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인공지능 칩 대형 고객 확보 소식에 주가 급등

【신화·홍콩】 중국 전자상거래·클라우드 컴퓨팅 기업 알리바바그룹(홍콩 증권거래소 코드: 9988, 뉴욕증권거래소 티커: BABA)의 주가가 AI 칩 사업에서 대형 고객을 확보했다는 보도가 나온 뒤 급등했다.

2025년 9월 17일, CNBC 뉴스와 중국중앙텔레비전(CCTV) 보도에 따르면, 중국 국유 통신사 차이나유니콤(China Unicom)이 알리바바의 반도체 자회사 핑터우거(Pingtouge·T-Head)에서 설계·제조한 AI 가속기(accelerator)를 대규모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알리바바 난징 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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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는 직접 칩을 판매하지 않는다. 대신 기업 고객들은 알리바바 클라우드 서비스를 구독하는 방식으로 해당 칩 기반 컴퓨팅 파워를 활용할 수 있다. 이번 계약이 체결됐다는 사실은

“차이나유니콤 신장위안(三江源) 데이터센터 현장 전광판”

에서 포착된 문구를 통해 CCTV가 처음 확인했고, 알리바바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도 CNBC에 보도의 정확성을 인정했다.


주가 반응도 즉각적이었다. 홍콩 증시에서 알리바바 주가는 5% 넘게 상승 마감했으며, 미국 프리마켓에서는 2% 이상 오르고 있다. 반면, 같은 날 엔비디아(Nvidia) 주가는 프리마켓에서 1% 내렸다.

알리바바의 컴퓨팅 파워는 차이나유니콤이 청해(靑海)성에 건설 중인 대규모 ‘신장위안 데이터센터’에 투입될 예정으로, 메타엑스(MetaX)와 비런테크놀로지(Biren Technology) 등 다른 중국 업체들의 칩도 함께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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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으로는 중국 정부의 반도체 자립 가속화 움직임이 있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인터넷 규제기관인 CAC(사이버공간관리국)가 일부 기업들에 ‘특정 엔비디아 AI 칩 구매 중단’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 정부의 수출 통제와 맞물려 해외 고성능 칩 공급망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데이터센터

알리바바의 AI 로드맵도 주목된다. 알리바바는 자사 클라우드(Alibaba Cloud)를 통해 생성형 AI 모델 ‘Tongyi Qianwen’을 서비스하고 있으며, 지난달 CNBC는 회사가 차세대 AI 칩을 개발 중이라고 전한 바 있다. 다만 차이나유니콤이 이번 프로젝트에서 알리바바의 최신 칩을 사용하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① AI 가속기란 무엇인가?

AI 가속기는 대규모 행렬 연산병렬 컴퓨팅에 최적화된 반도체로, 일반 CPU 대비 수십~수백 배 빠른 AI 학습·추론이 가능하다. 엔비디아의 GPU가 대표적이지만, 중국 기업들은 자체 설계 칩을 통해 국산 생태계를 구축 중이다.

② 차이나유니콤의 파급력

차이나유니콤은 가입자 3억 명 이상을 보유한 중국 2위 이동통신사다.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 능력을 바탕으로, 국산 칩 채택 여부가 시장의 사실상 ‘판정승’으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다.

③ 핑터우거(T-Head)의 위상

알리바바 산하 핑터우거는 리스크파이브(RISC-V) 아키텍처 기반 SoC를 설계해 온 팹리스(fabless) 업체다. 2018년 출범 이후 보안 칩 ‘얀치(Yitian)’와 AI 가속기 ‘허탄(Hanguang)’ 시리즈를 발표해왔다. 이번 계약은 핑터우거가 ‘대형 국유 통신사’와 처음 맺은 공개적 대규모 공급 사례로 평가된다.


전문가 진단

국내외 반도체 애널리스트들은 “엔비디아 의존도가 높은 중국 빅테크가 국산 칩으로 일부 워크로드를 전환하는 상징적 사례”라며, 중국 정부의 지원·규제 완화가 이어질 경우 알리바바의 클라우드 매출 확대칩 설계 기술 고도화에 긍정적이라고 설명한다. 다만 실제 대규모 양산 및 성능 검증, 미국 추가 제재 가능성 등 변동성 요인도 적지 않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데이터센터 상용화 일정 ▲알리바바 신형 AI 칩의 공개 시점 ▲차이나유니콤 추가 발주 규모 ▲엔비디아·AMD 등 해외 업체의 대응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자국 반도체 에코시스템 강화가 중국의 장기 과제”라며, ‘대형 통신사-빅테크-중소 팹리스’ 삼각 축이 견고해질수록 알리바바 클라우드가 얻을 네트워크 효과 역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