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회담 진전 속 아시아 증시 상승

[아시아 증시] 주요 주가 지수광범위하게 상승세를 보였다. 투자자들은 미국·러시아 간 우크라이나 협상의 추진 상황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잭슨홀 연설을 앞둔 통화정책 전망을 주시하며 위험 자산을 적극 매수했다.

2025년 8월 18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알래스카에서 열린 미·러 정상회담은 구체적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으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해 ‘게임 체인저’가 될 만한 안보 보장을 제시함으로써 전쟁 종식을 위한 외교적 노력에 새로운 동력이 실렸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85% 급등한 3,728.03으로 마감하며 10년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관투자가와 개인투자자의 동시 매수세가 두드러졌으며, 우크라이나 사태가 빠르게 해결될 경우 미국의 대(對)중국 에너지 제재 부담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0.37% 하락한 25,176.85로 장중 상승분을 반납했다. 부동산 및 기술주가 약세를 보인 가운데, 이번 주 중국 인민은행의 대출우대금리(LPR·Loan Prime Rate) 결정이 불확실성을 키웠다. LPR은 중국 시중은행이 우량 고객에게 적용하는 사실상의 기준금리로, 인민은행의 유동성 의도와 시장 금리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핵심 지표다.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0.77% 오른 43,714.31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정부가 ‘미국이 일본은행(BOJ)에 추가 금리 인상을 압박하지 않는다’고 발표한 데다, 엔화 약세가 자동차주를 밀어 올렸다. 혼다·도요타·닛산이 2~3% 상승했고,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 운영사 패스트리테일링이 1.3%, 반도체 검사장비 업체 어드반테스트가 1.5% 각각 올랐다.

BOJ가 올해 한 차례 더 금리를 인상할지 여부는 이번 주 발표될 일본 소비자물가 지수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한국 코스피지수는 1.50% 하락한 3,177.28로 2거래일 연속 상승 흐름을 끊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을 시사하자 불확실성이 커졌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는 2.2%, SK하이닉스는 3.3% 각각 밀렸다.

호주 S&P/ASX200지수는 0.23% 상승한 8,959.30으로 마감했다. 시총 상위 광산·에너지주의 약세가 상승폭을 제한했으나, 4대 시중은행 중 내셔널오스트레일리아은행(NAB)이 임금체계 문제로 연간 비용 증가를 경고했음에도 2.7% 급등하며 지수를 방어했다. 커먼웰스은행은 1.2%, 웨스트팩은 0.7% 각각 올랐다.

뉴질랜드 S&P/NZX-50지수는 0.63% 상승한 12,970.64를 기록했다. 7월 서비스업 활동지수가 개선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상품시장 동향도 증시에 긍정적 분위기를 더했다. 금 가격은 연준이 9월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완화적 시각 속에 달러화가 숨 고르기에 들어가며 상승했다. 국제유가는 알래스카 회담이 지정학적 긴장을 고조시키지 않으면서 공급 차질 우려가 완화돼 보합권을 나타냈다.

미국 증시는 지난주 강한 랠리 후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16일(현지시각) S&P500지수는 0.3% 하락했지만 2주 연속 주간 상승을 기록했다. 다우지수는 소폭 상승했으며, 7월 소매판매가 견조한 것으로 나타나 경기 회복세를 재확인했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0.4% 떨어졌다. 반도체주 약세와 소비심리 지표 부진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잭슨홀 심포지엄이란? 잭슨홀 심포지엄은 미국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이 매년 8월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주최하는 국제 경제정책 회의다. 전 세계 중앙은행 총재와 경제학자, 재무부 관계자들이 모여 글로벌 거시경제와 통화정책 방향을 논의한다. 파월 의장의 연설은 향후 미 연준의 금리 결정에 대한 힌트를 제공하는 ‘시장 최대 이벤트’로 꼽힌다.

전문가 시각도 엇갈린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러시아의 안보 보장은 실질적 휴전을 의미하므로 유가·원자재 가격 하락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다른 전문가는 “구체적 조항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미·러·우크라이나 삼각 협상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세 가지 체크포인트

① 러시아의 ‘게임 체인저’ 보장 세부 내용 확정 여부
② 22~24일 열리는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파월 의장의 금리 인하 시사 발언 유무
③ 중국 인민은행의 20일 LPR 조정 폭·방향

세 변수가 맞물리면 9월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 특히 한국·대만·중국 IT주처럼 정책과 수요 전망에 민감한 섹터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 전망 : 향후 며칠간 발표될 경제 지표와 정책 메시지가 ‘연착륙 시나리오’를 뒷받침한다면, 아시아 증시는 위험 선호 회복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다만 미·중·러 삼국의 지정학 리스크가 재부상할 경우 방어적 업종 선호 현상이 재점화될 수 있어, 투자자들은 변동성 관리 전략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