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홍콩=로이터] 중국 전자상거래 및 디지털 인프라 거대 기업인 알리바바 그룹 홀딩(Alibaba Group Holding Ltd.)이 2025 회계연도 1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AI(인공지능) 투자를 앞세운 클라우드 부문 실적은 시장 기대를 웃돌았으나, 전체 매출은 컨센서스를 소폭 밑돌았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2025년 8월 29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알리바바의 미국 예탁증서(ADS)는 뉴욕 개장 직후 8 % 급등하며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시장은 알리바바가 당면한 중국 내 소비 둔화·경쟁 심화를 AI 기반 혁신으로 상쇄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클라우드 사업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 % 증가한 334억 위안(약 46억7000만 달러)으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예상치였던 18.4 % 증가를 크게 상회하는 숫자다. 알리바바는 중국 기업 가운데 가장 공격적으로 AI 애플리케이션을 상용화하고 있으며, 내부적으로 매주 업그레이드가 이뤄질 정도로 개발 속도가 빠르다.
그러나 전체 매출은 2476억5000만 위안으로 LSEG(구 리피니티브)가 집계한 2529억2000만 위안 컨센서스를 약 2 % 하회했다. 핵심 전자상거래 부문의 둔화가 전체 실적에 그림자를 드리운 셈이다.
“지난 네 분기 동안 AI 인프라와 제품 연구·개발에 누적 1000억 위안을 투자했다.” — 에디 우(Eddie Wu) 알리바바 그룹 최고경영자
우 CEO는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AI 투자가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했으며, 앞으로 회사의 ‘강건한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자상거래 세부 실적 처음 공개
이번 분기부터 알리바바는 차이나 전자상거래 그룹(China E-commerce Group) 실적을 별도로 공시했다. 해당 그룹에는 타오바오(Taobao)·티몰(Tmall), 즉시 상거래(Quick Commerce) 신사업, 배달 플랫폼 얼러머(Ele.me), 온라인 여행사 플리기(Fliggy)가 포함되며, 분기 매출은 10 % 증가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3 % 감소했고, EBITA는 즉시 상거래 투자 확대 영향으로 14 % 줄었다. 경쟁사 핀둬둬(PDD)·메이투안(Meituan)·징둥닷컴(JD.com) 역시 ‘보조금 전쟁’으로 수익성 압박이 커질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분석·전망
CFRA의 안젤로 지노(Angelo Zino) 애널리스트는 “AI 및 즉시 상거래 전환이 사업 전반에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왔지만, 사용자 확보·인프라 확충 등 성장 전략이 단기적으로 수익성을 희석했다”고 진단했다.
에디 우 CEO는 “30조 위안 규모로 추산되는 중국 즉시 상거래 주소가능 시장을 공략해 전반적인 전자상거래 고객 기반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판(蒋凡) 차이나 전자상거래 그룹 CEO는 “향후 3년간 즉시 상거래가 연간 1조 위안의 추가 총거래대금(GMV)을 창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외 부문에서도 국제 전자상거래 매출이 19 % 증가하며 유럽·중동 등 핵심 시장 확장이 확인됐다. 또 물류 자회사 차이냐오(Cainiao) 지분을 포선인터내셔널(Fosun International)로부터 3억4980만 달러에 자사주 매입 형식으로 취득한 사실도 공개됐다.
용어 풀이
• 즉시 상거래(Quick Commerce)란 주문 후 1~2시간 내 배송을 목표로 하는 초단기 유통 모델을 말한다.
• GMV(총거래대금)는 일정 기간 동안 플랫폼에서 성사된 상품·서비스 거래액 합계로, 직접 매출이 아닌 ‘거래 규모’ 지표다.
기자 해설
알리바바의 AI 전환은 단순한 기술 업데이트가 아닌 ‘비즈니스 모델 재편’에 가깝다. 클라우드 부문의 고성장은 AI를 활용한 SaaS, LLM(초거대 언어 모델) 인프라 수요 증가와 맞물려 있으며, 이는 수수료율이 낮은 전자상거래 대비 높은 마진 구조를 갖는다. 다만 즉시 상거래 시장은 마케팅·물류투자 부담이 커 단기 수익성 저하는 불가피하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AI-클라우드 성장세와 소비 회복 속도가 본격 매출·이익 개선으로 연결되는지 주시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