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속에서도 증시 랠리가 이어지는 이유

뉴욕 월가가 단기 악재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관세로 인한 물가 상승과 노동시장 이상 징후가 잇따라 나타났지만, 투자자들은 기업 실적 호조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대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2025년 9월 12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미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BLS)은 과거 고용 데이터를 수정해 실제로는 기존 발표치보다 약 100만 개나 적은 일자리가 창출됐다고 밝혔다. 같은 주에 신규 실업급여 청구 건수가 급증했고, 관세로 인한 소비자물가가 다시 오르는 등 부정적 지표가 줄을 이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가자지구 분쟁, 연방준비제도 재편 시도, 그리고 보수 성향 활동가 찰리 커크 피살 등 정치‧지정학적 불안이 겹쳤다.

그럼에도 주식시장은 미래를 반영한다는 격언처럼, 시장은 향후 6~9개월을 낙관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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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미래에 산다(The market lives in the future).” – 마크 루시키니(제니 캐피털 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

그는 규제 완화, 감가상각비 소급 공제, ‘원 빅 뷰티풀 빌(One Big Beautiful Bill)’로 불리는 대규모 감세 계획, 낮은 실업률, 그리고 연준의 예상 금리 인하를 증시 랠리를 지지하는 ‘콜라주’라고 요약했다.


● 통화·재정 부양 기대감
시장 참여자들은 CME FedWatch 자료를 근거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이달 기준금리를 4.25~4.50%에서 0.25%p 낮출 가능성을 90% 이상으로 본다. 이어 10월·12월, 2026년 세 차례 추가 인하까지 총 다섯 차례 인하가 가격에 반영됐다. 이는 지난 6월 FOMC 위원들의 점도표(dot plot)보다 훨씬 공격적이다.

루시키니는 “노동시장이 어느 정도 버텨주면, 재정·통화 부양이 경기 완충 장치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션와이드 파이낸셜의 마크 해킷 전략가 역시 “생산성 개선, 정책 완화, 추가 재정 지원 가능성이 결합되면서 ‘느린 고용 = 주가 하락’ 공식이 깨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 인플레이션과 기술주 가치 재평가
물가 압력은 여전히 부담이다.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2.9% 오르며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관세 민감 품목인 식료품·의류·가구 가격이 두드러졌다. 그럼에도 클라우드·AI 중심의 기술주는 투자심리를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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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오라클(Oracle)은 클라우드 수요 급증에 힘입어 33년 만의 최대 일일 상승률을 기록했다. 펀드스트랫(Fundstrat)의 유명 강세론자 톰 리는 “엔비디아(Nvidia)의 PER이 코스트코·월마트보다 낮다”며 “AI 관련 주가가 전반적으로 저평가돼 있다”고 분석했다. 마켓베테랑 에드 야데니는 “선행 EPS 추정치가 16주 연속 사상 최고”라고 전했다.

웰스파고는 S&P 500 지수 연말 목표치를 6,650포인트, 2026년 목표치를 7,200포인트로 제시했다. 오성권(웰스파고 수석 주식애널리스트)은 “AI 설비투자와 연준의 ‘Fed Put’이 살아 있는 한 강세장은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 용어 설명
FedWatch :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파생상품 가격을 통해 FOMC 금리결정 확률을 실시간 산출하는 도구.
Fed Put : 증시 급락 시 연준이 금리 인하 등으로 시장을 방어한다는 믿음을 일컫는 월가 속어.
점도표 : FOMC 위원들이 향후 금리 전망을 점(dot)으로 표시한 차트.

이처럼 경기 둔화 신호정책 기대감이 교차함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기술 혁신과 비용 완화라는 두 축을 근거로 낙관론을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이 완전히 잡히지 않았더라도 연준의 방향성이 바뀌면 자산 가격이 선제적으로 움직인다”는 점을 강조한다.

※ 본 기사는 CNBC 영문 기사를 기반으로 작성됐으며, 모든 수치·인용·날짜는 원문을 그대로 반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