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순수 양자컴퓨팅 기업 아이온큐(IONQ)가 글로벌 대형은행 JPMorgan Chase의 응용연구 총괄이었던 마르코 피스토이아(Marco Pistoia) 박사를 영입했다.
2025년 7월 28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인사를 통해 아이온큐는 기업 고객에게 차세대 양자 하드웨어·알고리즘·양자 안전 암호(Quantum-Safe Encryption) 도입을 지원할 계획이다.
피스토이아 박사의 역할과 경력
아이온큐는 곧 공식 성명을 통해 피스토이아 박사를 산업협력 담당 수석부사장(SVP of Industry Relations)으로 임명한다고 발표할 예정이다. 그는 2020년부터 2025년까지 JPMorgan Chase 내부 연구조직을 이끌며 양자컴퓨팅·핀테크·첨단보안 분야를 총괄했다.
새 직책에서 그는 니콜로 드 마시(Niccolo de Masi) 아이온큐 최고경영자(CEO)에게 직접 보고하며, 다양한 산업군에 양자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한 전략 수립과 파트너십 구축을 담당한다.
JPMorgan 연구조직 개편과 업계 동향
미국 자산 기준 최대 은행인 JPMorgan은 최근 연구조직의 리더십을 전면 개편했다. 이는 금융권 전반에서 ‘양자우월성(Quantum Supremacy)’ 달성 경쟁이 가속화되는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아이온큐·리게티컴퓨팅(Rigetti)·D-Wave 등 순수 양자기업 주가는 지난 1년간 급등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양자는 기존 암호체계를 무력화할 잠재력이 있다. 전 세계가 양자 안전 암호로 전환해야 한다” ― 마르코 피스토이아
양자 위협과 ‘양자 안전 암호’
양자컴퓨터가 충분한 연산 능력(1200~3000 Qubit 규모로 추정)을 확보하면, 현재 금융·국방·헬스케어 등에서 쓰이는 공개키 암호(RSA·ECC 등)를 단시간 내 풀 수 있다. 피스토이아 박사는 이를 ‘거대한 시스템 리스크’로 규정하며, 2~3년 내 실용적 양자컴퓨터 도래를 예상했다.
‘양자 안전 암호(또는 후양자 암호, Post-Quantum Cryptography)’란, 양자컴퓨터의 계산 능력으로도 해독이 어려운 수학적 난제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보안 기술을 말한다. 미국 상무부 산하 NIST(국립표준기술연구소)는 현재 표준화를 진행 중이다.
아이온큐의 전략적 의미와 시장 전망
아이온큐는 이온 트랩(Trapped-Ion) 방식을 활용해 코히어런스 시간이 길고 오류율이 낮은 큐비트를 구현한다. 이번 영입은 금융·제약·물류 등 데이터 민감도가 높은 산업을 집중 공략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JPMorgan 등 대형 금융기관과의 공동 연구·PoC(개념검증)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온큐는 양자 시뮬레이션·포트폴리오 최적화·리스크 관리 솔루션을 패키지화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 시각
본 기자가 취재한 복수의 업계 전문가는 “2024년부터 마이크로소프트·IBM·구글 등 메가테크가 ‘클라우드 + 양자’ 전략을 강화하며, 스타트업에게는 차별화된 응용·서비스 역량이 필수”라고 평가했다. 피스토이아 박사의 합류는 아이온큐가 금융권 신뢰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양자-as-a-Service’ 모델을 구체화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향후 과제와 도전
다만 하드웨어 오류 정정(Quantum Error Correction), 냉각 비용, 개발자 생태계 등 상용화 장벽은 여전히 높다. SR-71 프로그램처럼 정부·산업계·학계의 장기적 협업이 병행되어야 한다. 아이온큐는 올 하반기 내로 64-Qubit 상용 시스템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기술·규제·투자 세 축의 균형이 관건이다.
남은 이슈
피스토이아 박사는 “JPMorgan을 비롯한 금융사들과 협업을 지속하고 싶다”고 밝혔으나, JPMorgan 측은 CNBC 문의에 “별도 코멘트가 없다”고 답했다. 이는 향후 라이선스·공동 특허 등 지식재산권 이해관계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용어 설명
• 양자우월성: 양자컴퓨터가 고전 컴퓨터로는 수행하기 어려운 계산을 실시간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결정적 우위.
• 큐비트(Qubit): 양자 중첩·얽힘 현상을 이용해 0과 1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는 정보 단위.
• 이온 트랩 방식: 전기·자기장을 활용해 이온을 공중에 띄운 채로 제어, 긴 코히어런스 시간을 확보하는 기술.
결론 및 전망
피스토이아 박사의 합류는 아이온큐가 금융·국방·헬스케어 등 고부가가치 산업을 겨냥해 실질적 수익 모델을 구축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향후 24개월 내 글로벌 시총 상위 은행들이 양자 전략 파트너십을 본격 발표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며, 국내 금융권도 NISQ(노이즈 얕은 양자) 시대에 대비한 PoC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