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조노벨 2분기 조정 EBITDAㆍ매출 감소에도 이익률 개선…인도 법인 JSW에 매각 추진, 주가 4.9% 하락

[글로벌 화학ㆍ코팅 업계 동향] 네덜란드 소재 악조노벨(NV)이 2025년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핵심 수익성 지표인 조정 EBITDA가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업 효율화에 힘입어 이익률은 개선됐으며, 인도 자회사를 JSW 그룹에 매각하기로 한 사실도 공개됐다.

2025년 7월 22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악조노벨은 이날 실적 발표 직후 투자자들에게 배포한 자료에서 “전 세계적으로 부진한 수요와 유로화 강세에 따른 환율 역풍에도 불구하고 가격 통제와 비용 절감이 주효했다”고 강조했다.

실적 세부치를 보면, 2025년 2분기 조정 EBITDA는 3억9,300만 유로로 전년 동기의 4억 유로 대비 2% 감소했다. 반면 조정 EBITDA 마진은 14.4%에서 15%로 0.6%p 개선됐다. 매출액은 27억8,000만 유로에서 26억3,000만 유로로 6% 줄었는데, 회사 측은 “주요 원인은 환율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유기적(Organic) 매출은 지난해와 거의 동일했고, 평균 판매 단가는 2% 올랐다.

Greg Poux-Guillaume 최고경영자(CEO)는 “시장 수요가 미온적이고 유로화 강세가 거세게 불었음에도, 가격 통제와 SG&A* 절감, 그리고 산업 효율화 프로그램 덕분에 수익성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 SG&A: Selling, General & Administrative Expenses(판매ㆍ관리비)를 의미한다.


인도 법인 매각 결정

악조노벨은 이날 JSW 그룹과 인도 내 페인트 사업부 지분 100%를 넘기는 구속력 있는 계약(binding agreement)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거래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양 사는 2025년 4분기 안에 딜을 종결(close)할 계획이다. 이번 매각이 완료되면 악조노벨은 인도 시장에서 간접 진출(라이선스ㆍ제휴) 전략을 강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서는 JSW 그룹이 건설ㆍ철강 분야의 광범위한 밸류체인을 보유하고 있어, 인도 내 건축ㆍ산업용 페인트 수요를 흡수하며 시너지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동시에 악조노벨은 비핵심 자산을 정리해 재무 유연성을 확보하고, 유럽ㆍ북미 고부가 제품에 집중할 여력을 마련하게 됐다.


주가 반응과 시장 평가

같은 날 암스테르담 증시에서 악조노벨 주가는 장중 4.9% 급락해 56.46유로에 거래됐다. 투자자들은 매출 감소와 인도 법인 매각 소식이 단기 실적 변동성을 높일 것으로 우려하는 분위기다. 다만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영업이익률이 개선된 만큼 구조적 체질 강화가 진행 중”이라며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EBITDA(법인세ㆍ이자ㆍ감가상각 전 이익)는 기업의 현금 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특히 조정(Adjusted) EBITDA는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순수 영업성과를 판단할 때 활용된다. 이익률(마진)은 EBITDA를 매출로 나눈 수치로, 회사의 원가 구조와 가격 통제 능력을 종합적으로 반영한다.

이번 분기 마진이 0.6%p 상승한 것은 2023년 말부터 추진된 “SG&A 및 생산 효율화 프로그램“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악조노벨은 이미 지난해 4억 유로 규모의 비용 절감 효과를 달성했고, 2026년까지 추가로 2억 유로 이상 절감한다는 계획을 유지하고 있다.


환율 역풍과 글로벌 수요 둔화

악조노벨 전체 매출의 약 40%는 유럽 외 지역에서 발생한다. 이번 분기 유로화가 달러, 위안화 등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보이면서 역(逆)환산 효과가 컸다. 회사 측은 “환율 영향만 아니었다면 보고 매출이 한 자릿수 초반 범위에서 증가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또한 글로벌 건설 경기 둔화로 건축용 페인트 수요가 주춤했고, 자동차ㆍ가전 등 내구재 생산 성장세도 완만했다. 그럼에도 회사는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 프리미엄 브랜드 강화, 디지털 유통 채널 확대 등을 통해 가격 방어에 성공했다고 자평했다.


향후 전망과 전략

악조노벨은 2025년 하반기에도 “시장 상황이 도전적(challenging)”일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수익성 중심 전략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고성장 시장(High-Growth Markets)에서의 M&A 기회를 탐색하고, 동시에 유로화 강세 국면에 대비해 환 헤지 전략을 더욱 정교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경영진은 “유 free cash flow(자유현금흐름)를 확대해 주주환원(capital return)을 이어갈 것이며, 핵심 사업에 대한 선별적 투자를 통해 2026년까지 조정 EBITDA 마진 17% 달성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 코멘트

일각에서는 “가격 인상 여력이 점차 줄어드는 가운데, 원가 절감만으로 추가 이익률 개선을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다”는 경고도 나온다. 반면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규제 강화로 친환경ㆍ저휘발성유기화합물(VOC) 코팅 제품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악조노벨이 기술 리더십을 활용해 차별화할 기회가 크다는 분석도 다수 제기된다.

결론적으로, 이번 분기 실적은 외형 성장 둔화에도 수익성 방어가 가능함을 증명했다. 인도 법인 매각으로 유입될 현금을 어떻게 재배치하느냐가 향후 주가 방향성을 결정지을 핵심 변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