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거대업체 크라켄의 연준(master) 계정 확보, 금융시스템 리스크 우려 확산

암호화폐 거래소 크라켄(Kraken)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마스터 계정(master account)을 확보한 것은 업계의 큰 진전으로 평가되지만, 금융시스템 전반에 걸친 새로운 취약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026년 4월 10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와이오밍(Wyoming)에 본사를 둔 크라켄은 2011년 설립된 후 소매와 기관 투자자 모두를 고객으로 둔 세계 유수의 암호화폐 거래소 중 하나다. 지난달 크라켄은 사상 최초로 연방준비제도의 마스터 계정을 승인받았다. 캔자스시티 연준(Kansas City Fed)은 크라켄에 대해 최초 1년간의 “제한적 목적(limited-purpose)” 계정을 부여했으나 양측은 계정에 부과된 구체적 제한 사항을 공개하지 않았다.

마스터 계정은 전통적으로 은행들이 보유하는 계좌와 유사하다. 이 계정을 통해 보유자는 연준의 결제 인프라인 Fedwire를 통해 자금을 직접 이동시킬 수 있다. 이는 은행 중개기관을 통하지 않고 보다 빠르고 저렴하게 자금을 이체할 수 있게 해준다.


승인 과정과 투명성 문제 제기

이번 결정은 은행권과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의 최고 민주당 간사인 맥신 워터스(Maxine Waters) 등으로부터 금융 시스템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촉발시켰다. 이들은 승인 절차가 불투명했고 연준의 내부 프로토콜을 따르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비판하며, 캔자스시티 연준에 더 많은 상세 정보를 금요일까지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크라켄은 연준 마스터 계정을 통해 자회사인 와이오밍 은행 지점이 연준의 도매 결제 시스템인 Fedwire에 접근하고, 당일 또는 익일 밤새 제한적 잔액을 보유할 수 있다고 로이터에 설명했다. 다만, 크라켄은 연준에 예치한 준비금에 대해 이자를 받을 수 없으며, 비상시 연준의 대출(예: 긴급 대출)이나 연준의 다른 결제 시스템들인 FedNowACH에 접근할 수 없다고 밝혔다. 크라켄 대변인은 연준 신용(credit)에 대한 접근 권한 보유 여부는 공개하지 않았다.

크라켄의 글로벌 정책 책임자 조나단 야침(Jonathan Jachym)은 이 계정을 처음에는 도매(wholesale) 고객에게 제공할 예정이며, 향후 새로운 기능들을 추가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이를 규제의 엄격성과 협력의 훌륭한 증거로 본다. 이는 안전성과 건전성, 혁신의 원칙을 동시에 촉진한다.” — 조나단 야침(Jonathan Jachym)


암호화폐 업계의 제도권 진입과 연준의 신호

크라켄의 계정 승인 결정은 크라켄이 최초 신청을 한 지 5년이 넘어서 이루어진 사례다. 이번 승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절 암호화폐 친화적 정책이 확산되는 가운데 디지털 자산 업계가 주류 금융 시스템으로 더 깊숙이 진입하는 또 다른 사례로 평가된다. 이는 은행들 사이에서 경계와 우려를 낳고 있다.

암호화폐 기업인 리플(Ripple), 앵커리지 디지털(Anchorage Digital), 그리고 핀테크 송금기업 와이즈(Wise) 등도 마스터 계정 취득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역 연방준비은행들이 이러한 계정을 관리하지만, 연준 이사회(Board of Governors)는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연준은 결제 인프라를 더 많은 암호화폐·핀테크 기업에 열어줄 의향을 시사해 왔으며, 지난 12월에는 크라켄에 부과된 제한과 유사한 제한을 갖는 잠재적 신규 결제계정 유형에 대한 의견 수렴을 요청했다. 제안된 계정은 연준 신용 접근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이 명시됐다.

연준은 이러한 제한이 유동성 충격, 중앙은행에 대한 신용 리스크를 완화하고 준비금 관리 능력을 보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권의 우려와 잠재적 시스템 리스크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전장치가 있더라도 암호화폐 업체들이 Fedwire에 직접 접근하는 것은 국제 달러 결제 시스템의 기초를 구성하는 결제망에 대해 자금세탁·운영상의 리스크을 부각시키며, 은행 시스템에서 유동성을 흡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형 은행들과 대출기관들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연준 규정상 마스터 계정은 예금기관(depository institutions)에만 부여된다. 크라켄과 앵커리지는 예금 기관(charter)을 보유하고 있으나 연방 예금보험공사(FDIC)의 보험을 받지 못한다. 와이즈와 리플은 유사한 예금기관 칙허(chater)를 신청 중이다. 비연방 보험 예금기관에 대해 연준은 심사를 엄격히 하지만, 이러한 기관들은 보험된 은행들에 비해 지속적인 감독의 강도가 낮을 수 있다.

