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적 알루미늄 기업인 알코아(Alcoa Corp)는 폐쇄되거나 가동이 축소된 10개 부지를 데이터센터 업계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첫 매각은 6월 말 이전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최고경영자(CEO)인 빌 오플린저(Bill Oplinger)가 밝혔다.
2026년 2월 24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알루미늄 제련 과정은 전력을 많이 소모하므로 데이터센터와 같이 전력 수요가 큰 시설들과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나, 이와 동시에 풍부한 전력 공급원에 인접한 일부 부지의 가치는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에 따라 높아질 수 있는 기회도 창출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알코아의 경쟁사인 센추리 알루미넘(Century Aluminum)은 이달에 가동 중단 상태였던 호스빌(Hawesville) 제련소 부지를 데이터센터 업체에 매각하면서도 자신은 6.8% 지분을 유지한 바 있다. 이러한 거래는 제련·정련 산업의 시설이 에너지 접근성 때문에 데이터센터로 전환되는 사례가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는 이 분야로 매각을 추진 중인 10개 부지가 있다”고 오플린저 CEO는 플로리다에서 열린 BMO 글로벌 금속·광산·핵심광물 콘퍼런스에서 밝혔다. “첫 매각은 올해 상반기 내에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후 신속히 뒤따를 수 있는 부지들이 두 곳 더 있다.”
데이터센터 전환과 부지 가치
오플린저 CEO는 과거 알코아가 자산을 매각할 때는 가치 극대화와 부채·책임 최소화를 목표로 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 확산과 데이터센터 수요 폭증은 특정 부지의 평가(valuation)에 새로운 영향을 미치고 있어, 회사는 각 부지가 데이터센터 또는 AI 인프라 환경에서 어느 정도의 가치를 가지는지를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가 진짜로 이해하려는 것은 우리의 개별 부지들이 데이터센터 세계 또는 AI 세계에서 어느 정도의 가치를 가지느냐이다.”
알루미나와 제련 산업의 현황
오플린저는 미국 내 알루미늄 가격이 높다고 해서 수요가 무너진 것은 아니라고 설명하면서도, 원재료인 알루미나(alumina) 가격이 낮아 전 세계 정련소의 약 50%가 현금 흐름 상 마이너스(캐시 네거티브) 상태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로 인해 알루미나 생산의 축소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으나, 알코아 자체는 당장의 알루미나 생산 축소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용어 설명
알루미나(alumina)는 광석인 보크사이트(bauxite)를 정제해 얻는 산화알루미늄(Al2O3)으로, 전기 아크로 전해 제련(스멜팅, smelting) 과정을 통해 금속 알루미늄을 생산하는 데 사용되는 핵심 원료이다.
스멜팅(smelt·제련)은 전기를 사용해 산화물을 환원시켜 금속을 추출하는 공정으로, 대량의 전력이 필요하다.
데이터센터(data centre)는 대규모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를 수용해 데이터 저장 및 연산을 수행하는 시설로, 냉각과 지속적 전원 공급을 위해 막대한 전력을 소모한다.
산업적·지역적 파급 효과 분석
알코아가 소유한 부지를 데이터센터로 전환하는 사례는 몇 가지 관점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첫째, 전력 접근성이 뛰어난 구(舊) 제련·정련 부지들은 데이터센터 사업자들에게 매력적이며, 이는 해당 부지의 토지 가치와 개발 잠재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특히 재생에너지 인프라와 연결 가능한 부지는 AI 연산 수요 증가에 따라 추가적인 프리미엄이 붙을 가능성이 높다.
둘째, 지역 경제 관점에서는 기존 제련·정련 시설의 축소가 고용·산업 생태계 측면에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데이터센터 유치로 인한 건설·운영 관련 일자리 창출, 전력망 투자 확대, 통신 인프라 개선 등 새로운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다만 데이터센터가 제공하는 일자리는 제련소의 생산직 규모와는 성격이 다르므로 지역 노동시장 전환을 위한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
셋째, 전력 수급 측면에서는 데이터센터의 전력수요가 지역 전력망에 큰 부담을 줄 수 있어, 전력계획·재생에너지 비중 확대·전력망 보강 및 수요관리(Demand Response) 제도의 도입·개선이 병행되어야 한다. 규제 당국과 전력사업자, 지방정부의 협업이 중요한 이유다.
시장·가격 영향 전망
알코아의 부지 매각 추진과 유사한 사례들이 늘어날 경우, 제련 설비의 물리적 가용량과 실제 생산 능력 간 괴리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알루미늄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생산 능력 축소 신호가 공급측 리스크로 연결되면 프리미엄이 형성될 수 있지만, 이는 알루미나 가격과 제련소 가동률이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현재 알루미나 가격 약세로 인해 전 세계 정련소의 절반가량이 수익성 압박을 받고 있다는 점은 공급 축소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데이터센터 투자 수요가 특정 지역의 전력 가격과 전력계약 조건을 재편하면, 장기 전력구매계약(PPA) 등 전력비용 안정화 수단을 확보한 데이터센터와 그렇지 않은 산업체 간 경쟁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산업별 전력비용 격차가 기업 의사결정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일부 제련 설비의 가동 재개 여부나 지역별 알루미늄 공급 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여지가 있다.
정책·투자 시사점
정책 담당자와 지방정부는 대규모 전력 수요를 유치하는 것의 경제적 이익과 함께 전력 인프라, 고용 전환, 환경적 영향(예: 데이터센터 냉각에 필요한 물 사용량, 전력원 구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투자자 측면에서는 구체적 부지의 전력계약, 인근 전력 인프라(송전선, 변전소), 재생에너지 연결 가능성, 토지·환경 규제 리스크 등을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론
알코아의 이번 매각 추진은 전통 제조업 부지의 용도 전환이라는 더 큰 흐름을 반영한다.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는 특정 부지의 가치를 재평가하게 만들며, 이는 지역경제와 전력시장, 나아가 알루미늄 공급구조와 가격 형성에까지 파급 효과를 줄 가능성이 있다. 알코아는 10개 부지의 매각을 통해 자산 가치를 극대화하려 하며, 첫 매각은 올해 6월 말 이전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향후 이러한 거래의 확대 여부와 전력·원료(알루미나) 시장의 반응이 알루미늄 산업의 구조적 변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