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조노벨(Akzo Nobel NV)과 악살타 코팅 시스템즈(Axalta Coating Systems)가 추진하는 약 250억달러 규모의 전주식 교환 합병이 핵심 주주들의 공개 반대에 직면했다다. 악살타의 주요 주주인 아티잔 파트너스(Artisan Partners)와 셰이피로 캐피털 매니지먼트(Shapiro Capital Management)가 모두 합병 조건에 이의를 제기하며 반대 입장을 밝힘에 따라, 연간 매출 약 170억달러의 글로벌 코팅(도료) 대기업 탄생을 목표로 한 이 거래의 동력이 흔들리고 있다다.
2025년 11월 2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아티잔 파트너스는 악살타 지분 약 0.7%추정치를 보유한 주주로서 이번 주 초 평가(밸류에이션), 지배구조, 그리고 합병 대가의 공정성을 문제 삼으며 첫 공식 반기를 들었다다. 아티잔은 이번 거래가 무(無)프리미엄의 ‘동등 합병(Merger of Equals, MOE)’이라는 악조노벨의 프레임과 달리, 악살타 주주가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다.
셰이피로 캐피털도 뒤이어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루이스 셰이피로(Louis Shapiro) 대표는 “악살타 투자자들은 그들이 받아야 할 프리미엄을 받아야 한다”고 말하며, 조건이 개선되거나 대안이 검토되지 않는 한 합병에 반대표를 행사하겠다고 밝혔다다. 셰이피로 캐피털은 악살타 지분 약 1.1%를 보유한 상위 25위권 주주로 알려졌다다. 반면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행동주의 성향의 세비안 캐피털(Cevian Capital)은 이번 결합이 도료·코팅 산업 내 통합에 따른 ‘상당한 가치 잠재력’을 반영한다며 찬성 입장을 밝혔다다. 세비안은 과거 악조노벨 지분 약 5%를 축적한 바 있다다.
거래 구조와 조건 논란
현재 조건에 따르면, 악살타 주주들은 보유한 악살타 1주당 악조노벨 주식 0.6539주를 받게 되며, 합병 후 신설·통합 회사의 지분 45%를 보유하게 된다다. 반면 악조노벨 주주들은 55%를 보유하고, 거래 종결 전 25억유로(€2.5bn) 규모의 특별배당을 수령한다다. 그레그 푸그-기욤(Greg Poux-Guillaume) 악조노벨 CEO는 애널리스트 콜에서 이번 합의가 의도적으로 무프리미엄의 MOE 구조로 설계됐다고 강조했다다. 이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요구하는 일부 주주들의 기대와 충돌하는 지점이다다.
“이번 합병은 업계 선도적 혁신과 비교 불가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춘 도료·코팅 분야의 리더를 창출할 것이다. 전략적·재무적 논리가 명확하며, 양사 주주 모두에게 상당한 가치를 제공할 것이다.” — 악조노벨
“우리는 악조노벨과의 합병이 악살타 주주들에게 장기 성장을 견인하고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이라고 확신한다. 약 6억달러 규모의 실행 가능한 런레이트 시너지를 통해 이를 달성할 것이다. 주주들과의 지속적 소통을 기대한다.” — 악살타
경영진이 제시한 핵심 수치와 로드맵
합병 발표 직후 콜에서 경영진은 다음을 강조했다다.
