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개발은행, 저금리 대출 창구에 110억 달러 조성…미국의 추가 지원 여부는 불투명

아프리카개발은행(AfDB)이 저소득국가에 저리·우대조건으로 자금을 빌려주는 기구인 아프리카개발기금(ADF)을 위해 $11 billion(약 110억 달러)을 모금했다고 2025년 12월 16일 발표했다. 이 금액은 3년마다 이루어지는 이번 보충 기금 조성에서 2022년의 $8.9 billion을 웃도는 수준이나, 초기 목표치였던 $25 billion에는 못 미친 것이다.

2025년 12월 16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자금 조성은 영국과 가나가 공동 주최한 이틀간의 기부자(pledging) 회의 이후 공개됐다. AfDB는 성명에서 “세계 개발금융에 가장 어려운 시기 중 하나에서 우리의 파트너들이 철수 대신 야심을 택했고, 관성 대신 투자을 선택했다”고 AfDB 회장 시디 울드 타(Sidi Ould Tah)의 발언을 전했다.

AfDB는 이번 회의에서 총 43개 파트너로부터 자금을 모았다고 밝혔으며, 아프리카의 일부 회원국들이 최초 기여를 한 점을 강조했다. 케냐, 잠비아, 코트디부아르 등 19개 아프리카 국가가 ADF에 첫 기여를 했고, 아프리카 회원국들이 약 $182.7 million(약 1억8270만 달러)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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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DB 성명은 미국의 기여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미국 정부는 별도의 논평을 내지 않았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5월 ADF에 대한 $197 million(약 1억9700만 달러) 규모의 분할지급(tranche)을 철회한 바 있어 미국의 향후 참여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어 왔다.

주요 공여자로는 아랍아프리카경제개발은행(BADEA)$800 million을 약속했고, OPEC국제개발기금$2 billion을 약속한 점이 포함됐다. AfDB는 또한 미국의 축소 기여 이후 신규 공여국을 발굴하고, 각 사이클마다 자본시장으로부터 $5 billion의 시드(seed)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정관 개정 검토 및 재단·민간기부 단체 등 비전통적 자원 동원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ADF의 역할과 특성

ADF는 1972년 이래 37개 저소득 아프리카 국가에 총 $45 billion을 지원했다. ADF는 AfDB의 주요 대출 창구와 달리 보조금(grants)초저리·우대조건(concessional) 대출을 제공하며, 상환기간이 20년을 초과하는 장기 차관을 포함한다. 반면 AfDB의 일반 대출 창구는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와 더 엄격한 조건을 적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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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도와 영향

ADF 자금은 농업 관개, 도로, 전력 등 인프라 사업을 포함한 개발 프로젝트 자금으로 사용된다. AfDB는 성명에서 농업 관개, 도로 및 전력 프로젝트 등 실질적 개발사업에 자금이 투입될 것이라고 명시했다. ADF의 역할은 각국의 과도한 부채 부담, 감소하는 공적 원조, 그리고 글로벌 자본시장의 긴축으로 정부의 자금조달 접근성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더욱 커지고 있다.

용어 설명

본보가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해 관련 용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AfDB(아프리카개발은행)는 아프리카 대륙의 주요 다자간 개발 금융기관으로, 회원국과 국제 파트너로부터 자금을 모아 개발 프로젝트에 대출과 보조금을 제공한다. ADF(아프리카개발기금)는 AfDB가 운영하는 저소득국 대상의 우대조건 기금으로, 상업적 금리에 비해 훨씬 낮은 금리 또는 보조금을 제공하여 개발도상국의 장기 프로젝트 자금을 지원한다. 우대조건 대출(concessional loans)은 상환 기간이 길고 금리가 낮아 재정적 부담을 줄이는 형태의 차관이다.

시장·경제에 미칠 잠재적 영향 분석

이번 $11 billion 조성은 단기적으로는 ADF의 프로젝트 실행 능력 회복에 기여함으로써 인프라 건설 및 전력·농업 투자 계획을 가속할 수 있다. 이는 해당 프로젝트의 계약과 자재 수요를 통해 지역 건설업체와 연관 산업에 긍정적 수요 충격을 제공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인프라 개선이 생산성 향상과 무역원가 감소로 이어져 일부 국가의 실질 GDP 성장률을 지지할 가능성이 있다.

금융 시장 측면에서는 AfDB의 추가 자금 조성이 국가신용도 및 차입비용에 미치는 영향이 주목된다. ADF의 증액은 일부 저소득국의 외부 자금 조달 수요를 경감시켜 단기적으로는 해당 국가의 국채 금리 스프레드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다만 미국의 불확실한 참여가 계속될 경우, 일부 투자자들은 다자간 개발기금의 안정성에 대해 우려를 가지며 리스크 프리미엄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

또한 AfDB가 정관 개정을 통해 매 사이클 $5 billion의 시드 자금을 자본시장으로부터 조달하려는 계획은, 성공 시 기관의 재원 다변화와 레버리지 향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는 민간 부문의 참여를 촉진하고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에서 공공·민간 파트너십(PPP)을 확대하는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다. 반면 자본시장 조달은 금리 및 시장 유동성 상황에 민감하므로 글로벌 금리 상승기에는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정책적 시사점

미국 등 전통적 공여국의 참여 축소는 국제 개발금융의 지형을 재편할 가능성이 있다. AfDB가 새 기여국을 확보하고 다각적 자금조달 방식을 모색하는 것은 이러한 변화에 대한 대응이다. 유럽·중동·아시아의 다자 및 양자 공여 확대는 ADF의 자원 기반을 강화할 수 있으나, 향후 지속성과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장기적 약정이 필수적이다.

요약하면 이번 기금 조성은 ADF의 즉각적 재원 확충을 통해 저소득 국가의 개발사업 진행에 긍정적으로 기여하겠지만, 미국의 불참 가능성과 글로벌 금리·자본시장 환경이 향후 자금 조달 비용과 개발 성과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