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중앙은행이 국내 경제 성장률 전망을 상향 조정하며, 미국의 정책 변화가 예상했던 만큼의 충격을 주지 않았고 소비지출이 예상보다 더 안정적이라고 밝혔다.
2025년 12월 19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아일랜드 중앙은행은 분기 보고서를 통해 다국적 기업의 왜곡 효과를 제거한 경제성장 지표인 수정 국내 수요(Modified Domestic Demand, MDD)가 올해 3.9%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세 달 전 예측치인 2.9%에서 상향된 수치다.
보고서는 또한 아일랜드의 국내 경제 성장률이 2026년 3.0%, 2027년 2.8%로 둔화될 것으로 예측했지만 이 역시 지난 9월 전망보다 상향 조정된 수치라고 명시했다. 중앙은행은 이번 상향 조정의 배경으로 다국적기업의 투자 증가 기대, 건설 활동 호조, 정부 지출의 확대를 들었다.
아일랜드 경제가 미국 내 기업 활동 강화 정책의 영향에서 비교적 자유로웠다는 점도 보고서의 핵심이다. 아일랜드는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지시에 따른 기업의 미국 내 생산 확대 압박에 가장 노출된 국가 중 하나로 평가돼 왔다. 아일랜드 내 고용, 세수, 수출의 상당 부분이 주로 기술(tech)·제약(pharmaceutical) 분야의 미국계 다국적기업 집단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아일랜드 경제는 기대됐던 역풍에 대해 매우, 매우 저항적(really, really resistive)이었다.”
— 로버트 켈리(Robert Kelly), 중앙은행 경제통계국장
켈리 국장은 보고서에서 외국계 다국적기업들이 새로운 환경에 대응해 내린 조정이 지금까지는 비교적 온건하게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조정이 본국으로의 생산 이전이나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이어지지 않았고, 따라서 국내 수요와 고용 측면에서 큰 타격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인플레이션 전망도 보고서에서 제기된 주요 사안이다.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이 올해 2.1%에서 내년 2.3%로 소폭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위험요인은 상향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임금, 에너지 및 수입물가 변동에 따라 물가상승 압력이 커질 가능성을 의미한다.
용어 설명: 수정 국내 수요(Modified Domestic Demand, MDD)
MDD는 다국적기업의 국내 회계·거래상 특이치로 인해 발생하는 국내총생산(GDP)의 변동성을 제거하기 위해 고안된 통계 지표다. 다국적기업의 이익 반출, 세법·회계처리상의 자산 재배치, 시장가격과 무관한 내부거래 등으로 GDP가 왜곡될 때 이를 보정해 실제 국내 소비·투자·고용 등 내수 경제의 동향을 더 잘 반영하도록 한다. 중앙은행은 MDD 증가를 ‘국내 수요의 실질 확장’으로 해석한다.
정책·시장에 대한 체계적 분석
이번 전망 상향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향후 정책과 시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첫째, 국내 수요가 MDD 기준으로 견조함을 보이면 정부 재정정책은 확장적 기조를 일정 기간 유지할 여지가 생긴다. 건설 활동과 정부 지출의 강화는 단기적으로 고용 확대와 민간 소비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 둘째, 인플레이션 전망이 소폭 상향된 점은 중앙은행 및 유럽중앙은행(ECB) 등 통화정책 당국의 금리 결정에 신중함을 요구할 수 있다. 물가상승 압력이 지속되면 실질금리(명목금리−인플레이션)가 하락해 자본유입과 자산가격에 영향이 미칠 수 있다.
셋째, 아일랜드 경제의 대외 의존도가 높은 만큼 다국적기업의 추가적인 구조조정이나 미국 내 정책 변화가 향후 불확실성 요인으로 남아 있다. 그러나 현재 시점에서는 그런 충격이 대규모 직접적 충격으로 전개되지 않았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는 단기적으로 자본시장에 안도감을 제공할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기업의 투자·조세 환경 변화에 따른 리스크 관리를 필요로 한다.
투자자 관점의 시사점
투자자들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단기 내수 회복과 건설·정부지출 확대가 주가·부동산 시장에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반면, 인플레이션 상향과 다국적기업 의사결정의 불확실성은 채권금리 변동성과 통화 변동성 확대를 초래할 수 있다. 포트폴리오 관점에서는 산업별 노출(특히 기술·제약·건설)에 대한 리스크 재평가와 금리·물가 시나리오에 따른 대응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
정책 제언적 시각
정책당국은 MDD 기반의 국내 수요 강세를 확인하면서도, 다국적기업에 과도하게 의존한 경제구조를 다변화하는 중장기 전략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세수·고용의 특정기업 집중도를 낮추고 국내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 자본의 국내 재투자 유도, 노동시장·주거정책의 보완을 통해 외부 충격에 대한 회복탄력성을 제고해야 한다.
요약: 아일랜드 중앙은행은 MDD 기준으로 올해 성장률을 3.9%로 상향 조정했고 2026~2027년 성장률 전망도 상향했다. 다국적기업의 조정 효과는 현재까지 온건했으며 인플레이션은 내년 소폭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흐름은 단기적으로는 내수·건설·자산시장에 긍정적이나, 중장기적으로는 다국적기업 의존도를 낮추는 구조정책이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