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젠(Amgen)이 3분기 실적에서 월가 기대치를 웃돌고 연간 전망을 상향했다. 매출 12% 증가가 실험적 체중 감량 치료제 마리타이드(MariTide) 관련 비용과 세율 상승에 따른 부담을 상쇄한 것이 주효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1% 증가한 5.64달러로 집계돼, 시장 예상치(5.01달러)를 상회했다다.
2025년 11월 4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이 바이오텍 기업의 3분기 매출은 95억6,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2% 증가했으며, LSEG 데이터 기준 애널리스트 전망치(89억7,000만 달러)를 상회했다. 주당순이익은 조정 기준으로 5.64달러(+1%)를 기록해 컨센서스 5.01달러를 웃돌았다다.
미즈호의 애널리스트 살림 사이드(Salim Sayed)는 이번 결과를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여러 제품에서 매출 확대가 확인된 가운데, 전반적으로 무난한 ‘비트 앤드 레이즈(beat and raise)’다. 다만 일부 매출 증가는 회계 처리 변경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주가 측면에서, 암젠은 장 마감가가 소폭 상승했으며, 시간외 거래에서 1% 오른 299.50달러를 나타냈다다.
제품별로는 콜레스테롤 저하제 ‘리패사(Repatha)’의 3분기 매출이 7억9,4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40% 급증했다. 반면, 골관절염·류머티즘 치료제 ‘엔브렐(Enbrel)’은 5억8,000만 달러로 30% 감소했다. 회사는 미국 메디케어(65세 이상 노인 대상 공적 건강보험) 제도 변화와 유리한 가격으로의 병원 구매에 따른 가격 38% 하락이 매출 감소의 주된 요인이었다고 밝혔다다.
파이프라인 측면의 핵심은 체중 감량 후보 ‘마리타이드(MariTide)’다. 회사는 연내에 두 건의 핵심 중간 단계(미드스테이지) 임상 데이터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나는 비만 또는 과체중 성인(제2형 당뇨병 동반 여부와 무관)을 대상으로 하며, 다른 하나는 제2형 당뇨병 치료로서의 효능을 평가한다. 암젠은 또한 유사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두 건의 3상(Phase 3) 임상시험에서 등록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기전 측면에서, 마리타이드는 항체에 두 개의 펩타이드가 결합된 형태로, 식욕 및 혈당을 낮추는 호르몬 GLP-1의 수용체를 활성화하는 동시에 장 호르몬 GIP을 차단하도록 설계됐다다.
비용 구조는 확대됐다. 3분기 조정 영업비용은 전년 대비 18% 증가했으며, 연구·개발(R&D) 비용이 31% 급증했다. 암젠은 제품 믹스 변경의 영향으로 세율이 4.8%p(퍼센트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다.
연간 가이던스도 상향했다. 암젠은 조정 EPS를 20.60~21.40달러, 매출을 358억~366억 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이전 전망치(20.20~21.30달러, 매출 350억~360억 달러)에서 상향된 것이다. LSEG 집계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의 2025년 전망치는 EPS 21.04달러, 매출 356억7,000만 달러로 파악된다다.
용어·맥락 해설독자 이해를 돕기 위한 일반 설명: GLP-1은 섭취 후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식욕을 억제하고 위 배출을 지연시키며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혈당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GIP 역시 장에서 분비되는 인크레틴 계열 호르몬으로, 마리타이드의 설계는 GLP-1 경로를 활성화하면서 GIP 신호를 차단해 체중 감소와 혈당 조절의 동시 개선을 목표로 한다. ‘중간 단계 임상’은 통상 2상(Phase 2)을 의미하며, 적정 용량과 초기 효능·안전성 신호를 확인하는 단계다. 3상(Phase 3)은 더 큰 규모의 환자군에서 효능을 확증하고 안전성 프로필을 정교화하는 단계로, 통상 허가 신청 전 마지막 관문에 해당한다다.
재무 지표 해설: 조정 주당순이익(Adjusted EPS)은 일회성 항목이나 비현금 비용 등을 제외해 핵심 영업 성과를 가늠하기 위해 사용되는 지표다. 아울러 ‘퍼센트포인트(percentage points)’는 세율처럼 비율 그 자체가 변할 때의 절대 변화폭을 가리키는 단위로, 예컨대 세율이 15%에서 19.8%로 바뀌면 4.8%p 상승으로 표현한다. 메디케어 제도 변화는 미국 공적 보험의 가격·환급 구조에 영향을 미쳐 엔브렐 가격 하락(−38%)과 같은 직접적인 가격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다.
전문적 시각: 이번 실적의 질적 포인트는 두 가지다. 첫째, 리패사(Repatha)의 고성장이 포트폴리오의 방어력을 강화해, 엔브렐의 구조적 역풍(가격 하락)을 상당 부분 상쇄했다는 점이다. 둘째, 마리타이드를 축으로 한 비만·대사질환 파이프라인의 가시성 제고가 연간 가이던스 상향의 심리적 근거로 작용했다는 점이다. 동시에, R&D 비용 31% 급증과 세율 4.8%p 상승은 단기 수익성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 연말 전 공개될 중간임상 데이터의 질과 일관성이 향후 밸류에이션 재평가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다.
종합: 암젠은 실적 ‘비트’와 가이던스 ‘레이즈’를 통해 기초 체력(코어 프랜차이즈)과 대사질환 신약 파이프라인의 투트랙 전략을 재확인했다. 단, 비용 확대·세율 상승이라는 역풍 속에서 제품 믹스 개선과 임상 진척이 얼마나 지속성을 보이는지가 관건이다. 투자자 관점에서, 연말 전 공개될 마리타이드 2상 핵심 데이터가 중장기 성장 스토리의 신뢰도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