법률회사 Taft Stettinius & Hollister의 핀테크 담당 의장 리처드 레빈(Richard Levin)은 “기록이 덜 쌓였거나 컴플라이언스·운영 측면에서 덜 엄격한 기관들이 도입될 경우, 비록 모델이 제한적이라 하더라도 일정 수준의 시스템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운영상·자금세탁(AML) 리스크와 규제 감독

규제당국은 오랫동안 핀테크 및 암호화폐 부문의 내부통제 및 사이버 보안이 때때로 미흡하다는 점을 지적해 왔다. 핵심 우려는 만약 이러한 업체들이 계정을 부여받을 경우 운영상 약점의 지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해킹, 시스템 중단, 유동성 실수는 결제 실패로 이어져 시스템 전반에 파급될 수 있으며, 연준이 결제를 최종적으로 보장해야 하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그들은 해당 분야에서의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되었다 — 밴더빌트(Vanderbilt) 로스쿨의 예샤 야대브(Yesha Yadav) 부학장은 이같이 말했다.

암호화폐 산업은 또한 전통적인 금융보다 자금세탁 위험에 더 취약할 수 있다는 점이 연준 이사 마이클 배러(Michael Barr)가 12월에 제기했던 우려다. 그는 잠재적 신규 결제계정에 대한 정보 요청에 반대하는 과정에서 자금세탁 위험을 경고했다.

크라켄 대변인은 은행 준비금이 전액 담보(backed)되어 있고, 회사는 은행 수준의 AML(자금세탁방지) 및 KYC(고객확인) 요건을 준수하며 해킹 경험이 없었다고 밝혔다. 앵커리지의 운영책임자 레이첼 안데리카(Rachel Anderika)는 모든 기관이 동일한 AML 규칙의 적용을 받는다고 말하며, “암호화폐의 AML 리스크는 독특하지만 완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런던 기반의 송금업체 와이즈는 언급을 거부했고, 리플 대변인은 CEO 브래드 갈링하우스(Brad Garlinghouse)의 12월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인용하며 업계가 “컴플라이언스를 우선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예금 이탈(디파지트 드레인)과 은행의 중추적 역할

더 넓은 관점에서, 은행 중개를 제거하고 더 많은 암호화폐 및 핀테크 기업들이 연준에 직접 자금을 예치할 수 있게 되면, 예금이 궁극적으로 은행 시스템에서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다. 이는 은행의 자금조달 여건과 신용 공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컬럼비아 로스쿨의 캐서린 저지(Kathryn Judge) 교수는 “은행은 광범위한 금융 시스템의 복원력에 있어 핵심적 역할을 한다. 우리는 특히 귀중한 연방 자원에 대한 접근을 허용할 때 신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연준의 규제 책임자인 미셸 보우먼(Michelle Bowman)은 지난달 크라켄의 계정이 반드시 문호를 활짝 열어젖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지만, 동시에 이것이 미지의 영역이라고 인정했다.

“이는 다소 실험적이다.” — 미셸 보우먼(Michelle Bowman)


용어 설명: 연준의 마스터 계정과 결제망

연준 마스터 계정(master account)은 연방준비제도 내에서 금융기관이 보유하는 계좌로, 연준의 도매 결제망인 Fedwire를 통해 대규모·고액 결제를 즉시 처리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러한 계정은 전통적으로 예금기관에 부여되며, 보유자는 연준의 준비금 계좌에 자금을 예치해 결제에 사용한다. Fedwire는 대형 결제와 금융기관 간 자금이체를 처리하는 핵심 인프라다. FedNow는 연준이 도입한 실시간 결제 시스템이며, ACH는 자동결제(대량이체)를 처리하는 별도의 결제망이다.

또한 예금기관 칙허(depository charter)란 연방 또는 주 규제 당국이 금융업을 영위하도록 허가하는 제도적 허가를 뜻하며, 칙허를 가진 기관이 반드시 연방 예금보험(FDIC) 적용을 받는 것은 아니다. FDIC 보험 여부는 해당 기관의 구조와 승인 유형에 따라 다르다.


향후 금융·경제적 영향 분석(전문가 관점)

이번 사례는 몇 가지 경로를 통해 금융시장과 광범위한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첫째, 암호화폐 업체들의 연준 결제망 직접 접근은 결제 비용과 속도를 낮춤으로써 일부 기업 고객에게 혜택을 줄 수 있다. 둘째, 은행 예금의 일부가 연준 보유 예치로 이동하면 은행의 단기 유동성이 줄어들 수 있으며, 이는 은행의 대출 여력 및 신용 공급에 하방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있다.

셋째, 운영상 중단이나 보안 사고가 발생할 경우 연준의 결제 보장 부담이 증대되어 중앙은행의 위기관리 역할이 확대될 수 있다. 넷째, 자금세탁과 같은 규제 위반 사건은 시장 신뢰를 저하시킬 수 있으며, 이는 규제 강화로 이어져 혁신 속도를 둔화시킬 수 있다.

경제적 파급력의 크기는 궁극적으로 연준이 도입하는 제도적 제약의 범위와 지역 연준들의 감독 역량, 그리고 암호화폐 기업들이 실제로 보유하게 되는 잔액 규모에 달려 있다. 만약 예치 규모가 작고, 접근이 엄격히 제한되며, 실시간 감독이 효과적으로 작동한다면 시스템적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 반면 제한이 느슨하고 대규모 예치가 일어날 경우 단기 유동성 시장에서의 변동성 증가와 중장기적으로 은행 비즈니스 모델의 재편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

결론적으로, 크라켄의 연준 마스터 계정 승인은 암호화폐 산업의 제도권 편입이라는 의미 있는 전환점이다. 그러나 이 전환은 연방준비제도, 규제당국, 그리고 금융시장 참여자들이 공동으로 운영 리스크와 규제·감독 공백을 면밀히 관리해야만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