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골라가 앵글로 아메리칸(Anglo American)의 다이아몬드 계열사인 디비어스(De Beers)의 지분 20%~30%를 확보하려 하고 있다고 앙골라 광산부 고위 관계자가 로이터에 밝혔다. 이 제안은 다른 아프리카 산 다이아몬드 생산국들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6년 2월 8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디비어스는 보츠와나, 나미비아, 앙골라, 남아프리카공화국, 캐나다 등에서 광산·유통 사업을 운영하는 세계적인 다이아몬드 기업으로, 다이아몬드 가격 하락과 합성 다이아몬드의 부상으로 인해 모회사인 앵글로 아메리칸이 매각을 추진 중이다.
앙골라는 2025년 10월 디비어스의 과반(majority) 지분 인수를 위한 입찰을 제출한 바 있으며, 초기에는 소수 지분(minority stake)을 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후 내부 검토와 지역 협의를 거쳐 현재는 20%~30% 범위의 지분 확보를 선호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고 앙골라 광물자원국 국가국장인 파울로 탕안하(Paulo Tanganha)가 밝혔다.
“명품 시장(럭셔리 상품) 내에서 과반 지분을 취하는 것은 시장에 좌우되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 따라서 우리 경제에 지속 가능한 부분을 확보해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 그 범위가 바로 20%에서 30% 사이이며 우리는 이에 대해 만족한다”
이웃 국가들과의 비공개 협의 진행
탕안하는 또한 보츠와나, 나미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비공개 접촉이 계속되고 있으며, 각국이 디비어스 지분을 보유할 경우 얻을 이익과 분담 방안을 놓고 공통된 입장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아직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보츠와나는 현재 디비어스 지분의 15%를 보유하고 있으며 과반 지분 인수를 추진 중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함께할 때 우리는 더 강하다. 옆나라가 고통받으면 우리도 고통받는다. 그래서 우리는 함께 해야 하고 팀으로 싸워야 한다”
앙골라의 지분 보유 주체와 자금 조달
탕안하는 앙골라 정부를 대표해 지분을 인수할 주체로 국영 다이아몬드 채굴사 Endiama와 국가 다이아몬드 거래회사 Sodiam을 지목했다. 그는 자금 조달 방법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앙골라에는 다양한 자금 출처가 있다고 설명했다.
탕안하의 발언은 앙골라가 초기에는 소수 지분을 원했으나 과반 인수 입찰을 제출했던 과정을 반영한다. 그러나 디비어스 인수가 가져올 시장 리스크, 특히 다이아몬드 가격 변동과 합성 다이아몬드의 시장 침투 등으로 인해 보수적인 지분 범위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디비어스·앵글로 아메리칸의 동향 및 지질학적 배경
앵글로 아메리칸은 2025년 거친(rough) 다이아몬드 생산량이 감소한 뒤 디비어스의 사업 가치를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배경에는 천연 다이아몬드 가격의 하락과 함께 합성(랩그rown) 다이아몬드의 수요 확대라는 구조적 변화가 있다.
한편, 디비어스와 앙골라 국영회사 엔디아마(Endiama)가 공동으로 지난해 앙골라에서 새로운 킴버라이트(kimberlite) 군집을 발견했다. 이 발견은 앙골라에서 30년 만의 첫 킴버라이트 발견으로, 상대적으로 미탐사(under-explored) 지역인 앙골라의 지질학적 잠재력을 재확인시킨다. 킴버라이트는 다이아몬드가 흔히 발견되는 특수 암석 유형으로, 다이아몬드 광상의 주요 지질학적 표지 중 하나다.
참고: 킴버라이트는 보통 급속한 마그마 상승 과정에서 형성된 관입암으로, 그 안에 포함된 암편과 운반된 심성 물질에서 다이아몬드가 확인될 수 있다. 합성 다이아몬드와 달리 지질학적 맥락에서 채굴되는 천연 다이아몬드는 시장에서 프리미엄을 유지해 왔다.
전문가적 관점에서의 영향 분석
디비어스의 지분 구조 변화는 다이아몬드 산업 생태계 및 관련 국가의 재정·외교 전략에 복합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첫째, 앙골라와 인접 산지국이 공동으로 지분을 보유할 경우, 원산지 주도의 공급망 통제가 강화되어 가격 협상력과 원석의 시장 유통 경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둘째, 앵글로 아메리칸의 매각 검토가 구체화되면 단기적으로는 불확실성이 확대되어 현물 가격 변동성이 증가할 여지가 있다. 특히 합성 다이아몬드의 시장점유율 확대 추세와 결합하면 천연 다이아몬드의 가격대 구조에 하방 압력이 작용할 수 있다.
반면, 앙골라에서의 킴버라이트 추가 발견은 장기적으로 천연 원석의 공급 구조에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생산 확대가 곧바로 가격 안정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채굴·정제·유통 과정에서의 투자 규모, 정제 시설의 가동률, 국제 수요 회복 여부가 전제돼야 한다.
자금 조달 측면에서 앙골라 측이 구체적 재원 마련 계획을 밝히지 않은 상태이나, 국영기업을 통한 지분 인수는 국가 재정 및 채무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만약 외부 자본이나 차입에 의존할 경우 국가 신용도와 재정 건전성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지분 인수 구조와 재원 조달 계획의 투명성이 향후 시장 반응을 좌우할 핵심 변수다.
향후 전망 및 시사점
디비어스 지분 인수 경쟁은 단순한 기업 인수·합병을 넘어서 다이아몬드 산지국의 자원 주권 확보와 지역적 협력 모델을 시험하는 사안이다. 보츠와나의 기존 지분(15%)과 앙골라의 입찰, 나미비아·남아공과의 협의는 향후 인수구조가 단일국가의 과반 지배인지, 또는 지역 컨소시엄 형태로 결론 나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변수다. 또한, 앵글로 아메리칸이 최종적으로 매각 결정을 내릴 경우 인수자 측의 자금 조달 능력, 채굴·유통 계획,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대응 전략 등이 실질적 평가 기준이 될 전망이다.
결론적으로, 앙골라의 20%~30% 지분 확보 추진은 지역적 협력·경쟁 양상을 촉발하고 다이아몬드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가시화할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향후 수개월간의 협상 과정과 앵글로 아메리칸의 최종 결정, 그리고 글로벌 다이아몬드 수요 회복 여부가 시장 향방을 결정할 주요 요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