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로 미테프(Miro Mitev)는 1990년대 후반 인터넷이 대중화되던 시기에도 한발 앞서 인공지능(AI)을 탐구했다. 그는 1997년 비엔나 경제경영대학(Vienna University of Economics and Business)에서 신경망(neural networks)의 가능성을 발견한 뒤 금융 분야에서 이를 적용하는 데 집중해 왔다.
2025년 12월 26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미테프는 신경망을 이용한 금융 예측의 잠재력을 일찍이 인식했고 “이러한 가능성에 매료됐다”고 밝혔다. 그는 은행과 지멘스(Siemens) 등 기술·금융 회사에서 25년간 예측 업무를 수행했으며, 현재는 스마트웨스(SmartWealth) 자산운용을 창업해 운영하고 있다.
스마트웨스 자산운용은 의사결정을 전적으로 일련의 AI 시스템 네트워크에 맡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사의 최신 펀드인 IVAC은 운용자산(AUM) 목표로 $20억을 겨냥하고 있으며 연환산 수익률 목표는 연 14~15%이다.
미테프는 AI가 의사결정을 전담하더라도 “투자 방정식에서 인간은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간이 학습용 데이터 선정, 입력 변수 설정, 모델 파라미터 구성 및 지속적 모델 조정을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모델이 생성된 뒤에는 “개입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며 모델을 신뢰하는 것이 그의 황금률이라고 덧붙였다.
대신 인간은 데이터와 계산에서 오류가 없는지를 점검하고 모델을 최신 상태로 유지하기 위한 새로운 데이터 도입을 담당해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미테프는 “결과를 무조건 뒤엎는 것이 최악의 상황이며, 이것이 아주 자주 발생한다”며 사람들이 처음에는 AI를 신뢰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록 우리가 지금 당장의 결과를 보지 못하더라도, 두 달, 세 달 뒤에 되돌아보면 ‘사실 우리는 틀렸다’고 말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동력은 낙관주의, 비관주의, 투기 등 매우 인간적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실제로 유럽중앙은행(ECB)은 현재 AI 주도 랠리가 상세한 기술적 분석 때문이 아니라 놓칠 것에 대한 두려움(fear-of-missing-out)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미테프에 따르면 감정을 배제한 투자 접근법은 더 나은 성과로 이어졌다. 회사가 CNBC에 제공한 그래프에 따르면 스마트웨스의 퍼포먼스는 2025년 11월 1일까지의 10년간 407.63%의 수익을 기록했으며, 동일 기간 산업 벤치마크는 145.34%였다.
미테프는 “1년 뒤 어떤 일이 일어날지 확실히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도 자신의 모델로는 최대 한 달까지의 예측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 정보를 평가하고 일관되게 판단을 내리는 것이 인간보다 더 나은 결과를 제공한다는 점이 지속적으로 증명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AI 시스템이 때때로 잘못된 정보를 만들어내는 환각(hallucination) 현상을 겪을 수 있음을 인정했다. 모델 오류의 원인으로는 오버피팅(overfitting), 데이터 문제, 또는 모델 명세의 부적절함(model misspecification)을 꼽았다. 오버피팅은 알고리즘이 잡음(noise)에 지나치게 반응하여 의미 있는 인과관계를 포착하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미테프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엄격한 설계, 검증, 그리고 라이브 환경에서의 테스트를 강조했다. 그는 “이런 기술을 사내에서 개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장기간에 걸쳐 진화하는 과정임을 강조했다. 특히 차별화된 AI 전략을 추구하는 이들에게는 자체 개발 역량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전문 용어 설명
신경망(Neural networks)은 인간 뇌의 신경 연결망을 모방한 알고리즘 구조로, 대규모 데이터에서 패턴을 학습해 예측이나 분류 작업을 수행한다. 금융에서는 시계열 데이터 예측, 가격 움직임 패턴 인식 등에 활용된다.
오버피팅(Overfitting)은 모델이 학습 데이터의 우연한 변동까지 과도하게 학습해 새로운 데이터에 대해서는 성능이 떨어지는 현상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교차검증, 규제(regularization), 검증용 데이터셋 분리 등이 필요하다.
환각(Hallucination)은 AI가 실제 근거가 없는 허위 정보를 생성하는 현상으로, 특히 자연어 처리 모델에서 자주 논의된다. 금융 모델에서는 데이터 품질 문제나 잘못된 가정으로 인해 잘못된 신호를 내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시장·경제적 시사점과 전망
AI 기반 투자 전략의 확대는 운용 효율성 제고, 인건비 구조 변화, 그리고 포트폴리오 구성의 정교화라는 측면에서 금융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대형 은행과 자산운용사들이 AI를 인사와 리서치에 이미 활용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자산관리 시장의 통합(consolidation)과 전문 AI 역량을 보유한 소수 플레이어로의 자금 집중이 발생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AI 채택으로 인한 트레이딩 패턴 변화가 변동성을 높일 수 있으나, 감정적 거래를 줄이고 규칙 기반의 일관된 의사결정을 확산하면 장기적으로는 시장 효율성 제고와 비용 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AI 모델의 오작동, 데이터 오류, 집단적 ‘공통 신념’으로 인한 동조화(risk of crowding) 등은 새로운 시스템적 리스크를 야기할 수 있어 규제·감시 체계의 보완이 병행되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미테프의 사례는 기술 중심의 투자 운용이 사람의 판단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설계하고 유지·감시하는 가운데 기술이 실행한다는 구조가 더욱 현실적임을 보여준다. 향후 AI 모델 성능에 대한 투명성 확보와 데이터 거버넌스 강화가 투자 성과 및 시장 안정성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