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점 정리
•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되는 13F 보고서는 총 운용자산 1억 달러 이상 기관투자자의 매매 내역을 공개해 월가가 주목하는 종목·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는 핵심 자료다.
• 알파벳(나스닥: GOOGL·GOOG)은 2025년 6월 말 기준 총 21억 달러 규모, 36개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부분과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고 있다.
• 최근 15개월간 약 2,000% 급등한 AST 스페이스모바일(나스닥: ASTS)이 알파벳 포트폴리오 비중 1위(19.6%)로 올라섰다.
• 한때 15%를 차지했던 AI 기반 사이버보안 업체 크라우드스트라이크(나스닥: CRWD) 지분은 2분기 전량 처분됐다.
• 시장은 위성 발사 지연·원가 상승 등 리스크 요인과 프리미엄 밸류에이션을 동시에 주시하고 있다.
2025년 8월 1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알파벳 산하 투자 부문은 2분기 신규 매수 없이 기존 포트폴리오 변동만으로도 ‘문샷’(대담한 미래 기술) 위성통신주를 최상위 보유 종목으로 올려놓았다. 반면, 지난해까지 신뢰하던 AI 사이버보안주는 대규모 글로벌 IT 장애 이후 완전히 손절한 것으로 확인됐다.
13F 보고서: 월가가 주목하는 ‘공개 장부’
기업 실적 시즌이 월가 건강 상태를 가늠하는 대표적 지표라면, 13F는 월가의 두뇌로 통하는 헤지펀드·빅테크의 실제 매매 발자국을 보여 준다. 분기 종료 후 45일 이내 제출이 의무인 이 보고서는 개별 주식·ETF 보유 내역과 지분 변동을 상세히 기록해, 일반 투자자에게 ‘빅 머니’의 방향성을 읽을 수 있는 창을 제공한다.
알파벳, ‘투자회사’로서의 또 다른 얼굴
알파벳은 글로벌 검색 점유율 1위 구글, 3위 클라우드 인프라(구글 클라우드), 2위 소셜 웹사이트(유튜브), 자율주행 택시(웨이모) 등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로 막대한 현금흐름을 창출한다. 여기에 자체 투자 운용 부문을 통해 파트너 기업 지분을 확보, 전략적·재무적 시너지를 동시에 노리고 있다.
1위로 뛰어오른 AST 스페이스모바일: 15개월간 2,000% 급등
알파벳은 1분기에 AST 주식 8,943,486주를 매입했다. 이후 주가가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2분기 말 보유가치가 투자 자산의 19.6%로 확대됐다.
AST 스페이스모바일 핵심 차별점*
① 기존 스마트폰 호환성 – 과거 위성 휴대전화는 ‘벽돌폰’ 형태의 전용 단말을 요구했으나, AST의 블루버드(BlueBird) 위성은 현재 사용 중인 스마트폰과 바로 연결된다. 소비자 기기 교체 장벽이 사라지며 사업 추진이 한층 용이해졌다.
② 공격적 발사 일정 – 2025년 하반기부터 매월 4~6기씩 블루버드 블록2 위성을 쏘아 올려 2030년까지 총 155기 운영을 목표로 한다.
③ 막강한 파트너십 – 2024년 초 기준, 전 세계 20억 명 이상 가입자를 보유한 40여 개 이동통신사와 협약·MOU를 체결했다. 기존 통신사 고객 기반을 활용해 빠른 시장 침투가 가능하다.
④ 폭발적 실적 전망 – 월가 컨센서스는 2025년 매출 6,200만 달러·주당순손실 1달러를 예상한다. 그러나 2028년에는 매출 19억 3,000만 달러, 주당순이익 2.50달러 이상으로의 턴어라운드를 전망한다.
리스크와 밸류에이션
현재 시가총액이 170억 달러에 달해 ‘완벽’이 선반영됐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위성 발사 지연·원가 상승 등 변수 발생 시 주가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
전량 매도된 크라우드스트라이크: AI 사이버보안의 명암
2023년 6월~2024년 3월까지 알파벳 포트폴리오 2위(최대 15%)를 지켰던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지분은 2024년 말 128만 3,683주에서 2025년 3월 7만 4,230주로 급감한 뒤, 2분기에 완전히 사라졌다.
매도 배경으로는 2024년 7월 중순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오류로 발생한 사상 최대 규모 IT 중단 사태가 지목된다. 윈도 운영체제 사용 고객 다수가 시스템 부팅 불가 문제를 겪으면서, 고객 유지율과 신규 계약 둔화 우려가 제기됐다.
또한 프리미엄 밸류에이션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향후 PER 90배, 매출 대비 19배 수준으로, 월가 컨센서스 대비 지속적 실적 서프라이즈가 필수적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AI 기반 ‘팔콘(Falcon)’ 플랫폼은 업계 최고 수준의 탐지·차단 성능을 유지하고 있으며, 2025년 4월 기준 고객 48%가 6개 이상 클라우드 모듈을 도입했다. 구독형 비즈니스 모델은 82~85% 조정 구독 총마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견고한 경쟁 우위를 보유한 만큼, 알파벳의 전량 매도 결정이 10년 후 ‘오판’으로 남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월가 추천주 상위 10선 vs. AST 스페이스모바일
모틀리풀 스톡어드바이저 팀은 현재 ‘최고의 10대 종목’ 리스트를 제시하고 있으며, AST 스페이스모바일은 포함되지 않았다. 과거 넷플릭스(2004년 추천)·엔비디아(2005년 추천) 사례처럼 선정 종목은 장기적으로 시장 수익률을 크게 상회했다. 2025년 8월 4일 기준 서비스의 포트폴리오 평균 수익률은 1,060%로 S&P500의 182%를 압도한다.
*13F·문샷·사이버보안 용어 설명
• 13F: SEC 규정에 따라 자산운용사·기업 등이 분기별 보유증권을 보고하는 공시 문서.
• 문샷(Moonshot): 달 탐사처럼 대담하지만 잠재적 경제·기술적 파급력이 큰 프로젝트·기업을 통칭.
• 사이버보안 SaaS: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 구독 형태로 제공되는 보안 솔루션.
전망과 시사점
알파벳의 2분기 13F는 ‘고위험·고수익’ 우주통신 분야에 대한 베팅 강화와, 프리미엄을 인정받던 AI 보안주의 리스크 회피 전략이 동시에 드러난다. 이는 빅테크조차 거시·기업별 변수를 면밀히 점검하며 공격적 자본 재배분을 단행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투자자들은 위성통신 업황, 발사 일정, 제조 비용, 그리고 사이버보안 사고 대응 능력 등 펀더멘털을 주기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