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주요 증시 동향
아시아 증시는 11일(목) 장 초반 혼조세를 보였다. 중국 증시가 미국발 인공지능(AI) 수요 기대감에 힘입어 강세를 주도한 반면, 일부 시장은 차익 실현과 미국 경제 지표 대기를 이유로 관망세가 이어졌다.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국내 정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장중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시장에 강한 모멘텀을 과시했다.
2025년 9월 11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이날 예정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위험 자산 노출을 조절했다. CPI 결과는 연방준비제도(Fed)의 9월 통화정책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전날 뉴욕증시에서는 S&P500 및 나스닥종합지수가 사흘 연속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오라클(Oracle) 주가가 수십억 달러 규모의 AI 클라우드 계약 체결 소식으로 급등하면서, 다른 AI 관련 종목으로 매수세가 확산된 것이 주요 상승 동력이었다.
미국 금리 인하 기대와 선물 시장
미국 PPI(생산자물가지수)가 시장 예상치를 하회한 뒤
“연준이 오는 17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할 명분이 강화됐다”
는 관측이 고개를 들었다. 이러한 기대감은 아시아 세션에서 거래된 미국 주가지수 선물 가격에도 반영돼, S&P500·나스닥100 선물이 소폭 상승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일본: 니케이225, 정치 공백에도 4만4천 선 돌파
니케이225지수는 장중 1% 넘게 급등하며 44,288.47포인트까지 치솟았다. 이는 이번 주에만 두 번째로 4만4,000선을 넘어선 기록이다. 주가 상승 배경에는 지난 주말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참의원 선거 참패와 당내 반발로 사퇴한 것이 있다. 차기 총리가 적극적인 재정·통화 부양책을 추진할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주가에 반영됐다.
여기에 미국·일본이 합의한 일본산 자동차 관세 인하(9월 중순 발효 예정) 소식도 수출주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일본 대형주 전반을 담는 토픽스(TOPIX)는 0.2% 상승해 주초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에 바짝 다가섰다.
중국·홍콩: AI 재료로 반등, “오라클 효과” 부각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1% 상승했고, 대형주 중심의 CSI300은 2% 가까이 급등했다. 반도체·AI 관련주가 ‘오라클 효과’에 힘입어 일제히 매수세를 기록한 것이 지수 상승 폭을 키웠다.
홍콩 항셍지수는 장 초반 1% 넘게 밀렸지만 낙폭을 대부분 만회해 -0.3%로 거래를 마감했다. 4년 만의 고점 부근에서 숨 고르기를 하는 양상이다. 기술주로 구성된 항셍 TECH 지수 역시 초기 1.3% 하락분을 모두 되돌려 보합권에 안착했다.
기타 아시아 시장
한국 KOSPI는 0.4% 상승해 2,700선 안착을 노렸다. 싱가포르 STI는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횡보장세가 이어졌다.
반면 호주 S&P/ASX200은 에너지·소재주 약세로 0.5% 하락했다. 인도 Nifty50는 개장 직후 변동 폭이 제한된 채 강보합권에서 움직였다.
경제 지표와 전망
미국 8월 PPI가 예상 밖으로 둔화되면서 물가 압력이 완화되는 추세 전환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시장은 9월 FOMC에서 ‘빅 스텝’보다 0.25%포인트 정도의 소폭 인하 시나리오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제 CPI로 이동했다. CPI 결과가 에너지·주거비 항목에서 추가 완화 조짐을 보일 경우, 연준이 긴축 정책 고삐를 조기에 늦출 수 있다는 완화적 시그널이 강해질 전망이다.
용어 해설
CSI300은 상하이 및 선전 거래소에 상장된 대형주 300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로, 중국 내 기관투자자가 선호하는 핵심 벤치마크다. 항셍 TECH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술주 30종을 추적하며, 알리바바·텐센트·바이트댄스 등 빅테크 기업의 주가 흐름을 반영하는 지수다.
PPI(Producer Price Index)는 생산 단계에서 발생한 물가 변동을 측정하며, 소비자물가(CPI)의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FOMC(Federal Open Market Committee)는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 기구로, 금리·자산매입 규모 등을 결정한다.
전문가 시각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이 ‘데이터 의존적’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더라도, 최근 연속된 물가 완화 신호가 누적되면 정책 기조 전환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진단한다. 동시에 “일본 증시 랠리는 구조적 요인(해외 투자자 비중 확대, 기업 지배구조 개선)이 결합된 결과이므로, 단기 정치 공백이 가져올 변동성은 중장기적 추세를 꺾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중국 AI·반도체주는 미국 기술주 랠리의 후행 성격이 짙어 변동성이 크다는 지적이 있다. 투자자들은 공급망 이슈와 미국의 수출 규제 리스크를 지속 점검할 필요가 있다.
요약하자면, 미국 CPI가 아시아 증시 전반의 다음 방향성을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단기적으로는 미·일, 미·중 간 정책 뉴스플로(flow)가 주가 변동성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