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 백악관서 ‘초기 평화협정’ 서명 예정

워싱턴(로이터)—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수십 년간의 갈등 끝에 경제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초기 평화협정에 오는 금요일(현지시간) 서명할 예정이다. 백악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양국 정상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서명식을 주재한다고 밝혔다.

2025년 8월 8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 대변인 애나 켈리는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과 각각 에너지·기술·경제협력·국경안보·인프라·무역 분야에 대한 별도 합의서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추가 세부사항은 공개되지 않았다.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니콜 파쉬니안 아르메니아 총리는 이날 오후 2시 30분께(현지시간) 백악관에 도착해 회담 및 서명식에 임할 계획이라고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협정에는 남캅카스(South Caucasus)를 관통하는 전략적 운송 회랑에 대한 미국의 독점 개발권이 포함돼 있으며, 해당 노선은 ‘국제 평화와 번영을 위한 트럼프 경로’(Trump Route for International Peace and Prosperity)로 명명됐다.

“이 트럼프 경로는 자선사업이 아니다. 매우 투자 매력도가 높은 자산이다.”

라고 한 고위 행정부 관계자는 밝혔으며, 최근 며칠 사이 최소 9개 기업이 잠재적 투자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접촉해 왔다고 덧붙였다.

고위 당국자들은 이번 합의가 냉전 종식 이후 러시아 주변부에서 ‘동결 갈등(frozen conflicts)’으로 남아 있던 분쟁 가운데 하나를 종식시키는 첫 사례라고 평가했다. 또한 “이번 합의는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을 넘어 전 지역에 안정과 번영을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경 설명
동결 갈등(frozen conflict)은 전면전이 끝난 뒤에도 공식적인 평화조약이 체결되지 않아 긴장과 국지적 충돌이 지속되는 상태를 뜻한다. 남캅카스는 러시아, 터키, 이란, 유럽이 만나는 에너지 수송 요충지로, 해당 지역의 불안은 국제 원유·가스 가격과 공급망에 큰 영향을 미쳐 왔다.

양국은 1980년대 후반, 나고르노카라바흐(아제르바이잔 영토이지만 주민 대다수가 아르메니아계) 분쟁을 계기로 대립해 왔다. 두 국가는 1991년 소련 해체와 함께 독립했으나, 폐쇄된 국경·민족 갈등·교역 단절 등으로 지역 경제가 분열됐다.

백악관은 평화협정이 타결되면 러시아·터키·이란·유럽 사이에 위치한 에너지 생산 지역인 남캅카스가 석유·가스 파이프라인으로 더욱 긴밀히 연결돼 지정학 리스크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문서의 세부 조항에 따르면, 아르메니아는 ‘국제 평화와 번영을 위한 트럼프 경로’(TRIPP)에 대해 미국에 장기간 독점적 특별 개발권을 부여할 예정이다. 관계자들은 이러한 조항이 최근 몇 달간의 ‘신중한 협상’을 통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전문가 시각
본 협정은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체결 즉시 경제 회복과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입 전망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 특히 TRIPP 회랑은 기존 BTC(바쿠–트빌리시–제이한) 송유관 및 남가스회랑(SGC)과 연결될 가능성이 있어, 유럽의 대러 에너지 의존도를 일부 완화할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미 대선 국면에서 ‘평화 중재자’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고, 미국 기업들은 인프라·에너지·기술 프로젝트 수주 기회를 확보한다. 이에 대해 일부 외교 전문가는 “미·러 간 영향력 경쟁 차원에서 미국의 외교적 포석”이라고 해석한다.

향후 과제
실제 평화 정착을 위해서는 난민 귀향, 국경 demarcation, 지역 자치 보장 등 복합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특히 나고르노카라바흐의 정치적 지위와 안전 보장 메커니즘 마련이 협정 이행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협정 이행 속도와 실질적 국경 개방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투자자 관점에서 남캅카스 인프라 건설주는 단기 모멘텀을 받을 수 있으나, 정치적 불확실성을 감안한 위험 관리가 필수적이다.


※ 본 기사에는 로이터 원문 정보를 토대로 기자의 분석·견해가 포함돼 있으며, 추가적인 수치나 사실은 삽입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