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의 상상력 혁명
알리바바 클라우드 창립자 왕젠(王坚)은 알고리즘을 넘어서는 상상력이 인공지능(AI)의 차세대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5년 7월 2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왕젠은 블룸버그와의 최근 인터뷰에서 중국의 다음 AI 도약은 더 거대한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창의적 응용 프로그램 개발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그는 1980년대부터 이어진 AI 발전의 궤적을 회고하며 ‘오늘날 이 기술은 현실 단계에 도달했고, 우리가 해결하려는 문제 역시 실제 문제’라고 평가했다. 왕젠은 연산 능력의 기하급수적 증대가 인간의 사고방식과 문제 해결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그는 컴퓨팅 기술 확장을 자동차·항공기 등 교통수단의 진화에 비유했다. 왕젠은 ‘대규모 계산 능력이 우리의 사고와 행동 방식을 바꾼다는 점에서, 자동차나 비행기가 이동 방식을 바꾼 것과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좁은 범위의 AI(Narrow AI)에서 범용 AI(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나아가 초지능(ASI·Artificial Super Intelligence)으로 단계적으로 도약해야 한다는 통상적 구분에 대해 그는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왕젠은 이러한 구분이 실제 기술 발전의 본질을 흐릴 수 있다면서 ‘필수적 구별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왕젠은 현재 중국 내 주요 기초 모델로 꼽히는 알리바바의 Qwen과 DeepSeek이 이미 충분히 강력하다고 평가하며, ‘이제는 상상력 있는 개발자를 지원해 참신한 적용 사례를 써 내려갈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시장을 단순 소비 시장이 아닌 ‘신기술의 시험대(testbed)’로 규정했다. 왕젠은 ‘중국에서는 실시간 실험과 빠른 제품 검증이 가능하다’며, 비록 상당수 초기 단계 시도가 시장에서 사라져도 그 과정 자체가 혁신성을 담보한다고 설명했다.
AI 경쟁 구도가 단거리 경주가 아닌 장거리 마라톤이라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오늘의 우위가 미래의 진입장벽이 될 것 같지 않다’며, 언제든 새로운 주자가 등장해 판도를 바꿀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나는 현시점의 어떤 기술적 우위도 다른 이들이 따라잡는 데 장애물이 된다고 보지 않는다. 진정한 혁신은 이제 막 시작됐다.
용어·배경 설명1
1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는 사람 수준의 범용 지능을 의미하고, ASI(Artificial Super Intelligence)는 인간 능력을 초월하는 지능을 가리킨다. 현재 상용화된 대다수 모델은 특정 작업에 특화된 ‘좁은 AI’ 단계로 분류된다.
기자 해설 — 본지가 취재한 업계 전문가들은 왕젠의 ‘상상력 우선’ 전략이 중국 AI 생태계에 두 가지 함의를 남긴다고 진단한다. 첫째, 막대한 연구·개발(R&D) 비용이 모델 크기 확장에만 투입되던 흐름이 사용자 경험 중심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둘째, 스타트업 친화적 투자 환경이 조성돼 혁신적 애플리케이션을 발굴하는 ‘창의성 경쟁’이 본격화될 수 있다. 이는 곧 글로벌 AI 패권 논의에서도 ‘데이터·연산력’ 못지않게 ‘문화적 상상력’이 전략적 자산으로 부상할 것임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