- 약 6억달러 규모의 실행 가능한 런레이트 비용 시너지, 그중 90%는 3년 내 실현 전망
- 전 세계 173개 제조 거점과 91개 R&D 센터로 구성된 글로벌 생산·연구 네트워크
- 과학자·엔지니어 4,200명과 약 100개 브랜드(산업용, 리피니시, 모빌리티, 항공우주, 해양, 파우더, 데코레이티브 등)
- 조정 EBITDA 33억달러, EBITDA 마진 20%, 조정 잉여현금흐름 15억달러 기대
- 종결 일정은 2026년 말부터 2027년 초까지로 연장 가능
무프리미엄 MOE란 무엇인가: 용어 해설
동등 합병(MOE)은 양사가 유사한 규모·가치를 전제로 상대방 주식으로 교환해 결합하는 구조를 말한다다. 무프리미엄은 피합병 측 주주에게 추가 할증(경영권 프리미엄)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의미다다. 이때 주주들은 교환비율의 공정성, 지배구조(이사회 구성·의결권), 특별배당 등 가치 배분을 중점적으로 따진다다. 런레이트(run-rate) 시너지는 통합 완료 시점에 연간 기준으로 반복 달성이 가능한 비용 절감·효율화 효과를 뜻한다다. 또한 조정 EBITDA·조정 잉여현금흐름은 일회성 항목 등을 제외해 본업의 수익력과 현금창출력을 가늠하려는 지표다다.
주주 저항의 핵심 쟁점: 평가, 배분, 거버넌스
아티잔 파트너스와 셰이피로 캐피털의 반대는 평가와 보상 구조에 집중돼 있다다. 특히 교환비율(악살타 1주당 악조노벨 0.6539주)과 특별배당(€2.5bn)이라는 가치 배분 메커니즘이 악살타 주주에게 불리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다. “프리미엄을 받아야 한다”는 요구는 통상적 경영권 프리미엄 관행에 대한 기대를 반영한다다. 반면 세비안 캐피털은 업계 통합 국면에서 규모의 경제와 네트워크 효과를 통한 가치 창출에 무게를 두고 있다다.
경영진은 6억달러 시너지와 20% 마진, 15억달러 현금창출 전망을 앞세워 거래의 재무적 타당성을 강조한다다. 그러나 주주 측에서는 시너지 실현의 가시성(90%를 3년 내 달성)과 실제 내부화 속도, 지배구조 설계 등 세부 조건을 면밀히 확인하려는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다.
경쟁 구도와 전략적 맥락
양사는 결합 시 PPG 인더스트리즈(NYSE:PPG)와 셔윈-윌리엄스(NYSE:SHW) 등 업계 선도 기업과 정면 경쟁할 수 있는 규모와 혁신 역량을 갖추게 된다고 주장한다다. 173개 생산 거점과 91개 R&D 센터, 4,200명의 과학자·엔지니어, 약 100개 브랜드는 글로벌 고객 범위를 넓히고 기술 파이프라인을 강화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다. 이는 단일 회사로는 달성하기 어려운 규모의 시너지와 혁신의 속도를 제공한다는 설명이다다.
다만 종결 일정이 2026년 말 또는 2027년 초까지로 제시된 점은, 대형 국제 합병의 절차와 통합 준비가 장기전에 가깝다는 현실을 시사한다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합병 완료 전까지의 불확실성 비용과 대체 시나리오(조건 재협상, 다른 전략 대안 모색)의 기대감을 저울질하게 된다다.
결정적 표 대결을 향해: 다음 단계
아티잔과 셰이피로의 공개 반대로 악살타 이사회는 평가절하 주장과 대안 검토 요구에 직면했다다. 내년으로 예상되는 주주총회 표결은 이번 합병이 투자자들의 지지를 확보할 수 있는지 가늠할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다. 표 대결을 앞두고 핵심 변수는 교환비율 조정, 특별배당의 구조적 재설계, 합병 후 지배구조 구상 등으로 압축될 가능성이 크다다. 업계 통합의 잠재 가치와 단기적 보상 간의 균형점을 찾는지가 관건이다다.
요약하면, 무프리미엄 MOE라는 설계가 장기적 시너지와 산업 재편의 기회를 제시하는 한편, 단기적 프리미엄을 중시하는 주주의 기대와 충돌하고 있다다. 현 시점에서의 공개 반대는 조건 재협상 또는 대안 탐색 요구를 강화할 수 있으며, 표결 결과가 도료·코팅 산업 최대급 합병의 향방을 좌우할 것이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