 낙점됐다. 오스틴은 2020년부터 애로우 이사회를 맡아 왔으며, 포장재 업체 베미스컴퍼니(Bemis Company)의 CEO를 지낸 경험이 있다. 베미스는 그가 재직하던 2019년 호주 기업 암코(Amcor)에 인수된 전력이 있어, 시장에서는 ‘M&A 전문가’라는 평가도 나온다.

회사는

“임원진과 조직에는 추가 변화가 없으며, 커린스 전 CEO는 6개월간 자문역(consultant)으로 남아 고객·공급망 전환에 차질이 없도록 돕게 될 것”

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 반응
BofA 시큐리티스의 룹루 바타차리아(Ruplu Bhattacharya) 애널리스트는 이날 메모에서 “갑작스럽고 예상치 못한 경영진 변동으로 불확실성이 증폭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오스틴이 베미스에서 M&A를 성공적으로 이끈 이력과 2020년부터 회사 이사회에 몸담아온 점을 들어 경영 공백이 최소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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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타차리아 애널리스트는 종전과 동일하게 애로우 주식을 언더퍼폼(Underperform) 등급으로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110달러로 제시했다. 그는 “관세(tariffs)가 최종 수요(end demand)에 미칠 수 있는 영향, 유통 채널 내 과잉 재고(excess inventory)의 잔존 가능성, 제품 믹스 악화에 따른 마진 압력” 등을 우려 요인으로 꼽았다.

용어 해설※투자자 이해 도움
언더퍼폼은 주가 상승률이 시장 평균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는 투자 의견이다. 관세란 국경을 넘는 상품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비용 증가를 통해 소비 수요를 위축시킬 위험이 있다. 행동주의(activist) 투자자는 경영 참여를 목적으로 기업 지분을 매입해 지배구조 개선이나 구조조정을 압박하는 투자자를 뜻한다.

행동주의·인수합병(M&A) 가능성
일부 월가 관측통들은 “CEO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회사 자체가 피인수(Target)가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임시 CEO 오스틴이 과거 몸담았던 베미스를 암코에 매각한 전력이 있다는 점, 그리고 최근 애로우 주가가 경쟁사 대비 부진한 흐름을 보인다는 점이 이러한 추측에 힘을 싣는다.

또 다른 시각에서는 행동주의 투자자의 개입 가능성도 제기된다. 행동주의 펀드들이 주가 부진·지배구조 리스크가 존재하는 기업에 진입해 경영진 교체, 사업 부문 매각, 자사주 매입 확대 등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영향 및 향후 일정
애로우 일렉트로닉스는 향후 6개월 이내 상임 CEO 선임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전문 인력 채용업체(headhunter)가 참여하는 공개 수색(search) 절차가 진행 중이며, 오스틴 임시 CEO도 후보군에 포함될지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

투자자들은 이사회가 제시할 새 전략 로드맵, 그리고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실적 가이던스를 재확인할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팩트셋(FactSet) 컨센서스에 따르면 회사는 2025 회계연도 매출 373억 달러, 주당순이익(EPS) 8.92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로우 일렉트로닉스는 전자부품·IT 솔루션 유통 분야에서 전 세계 200,000개 이상의 제조사와 협력하고 있으며, 포춘(Fortune) 500대 기업 순위 104위(2024년 기준)를 기록한 대형 기술 유통업체다.

주가 급락에도 불구하고 일부 장기 투자자들은 클라우드·사이버보안·자동차 전장 등 성장성이 높은 분야로의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경영 공백과 산업 수요 둔화가 주가의 변동성을 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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