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가 인공지능(AI)을 탑재한 스마트 안경을 공개하며 글로벌 웨어러블 전장(戰場)에 본격 합류했다.
2025년 7월 28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저장성 항저우(杭州)에 본사를 둔 알리바바 그룹(Alibaba Group Holding Ltd.)은 자사의 대형 언어 모델(LLM) ‘취엔(Qwen)’과 AI 어시스턴트 ‘쿼크(Quark)’를 탑재한 첫 스마트 안경 ‘쿼크 AI 글라스(Quark AI Glasses)’를 2025년 말 중국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제품은 알리바바가 스마트 글라스 카테고리에 진입한 첫 사례다. 회사 측은 안경이 핸즈프리 통화‧음악 스트리밍‧실시간 언어 번역‧회의 자동 필기록을 지원하며, 내장 카메라까지 탑재했다고 설명했다.
제품 특징과 생태계 연동
알리바바는 지도 서비스(AMap)부터 온라인 여행 플랫폼(Fliggy), 그리고 계열사 앤트그룹(Ant Group)이 운영하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 알리페이(Alipay) 등 다양한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사용자는 안경을 통해 길 찾기, 알리페이 결제, 자사 전자상거래 플랫폼 타오바오(Taobao) 쇼핑까지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안경의 가격‧배터리 지속시간‧프로세서 사양 등 세부 제원은 아직 비공개다.
경쟁 지형: 메타·샤오미와의 3파전
스마트 안경 시장은 이미 미국 메타(Meta Platforms Inc.)가 레이밴(Ray-Ban)과 협업한 ‘메타 스마트 글라스’로 포문을 열었고, 중국 샤오미(Xiaomi Corp.)도 올 초 자체 AI 안경을 공개하며参戦했다. 알리바바가 쿼크 AI 글라스로 합류하면서, ‘메타 vs 샤오미 vs 알리바바’ 3파전 구도가 형성됐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스마트폰 이후 차세대 퍼스널 컴퓨팅 플랫폼은 머리에 쓰는 디바이스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전문가 해설: 왜 ‘대형 언어 모델’이 중요할까?
대형 언어 모델(LLM)이란 인터넷상의 방대한 텍스트 데이터를 학습해 인간 수준의 언어 이해 및 생성 능력을 갖춘 AI 모델을 의미한다. 오픈AI(OpenAI)의 GPT 시리즈가 대표 사례다. 알리바바의 ‘취엔’ LLM은 중국어뿐 아니라 다국어 문맥 이해를 목표로 개발됐으며, 이번 스마트 안경에 내장돼 실시간 번역·음성 대화·문서 요약 같은 기능을 제공한다.
시장 관계자들은 “스마트 안경의 성공 여부는 온디바이스 AI 성능과 배터리 효율에 달렸다”며 “알리바바가 자사 클라우드와 생태계를 총동원해 서비스를 최적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알리바바의 AI 전략과 의미
알리바바는 2025년 3월 취엔 LLM을 오픈소스로 공개하며 “비용 효율적 AI 에이전트 구축”을 목표로 삼았다. 이후 새로운 모델을 공격적으로 선보이며 OpenAI 등 서구 빅테크에 맞서는 중국 내 선두 주자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하드웨어 출시는 AI 생태계를 오프라인까지 확장하려는 전략적 수순으로 풀이된다.
한편 웨어러블(wearable)이라는 용어는 몸에 착용할 수 있는 전자기기를 뜻한다. 스마트워치·피트니스 밴드·AR(증강현실) 또는 VR(가상현실) 헤드셋까지 범주가 넓다. 스마트 안경은 이러한 웨어러블 중에서도 시각 정보를 제공하고, 카메라·센서·디스플레이를 내장한 제품군이다.
향후 관전 포인트
전문가들은 중국 규제 환경과 글로벌 수출 가능성을 관전 포인트로 꼽는다. 중국 정부는 얼굴 인식·위치 정보 등 민감한 데이터 처리에 엄격한 규제를 적용 중이다. 알리바바가 이를 어떻게 충족하면서 사용자 경험을 극대화할지 주목된다.
또한 메타·애플 등 서구 업체가 프리미엄 가격 정책을 고수하는 것과 달리, 알리바바·샤오미는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대중 시장을 공략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샤오미는 전기차·스마트폰 등에서 ‘가성비’ 전략으로 시장을 빠르게 확보한 바 있다.
시장 애널리스트들은 “알리바바가 중국 내 10억 명 이상이 쓰는 알리페이·타오바오와 긴밀히 연동할 경우, 하드웨어 판매뿐 아니라 서비스형 수익(소프트웨어 구독 또는 커머스 수수료)도 함께 성장할 것”이라고 관측한다.
요약 및 전망
알리바바는 2025년 말 ‘쿼크 AI 글라스’를 출시해 중국 스마트 안경 시장 경쟁에 참전한다. AI 모델 ‘취엔’과 음성 기반 어시스턴트 ‘쿼크’를 전면에 내세워 통화·번역·결제·네비게이션 등 멀티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동종 제품을 보유한 메타·샤오미와의 경쟁이 불가피하며, 가격·생태계·규제 대응 전략이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