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인수금융] 글로벌 사모투자사 Apollo Global Management Inc.(이하 아폴로)가 캐나다 자동차 부품업체 ABC Technologies Holdings Inc.(이하 ABC 테크놀로지스) 인수 거래와 연계된 20억 달러(약 2조7,000억 원)* 규모의 부채 매각(debt sale)을 부활시키기 위해 사적 신용시장(private credit market)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2025년 8월 13일,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 보도에 따르면, 이번 딜은 지난 4월 관세 우려가 촉발한 시장 변동성 속에서 시중 은행의 대차대조표에 발이 묶이며 한차례 좌초됐다. 당시 은행들은 부채 패키지를 전통적인 공모 대출 시장(broadly syndicated market)에 배포해 자금을 조달하려 했으나, 시장 상황 악화로 매각 창구가 사실상 잠겼다.
아폴로는 이번 재추진 과정에서 HPS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HPS Investment Partners)를 비롯한 사적 신용 운용사(private credit firms)들과 협상 중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은행 대신 사적 신용사가 대출을 인수하면 가격 책정과 구조 설계에 있어 더 큰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다”1고 전했다.
여기에 아폴로도 일정 부분 자금을 함께 대출하는 형태로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 용어 해설
‘공모 대출 시장(Broadly Syndicated Loan Market)’은 투자은행이 여러 금융기관에 대출을 공모 형식으로 분산 판매하는 구조를 뜻한다. 반면 ‘사적 신용(Private Credit)’은 은행 외부의 자산운용사가 직접 대출을 제공하는 비은행권 여신으로, 신속한 집행과 맞춤형 조건이 장점이다. 2024년 이후 금리와 규제 부담으로 은행 대출이 경색되자, 대형 PE(사모펀드)와 기관투자가가 사적 신용시장으로 몰리는 흐름이 두드러진다.
이슈 배경
올해 4월 관세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신용스프레드가 확대되고, 채권·대출 가격이 급락해 은행들은 ABC 테크놀로지스 딜 관련 부채를 떠안게 됐다. 시장에서는 ‘hung loan(매각 실패로 은행에 묶인 대출)’ 사례로 분류했다. 이번 협상은 은행권의 부담을 덜고 자본 회전을 가속하기 위한 구조조정으로 해석된다.
현재 협상 상황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에 따르면, 논의는 초기 단계이며 조건은 금리·만기·우선순위 구조를 중심으로 조율 중이다. 아폴로 측은 공식 논평을 거부했으며, HPS 등 사적 신용 운용사도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1.5Lien’ 또는 ‘유동 금리 기반 대출(Term Loan B)’ 등 복합 구조가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파급 효과
전문가들은 이번 딜이 사적 신용의 대형화 흐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해석한다. 2023년 나스닥·피치북 자료에 따르면, 10억 달러 이상 사적 대출 딜은 2019년 5건에서 2024년 28건으로 늘었다. 이는 레버리지론 규제와 바젤Ⅲ 최종안 등 은행 자본 규제가 강화된 영향이 크다.
전망 및 리스크
사적 신용사의 요구 수익률(IRR)이 은행 대출보다 높아 차입 코스트 상승은 불가피하다. 반면 빠른 집행과 높은 확실성은 인수주체 입장에선 매력적이다. 향후 금리 정상화, 관세 정책, 공급망 재편 등이 변수로 거론된다. 만일 시장 변동성이 재차 확대되면, 협상이 연기되거나 구조가 수정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편집자 주
아폴로는 2021년부터 자동차·모빌리티 부품 분야를 핵심 투자테마로 삼고 있다. ABC 테크놀로지스 인수는 북미 OEM(완성차 제조사) 공급망 강화 전략의 일환으로, 전동화·경량화 수요 확대에 맞춰 고수익을 기대하는 구조다.
*환율 1달러=1,350원 가정.
1Bloomberg, 2025.08.13, ‘Apollo Said to Seek New Private Loan for ABC Tech Buyou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